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르치려 들지 마라.”
10년 남짓 SNS하면서, 저런 댓글을 몇 번 봤습니다. 그때마다 반성했습니다. 제 글이 너무 현학적이거나 권위적인 건 아닌지, ‘가르치는’ 사람이라는 걸 은연중 드러낸 건 아닌지.
어젯밤 문득, 처지를 바꿔 생각해 봤습니다. 나는 남의 글에서 그런 느낌을 받은 적이 있는지. 아무리 생각을 더듬어 봐도, 그런 생각을 품었던 기억이 없었습니다. 무엇이든 가르쳐 주는 사람에게는 늘 고마웠고, 배움은 언제나 즐거웠습니다. 갑작스러운 ‘깨달음’이 벅차게 밀려왔습니다.
“가르치려 들지 마라”는 “배우고 싶지 않다”와 완전히 같은 말입니다. 저 말은 ‘배우려 하지 않는 사람’이 자주 쓰는 말입니다. 깨달음을 얻고 나니 눈앞이 환해졌습니다. 배우려는 의지가 없으면 무식에서 벗어날 수 없고, 무식하면 말도 글도 천박할 수밖에 없습니다. 과거 저더러 “가르치려 들지 마라”고 했던 사람들의 글에서 제가 왜 천박함과 비루함을 느꼈는지, 이유가 분명해졌습니다. 그들의 글에 담긴 건 ‘배우고 싶지 않다’는 의지였습니다.
앞으로는 스스로 “배울 의지가 없다”고 고백하는 댓글에는 신경 쓰지 않을 겁니다. 글을 보면, 그 사람의 교양 수준을 알 수 있습니다. 온갖 곳, 온갖 매체에 ‘배울 콘텐츠’가 넘쳐나는 시대에, '교양 없음'의 책임은 남이 아니라 자기에게 물어야 합니다
출처 | https://www.facebook.com/wooyong.chun/posts/216174332723127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