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국제축구연맹(FIFA)이 창립 100주년을 기념해 제작한 'FIFA FEVER'라는 DVD에 월드컵 10대 오심논란 가운데 한국과 관련된 것이 6위부터 9위까지 무려 4건이나 포함돼 파문이 일고 있다.
대한축구협회는 이에 대해 FIFA에 공식적으로 유감을 표명하며 10건의 선정 경위를 조사키로 했다. 협회 유영철 홍보국장은 “문제의 DVD는 외주 업체에서 임의로 넣었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며 "하지만 이 DVD가 FIFA의 이름으로 제작된 만큼 FIFA측에 해명과 유감의 뜻을 전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대해 <조이뉴스24>는 당시 현장을 취재하며 전현직 심판들로부터 들었던 판정의 원칙과 당시 상황을 재현하며 오심 논란에 종지부를 찍고자 한다.
이탈리아 토마시의 골든골, ‘발과 몸통의 원칙’을 상기하라
오프사이드 판정에는 ‘발과 몸통(foot & body)’의 원칙이 적용된다. 단지 공격수의 팔이 수비수보다 앞서있다고 해서 오프사이드가 되는 것이 아니라 발과 몸통의 위치가 수비수보다 앞서있는지를 판단해야 한다.
6위에 선정된 이탈리아전 토마시의 골의 오프사이드 판정을 회상해보자. 당시 토마시는 이운재와 1대1상황을 맞았고 부심은 곧바로 오프사이드 기를 들었고 토마시의 골이 성공됐다.
당시 토마시와 유상철이 최종 수비라인에 비슷한 위치에 있었지만 토마시의 발은 분명 유상철보다 앞서있었다. 중요한 것은 토마시의 몸의 위치인데 골대를 등지고 있던 유상철에 비해 앞으로 전진하려는 토마시의 몸의 위치가 미세하지만 앞서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카메라의 각도에 따라 이를 달리 해석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분명 부심의 위치에서 볼 때 토마시는 오프사이드가 분명하다.
대각선 심판법 적용, 토티의 액션은 분명 시뮬레이션
필드에서 주심은 자기 마음대로 움직이는 게 아니다. 항시 오른쪽에 부심을 두고 대각선을 따라 움직이며 판정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를 대각선(diagnol) 심판법이라 부른다.
이 같은 심판법에 따라 7위에 선정된 토티의 시뮬레이션 액션을 살펴보자. 토티가 마치 송종국에게 걸려 넘어진 것처럼 쓰러진 위치는 한국의 페널티 지역 오른쪽이었다.
당시 모레노 주심은 대각선을 따라 이들의 오른쪽 뒷편에 위치해 있었고 모레노의 오른쪽에는 부심이 있었다.
심판계 전문가들은 토티의 행동에 대해 분명 왼발은 시뮬레이션 액션이라고 평가했다. 송종국과 충돌직후 곧바로 왼발이 걸려 넘어진 듯한 행동을 보였다는 것이다.
이후 토티의 오른발이 송종국의 발과 걸려 넘어지기는 했지만 이미 왼발의 속임동작이 있은 후였기에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대각선 심판법상 모레노 주심은 토티의 왼발에 주목할 수밖에 없다는 것도 주목해야 한다. 특히 토티가 넘어지기 전에 볼을 건드렸다는 점에서 분명 송종국의 파울이 적용될 수 없다는 것이 국제 심판들의 입장이다.
다만 왼발과 오른발의 적용이 모호한 이 상황을 어떻게 판정해야 하는 가는 문제의 소지가 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토티에게 옐로카드를 적용할 것이 아니라 그냥 인플레이 상황으로 끌고 가야했다”고 입을 모았다.
결론을 내리자면 토티의 행위는 분명 속임동작의 의도가 있었고, 토티가 볼을 건드린 이상 송종국의 파울이 적용될 수 없다는 것이다.
파울당한 김태영의 자책골(?)
