고민게시판에 올리려다.. 분위기가 너무 무섭길래 육아로.
임신이라는데 혼전이라 아직 아무에게도 못알리고,
결혼도 해야하는데 돈은 없고, 한국에 들어가야하는데 갈 계획도 제대로 없고..
여러 상황이 좋지 않게 흘러가니, 우울해져서 넋두리를 남겨봅니다..
저희는 결혼(양가 인사는 드렸으나 상견례는 아직)전제로 사귀고 있는 커플인데요
9월초 예정이었던 생리가 안와서 2주전에 임테기를 해보니 두줄이 뜨더군요..
둘 다 나이가 있고 내년초 결혼약속을 잡은터라 낳는데에는 문제가 없을거같습니다.
물론 혼전임신을 자랑스럽게 이야기할 상황은 아니라 아직 아무에게도 이야기를 하진 않았어요..
근데 걱정이 너무 많습니다.
돈걱정, 집걱정, 결혼준비도 이제 해야하는데..
저와 남친은 현재 베트남에 근무중인 사내커플입니다. 그리고 저는 원래 이번달에 회사를 그만둘 예정이었어요.
그리고 남친네 집이 일본에있어서 결혼하고 시댁에 가서 1년정도 공부하면서 재 취업준비하고.
남친도 이직 준비되면 일본에 신혼집차려서 살 예정이었구요.
그런데 공부도 취업도 물건너갔구나 생각하니 이제 예비아빠가 혼자 질 금전적 부담을 생각하니 너무나 미안하더라구요.
서로가 딱 천만원씩밖에 모아두지 않은 상황이라 당장 쓸 돈도 부담되구요.
하루빨리 양가인사를 드리려면 비행기타고 다들 한국에 모여야하는데
두번이상 찾아뵈야하는데 저희도 일을 해야하니 왕복 비행기값이며 휴가날짜며 잘 맞추기가 어렵습니다.
제일 서글픈건 산부인과인데요.. 피검사를 하고 싶은데 제가 있는곳에서는 1회 가는데 10~20만원의 진료비가 나와요
제 보험이 산부인과진료도 포함된거 같진 않던데..
그리고 영어/통역이 있는 곳은 지역도 달라서 택시비도 4만원정도 나오구요
남친이 같이 가면 좋겠는데 주말에도 회의가 있어서 늘 오후밖에 시간이 나지 않습니다...
회사내 통역분과 같이 가고 싶어도 회사에 밝혀지는게 싫어서 둘이서 어떻게든 진행을 하고 싶은데요..
남친은 늘 일에 쫓기다보니 절 거의 방치하게 되구요..
임테기한지 2주가 지나가는데 이런 얘기를 할만한 연락하는 친구도 없고 부모님들께도 말도 못꺼내고
(부모님.. 엄마의 반대가 심해서 아직 결혼진도가 안나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누구하나 축하해주는 것도 아니니 점점 우울해지는 기분입니다...
10월은 바쁘니 11월에 시간내서 한국에 가자, 가서 다시 인사드리고 애생겼다고 말하고 서류먼저 준비하자. 등등 이야기를 하는데도
남친은 11월에도 바빠서 시간을 낼 수 없다는 등 일 얘기만 합니다. 회사존망이 걸린 프로젝트중이니 어쩔수없기는 하지만
직장 상사와 부하라는게 이럴때 너무나 화가 나요..
그리고 정식으로 결혼허가(엄마에게) 받아내고서 임신사실을 꺼내는게 순서같다고는 하지만..
11월에 못가면 12월에 가야 임신한거 알리게되는데..
그 때까지 저는 아무에게도 도움을 요청할 수 없다는게 말도 꺼낼 수 없다는게 너무 답답할거같아요.
마음 같아서는 다음주 바로 퇴사내고 한국가서 건강보험 살리고
(해외체류 1달이상이라 현재 건강보험납부대상에서 제외중.. 살리는데 보름은 걸린다는데 한국에 들어가있어야만 할 수 있는건지..?),
그러고 나야 산부인과에도 가고 고운맘인지 뭔지 신청할거 같은데...
남친이 이런쪽으로는 너무나 무지하고 일하고 오면 쓰러져서 자기에 바빠서 거의 손놓고 있는 상태입니다.
너무나 울고싶고, 남친도 평소에는 너무나 다정하고 착하지만 이런경우에는 일을 너무 우선시하고 저는 뒷전인게 너무 서운합니다.
한국어문서에 약해서 여기에서 찾은 내용을 보여줘도 안보구요..
눈물이 자꾸만 나고 약해지는 기분입니다..
남친이 나중에 알리자는거 무시하고 예비시어머니에게라도 알릴까 고민중이에요
(집안문제가 있어서 저는 제 엄마보다는 예비시어머니를 더 의지합니다)
엽산제인지 뭔지 다들 챙겨먹는다는데 이게 영어로, 베트남어로 뭔지도 몰라서 못사먹고있고
철분제? 비타민은 언제부터 먹는지도 카페검색해서 알았고
여긴 커피랑 밀크티를 하루 두세잔씩 마시는데 그것도 먹지 말라는것도 검색으로 알았어요..
지금 적어도 4~6주는 되지 않았을까 싶은데 정확한것도 모르겠도, 이때는 뭘해야하는지 인터넷만 의지하는 상황..
누군가에게 조언을 듣고 싶은데 너무 외롭고 서글픈기분이네요..
결혼하자! 했을때는 천천히 잘 진행하고 가정을 꾸리면 행복하게,
애기는 처음에 어떤 언어를 배울까 뭐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즐거웠는데
현실이 닥쳐오니 당장 아이를 어디에서 낳을지, 한국에는 언제부터 들어가있을지. 돈은 얼마를 어떻게 써야할지
결혼은 식을 할지 서류만 낼지, 서류만 내도 한일 다 가있어야하고.. 결혼인사는 언제하고 상견례는 언제할지
병원은 언제 갈 수 있을지... 모든게 다 혼자 짊어지는거 같고 남친이 원망스럽기만 합니다..
남친도 나름의 고민이 있을 수 있겠지만.. 외롭다는 기분이 점점 심해지기만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