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행이다도 그렇고 이 노래들을 듣고 있으면 이적은 일상의 언어를 가지고도 섬세한 시적 감성을 풀어내는데 장인이 되었구나를 느낄 수 있어요.
가사의 흐름을 따라가면 자꾸 가슴이 먹먹해져서 울컥하게 되네요.
특히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은 버려진 아이의 심정이 그대로 드러나서 지금도 잘 듣지 못하겠어요. 너무 가슴이 아파서... 자식이 있으니 더 감정이입이 되어서 그런가... 이적 5집 들을땐 일부러 넘겨버리기도 했어요.
(찬 바람에 길은 얼어붙고 나도 새하얗게 얼어버렸네.... 이 부분 들을때마다 가슴이 쿵 하고 내려앉아요.ㅠ.ㅠ)
참고로.. 정류장은 버스정류장에서 자신을 기다리는 어머니를 떠올리며 썼다고 하고,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은 놀이동산에서 하루동안 하고싶은 것 다 들어주고 여기 잠시만 있어 금방 갔다올게란 말을 남기고 떠난 부모님에게서 버림받은 아이의 심정을 떠올리며 썼다고 하죠.
정류장
해질 무렵 바람도 몹시 불던 날
집에 돌아오는 길 버스 창가에 앉아
불어오는 바람 어쩌지도 못한 채
난 그저 멍할 뿐이었지
난 왜 이리 바본지 어리석은지
모진 세상이란 걸 아직 모르는지
터지는 울음 입술 물어 삼키며
내려야지 일어설 때
저 멀리 가까워오는 정류장 앞에
희미하게 일렁이는
언제부터 기다렸는지 알 수도 없는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그댈 봤을 때
나는 아무 말도 못하고 그댈 안고서
그냥 눈물만 흘러 자꾸 눈물이 흘러
이대로 영원히 있을 수만 있다면
오 그대여 그대여서 고마워요
결국 난 혼자라고 누구든 그렇다고 나 혼자 해결할 수 있다고
손 잡아주던 그댈 잊어버린 채 생각하면 그댄 나와 함께였는데
고집을 부리고 다 필요 없다고 나 혼자 모든 것들을 감당하려 했었지만 나
그댈 마주쳤을 때 눈물이 흐를 때 내가 얼마나 어리석었는지 알게 되었네
낙엽이 뒹굴고 있는 정류장 앞에
희미하게 일렁이는
까치발 들고 내 얼굴 찾아 헤매는
내가 사준 옷을 또 입고 온 그댈 봤을 때
나는 아무 말도 못하고 그댈 안고서
그냥 눈물만 흘러 자꾸 눈물이 흘러
이대로 영원히 있을 수만 있다면
오 그대여 그대여서 고마워요
나밖에 몰랐었지 어리석게도 주위를 한번만 둘러보기만 했어도
모두 한 명씩 나를 떠나가고 나는 세상과 계속 멀어지고
결국 주위에 아무도 없을 때 언젠지 도 모르게 내게 다가온 그대
세월이 모든 걸 변하게 해도 그대 손을 놓지 않는다고
(라이브 가져왔어요.)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
다시 돌아올 거라고 했잖아
잠깐이면 될 거라고 했잖아
여기 서 있으라 말했었잖아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
물끄러미 선 채 해가 저물고
웅크리고 앉아 밤이 깊어도
결국 너는 나타나지 않잖아
거짓말 음 거짓말
우우 그대만을 하염없이 기다렸는데
우우 그대 말을 철석같이 믿었었는데
우우우우우 찬 바람에 길은 얼어붙고
우우우우우 나도 새하얗게 얼어버렸네
내겐 잘못이 없다고 했잖아
나는 좋은 사람이라 했잖아
상처까지 안아준다 했잖아
거짓말 거짓말 음
다시 나는 홀로 남겨진 거고
모든 추억들은 버리는 거고
역시 나는 자격이 없는 거지 거짓말 음
우우 그대만을 하염없이 기다렸는데
우우 그대 말을 철석같이 믿었었는데
우우우우우 찬 바람에 길은 얼어붙고
우우우우우 나도 새하얗게 얼어버렸네
철석같이 믿었었는데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