‘FIFA FEVER’에는 모리엔테스의 헤딩골이 공격자 파울로 무효처리됐다며 이를 8위에 선정했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세트플레이 상황에서 오른쪽으로 올라온 볼은 모리엔테스의 머리가 아니라 김태영의 등을 맞고 골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왜 김태영은 등으로 자책골을 넣었을까. 이는 김태영 옆에서 함께 점프했던 바라하가 왼손으로 김태영의 목을 눌렀기 때문이다. 머리로 걷어내려던 김태영은 바라하의 파울로 등이 굽혀지며 자신도 모르게 등으로 슛을 하고 만 것이다.
골지역에서는 공격수와 수비수간에 어느 정도의 몸싸움은 인정된다. 하지만 손을 이용한 명백한 파울을 오심이라고 판정내린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특히 주심은 이미 김태영의 등슛이 한국 골네트를 흔들기 전에 이미 파울 판정을 내렸기 때문에 논란의 여지가 없는 명백한 공격자 파울이다.
휘슬 후 모리엔테스의 슛이 어찌 골인가?
오른쪽 측면으로 돌파하던 호아킨의 오른발 크로스가 이어지자 부심은 골아웃을 선언했고 주심의 휘슬이 울려퍼졌다. 이 순간 모리엔테스는 헤딩슛으로 한국 골문에 골을 터트린다.
바로 이장면이 9위에 올라있다. 분명 당시 부심의 판정에는 오심의 소지가 많다. 호아킨이 크로스를 올리던 위치를 따라잡지 못한 애매한 위치에서 판정했기 때문이다.
카메라를 지켜봐도 분명 호아킨의 크로스는 그라운드 안에서 이뤄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모리엔테스의 골을 인정해야 하느냐의 문제다.
부심의 깃발이 올라가자 주심은 곧바로 휘슬을 불었다. GK 이운재를 비롯 한국 수비수들은 일순간 동작을 멈추며 노플레이 상황이 됐다.
이때 모리엔테스가 헤딩골을 터트렸다면 이를 어찌 봐야 하나? 분명 부심의 오심이 있었다고는 하지만 모리엔테스의 골상황은 이미 노플레이 상황에서 이뤄진 것이기 때문에 이를 골이었다고 주장하는 것은 결코 용납돼서는 안된다.
당시 골의 주인공이었던 모리엔테스는 지난해 한국의 모 일간지와의 단독인터뷰에서 “당시 주심의 판정은 문제가 없었다”고 실토한 바 있다.
의연해지자. 월드컵 4강은 분명 우리가 이뤄낸 것이다
당시 현장에서 이 장면을 모두 지켜본 기자는 세계적인 판정음모론 제기에 당황스러웠다. 당시 한국 언론 전체가 이같은 혼란을 겪으며 우리의 주장을 당당하게 제기하지 못하고 외국에서 어떻게 반응하느냐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바로 이 점이 패착이다. 월드컵을 포함 유럽선수권 등 큰 대회에서는 매번 오심파문이 일게 마련이다. 그리고 이는 두고두고 축구팬들의 입에서 회자되는 추억의 한 편으로 사라져 간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의 목소리를 제대로 피력하지 못하고 눈치만 본 게 이번 파문의 불씨가 된 것이다.
‘FIFA FEVER’가 선정한 10건 중 8건이 유럽국가가 다른 대륙의 팀들에게 피해를 봤던 사례라는 점은 유럽 위주의 배타적인 시각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 결승전에서 ‘웸블리 골’로 불리는 잉글랜드 제프 허스트의 득점이 과연 골대 안에 들어갔는 지의 여부는 월드컵 사상 최고의 논란거리였다.
하지만 단지 유럽국가들인 잉글랜드와 독일(당시 서독)의 대결이었다는 점에서 10건 안에 포함되지 않은 것을 봐도 이번 선정은 이미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단지 FIFA의 로고를 사용하는 한 외주업체의 편향된 시각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는 없다. 2002년 월드컵은 “한일월드컵의 심판배정과 오심관련 판독처리는 역대 최고수준이었으며 이 대회에 나선 36명의 주심과 36명의 부심의 판정과 경기진행은 전반적으로 훌륭했다”는 FIFA의 공식보고서가 이를 단적으로 증명하고 있을 뿐이다.
IT는 아이뉴스24, 연예스포츠는 조이뉴스24
(Copyright ⓒ 조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원창기자
[email protected] 흐음..
그렇단 말이지...후후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