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념을 잃고 끓는물을 쏟아내는 보일러덕에 뜨거운물 부어서 빨래하고 그 찬란한 햇볕에 말리고.
근무는 4교대로 이틀은 하루 네시간. 하루는 야근. 하루는 비번.
먹는건 정말 거지같았지만 좋은물에 좋은 햇볕에 잘 쉬고 깨끗하게 지내니 거기서 2달 생활하고 돌아오니 다들 얼굴이 뽀샤시해졌다고 하더라구요.
문제는 그 다음입니다 - -
보름인가 원대를 찍고 다시 두달을 다른 사이트로 파견나갔는데, 부대 문을 들어서며 지나가는 장병들의 얼굴을 보고는 불길함이 엄습합니다.
왜냐면, 제주도에선 제 동기를 비롯해 모든 사람들의 얼굴이 다 뽀샤시했었는데... 이 부대는 다들 얼굴이 시커멓..... 뭔가 어두워 ㄷㄷ
일단 산악부대 특성상 기압이 낮고 구름속에 있을때가 많아 습하고 햇볕도 애매모호 하죠
거기에 두 사람이 줄어들면서 근무가 주/야/비 삼교대로 바뀝니다. 한 사람 휴가라도 갈라치면 짱/비로 돌아갔죠.
노후화된 장비는 하필이면 여기서 밤마다 말썽을 부리네요.
야간근무 서는동안 졸리면 꾸벅꾸벅 조는데 장비 데이터 넘어가는 소리가 어렴풋이 삐- 하는 순간이 오면 본능적으로 깨서 튀어나가는 5분대기조 같은 생활이 반복됐죠.
제대로 쉬질 못하니 그때부터 얼굴이 따끔따끔 하더라구요.
네 여드름이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그것도 별로 짜거나 손대지도 않았는데 제법 얽어서 한달만에 얼굴이 멍게처럼 부풀어 올랐어요..
왼쪽볼은 단단해서 손만대도 제법 아프고. ㅠ
피부에 신경도 쓰지 않으면서 살다가 이때부터 여드름을 죽이려고 노력하게 됩니다.
약국에서 이여기하는 이른바 '쎈 약'은 바르기 꺼려지더라구요. 여드름이 내려앉아서 구멍생긴다는 말도 들리고.. 그래서 당시 유명하던 아ㅈ리아 같은 연고를 사서 바르기 시작했죠. 하지만 여전히 미봉책이더라구요. 완전 그때뿐이고
그래서 여기저기서 조언을 듣기 시작하고, 나름의 해결책을 연구해서 한 삼개월 후에는 정상피부로 돌아왔습니다.
방법을 몇가지 적어보자면-
1. 무조건 손은 항상 깨끗히 씻는다. - 알게모르게 손은 얼굴에 어떻게든 닿게 되는데 손은 절대적으로 항상 깨끗하게 유지해줍니다
2. 잘 수 있을때 잘 잔다. - 수면은 무조건 회복에 최고.
3. 야식은 금물 - 다음날 더 기름진 얼굴을 보고싶지 않다면야
4. 얼굴이 화끈거릴땐 무조건 찬물세안 - 심할때 얼굴에 열이 올라오는 느낌으로 화끈거리는데- 개인적으로 이게 제일 좋은 효과였던 것 같아요. 손 깨끗히 씻고 찬물로 얼굴을 세안하는데 대신 문지르진 않아요. 떠서 찬물로 살짝 누르듯이만 세안. 가능할때마다 자주 해주니 이게 제법 좋음.
5. 터뜨려 짜는건 신중하게. - 피부가 당기고 심하게 곪은건 물론 피부과 가야하겠지만 부대에 상주하는 현역병이 그런거 챙기기는 어차피 어려웠을때고, 그래서 잘 나오겠다 싶은것만 면봉으로 눌러 짜고 소독. 얼굴이 부은곳은 절대 손도 대지 않아야죠.
6. 세안은 저자극성, 대신 깨끗히 씻어낸다 - 깨끗히 씻는다고 세안제를 따로 쓰는것보다 군보급 오이비누가 더 좋았던듯.... 당시 유행하던 꽃을 든 남자 스킨샤워가 제일 나빴던 것 같아요. 트러블 더 심해지는걸 보고 안정환 꽃으로 때리고 싶었...
7. 알로에 제품 - 당시 여드름문제로 이야기하다 알로에ㅁ임을 처음 접했었네요. 클린ㅇ 클리어밖에 모를때라서 그걸 좋은걸로 알고 얼마나 ㅊ발랐는지를 보면... 그 물같은 스킨만 발랐어야 하는걸.
어쨋든 알로에 나이트케어 제품이 진정작용은 쓸만 해 보였어요
눈에 띄게 나빠진다면 정말 그 상황이 이것저것 결부돼서 매우 나쁜게 맞더라구요. 하나하나 확인하고 고쳐나가야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