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미국 서부에 살고 있는 HW 엔지니어입니다.
한국에서 휴대폰쪽 엔지니어하고, 외국계 회사 생활하다가 본사로 트랜스퍼해서 이민오게 된 경우인데, 근무 시간에 대한 짧은 생각입니다.
한국에서 엔지니어할 때, 항상 일정때문에 바빠서, 늘 야근하고, 그래도 시간에 쫓기고 그랬습니다.
그러다가, 외국계 회사로 이직해서, 미국 본사 사람들이랑 일하면서, '본사애들은 왜 맨날 칼퇴근일까? 우린 이렇게 커스터머 뒤치닥거리하느라 고생인데..." 이렇게 생각하고, 본사 인원에 대한 불만도 많이 가졌었죠.
그러다가, 미국 출장와서 많이 느낀 건데, 일에 대한 효율(?) 시스템이 틀린 점이 많습니다.
예를 들면, HW 개발 쪽은 장비를 쓸 일이 많은데, 한국은 비용상 여러명이 공유해서 쓰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자기일할때, 매번 세팅을 체크하고 바꾸고, 그리고, Cable 같은거 없어지면, 찾아서 다시 세팅하고, 이렇게 한두시간 후딱갑니다.
그리고 혹은, 체크하지 못한 세팅같은게 잘못되서, 결과값이 잘못 나오면, 헤매다가 다시 하기도 하고, 여러사람이 쓰기 때문에 장비편차도 생기게 되고...
미국에서는 대부분 자기 장비가 세팅되거나, 같이 써도 소수가 공유하기 때문에, 그런 세팅하는 시간이 별로 소요되지 않습니다.
저도 같은 일을 할때, 한국에서 커스터머 사이트 가서 할때는 3~4시간 걸리던 일들이, 제 자리에 와서 하면, 1시간 정도면 끝나고, 결과값도 신뢰성이 있습니다.
그리고, 미국에서는 소위 땜질을 하는 테크니션 분들이 계십니다. 저도 땜질을 할 줄 알지만, 그분들에게 맡기는게 더 신뢰성이 있습니다.
물론 제가 하면 기다리는 시간 등을 생각하면 빨리 할 수 있기는 하겠지만, 저분들에게 맡기면, 100% 성공율로 안전하게 해주십니다.
한국에서는 하루에 9시에 출근해서, 9~10시까지 10시간 ~ 12시간 정도 회사에 있었고, 일을 했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실제 업무에 집중한 시간은 별로 안됐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여기서는 9시~10시 출근해서, 6~7시에 퇴근하지만, 일 중심으로 돌아가고, 실제 업무에 거의 온전히 쓰는 것 같습니다.
한국 회사 입장에서는 장비를 더사고, 테크니션을 고용하는 것을 추가 비용이라고 생각하겠지만, 그 비용이 효율성을 높이는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