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잊겠냐
오늘을.
원래는 너 기일에 맞춰서
애들이랑 다 같이 찾아가보려고 했는데
다들 목구멍이 포도청이라고
그게 쉽지가 않네
그래도 다음주에 시간 맞추기로 했으니까
너무 서운해 마라.
되게 오래된거 같은데
겨우 1년밖에 안 지났다고 하니까
이상하기도 하고
익숙하지 않아서 어색하기도 하고 그렇다.
... 니 딸은 이쁘게 잘 크고 있더라.
걱정마라...
1년전에 너 장례식장 다녀와서 내가 쓴 글을 다시 읽어봤다.
그때 생각이 다시 나더라
구구절절 뭐 그리 길게도 썼던지
쓰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읽으며 그때의 감정, 그때의 생각,
그리고 그 후에 겪었던 일들,
너에 대한 추억들이 다시금 떠올랐다.
지금은 슬프지는 않다.
니가 그립고 보고싶기는 하지만
슬프지는 않다.
그래도 오늘은 술을 마셨다.
슬프지는 않지만
술 생각은 간절하더라.
니가 떠나고
난 술을 줄였다.
아니, 술이 줄었다.
같이 마실... 사람이 없어서 이기도 하고
... 그냥 그렇게 됐다.
... 뭐 아무튼.
오늘은 니가 죽고
딱 1년이 되는 날이다.
망할 14년 10월 1일로부터
어느덧 1년이 지났다.
벌써... 시간이 그렇게나 됐다.
.....................
더 쓸말은 없고...
보고싶다 인마...
요즘엔.
금기처럼 쉬쉬하던 니 이야기도
가끔 애들이랑 하기 시작했다.
그게 난 참 좋더라
이상하지?
숨기지않고 니 얘기 하는게 좋더라고
이제 죽었다는거 인정하고
그냥 그리워하는게 차라리 낫더라고.
그립다,
그리워, 참 그립다.
앞으로도 평생
넌 그리울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