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추석이다.
바닷가 작은 나무잎이 가을비를 담고 있다.
고마리꽃이 피었다.
Un Dolce Ricordo
달콤한 기억
부탁이니까, 한번만 더...
핸드폰으로 고마리꽃을 담아내기가 힘들다. 특히 바람불면.....
그래도 어제 본 고마리꽃색이 좀 달라보여 엉덩이 빼고 앉아 찍어본다.
어릴 적 아버지
손잡고 간 섬마을에선
노총각 삼촌 장가간다고
싱글벙글 잔치날이다
연분홍 얼굴 곱게 물든 새색시
사알짝 고개드니
삼촌 입은 함지박 찢어지고
밤새 흥에 겨운 갯마을에
고마리꽃 피었다
파도 소리 맑은 별빛보고
이제 멀대같이 큰 조카 둘 낳고
바다 품팔아 도시로 대학보내고
태풍맞아 집 두번 부서져도
이박삼일 고기잡이 나가 돌아오며
바람이 웬수지 바다가 무슨 죄라며
미소짓는 작은 엄마 얼굴에
고마리꽃 피었다
바닷가 짠 햇살에 타버린 얼굴
이젠 늙어버린 촌아낙 되었지만
아직 수줍음 많은 작은 어머니들
봄볕 아래 도란도란 멸치말리며
도시 나간 자식들 이야기 도란도란거리다
아이고야
작은 아버지 점심상 챙기러
부랴부랴 달려간다
아버지 고향 섬마을에 아직도
고마리꽃 피었다
고마리꽃을 볼 때 마다
꽃색이 다르다.
가시내 입술처럼
꽃 크기가 고만고만해서 고만이꽃이라고도 부르는
습지정화식물이기도 하다.
꽃색이 다양하게 나타나는데 땅의 산도 때문이라는데....
내가 보기에는 일조량과 연관이 있을 듯한데....
꽃이나
물고기나
사람이나
잘 살자고 반짝반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