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작년 4월 '세월호 영화를 만들고 싶습니다. 도움 부탁드립니다' 라는 취지로
기억하실 지는 몰라도
그 이후로 많은 분들께서 '함께 하고 싶다'는 연락을 주셨고
저는 소중한 저희 스태프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1년 동안 유가족 분들과
사회 각계각층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영화를 제작할 수 있었습니다.
이 곳, 오늘의 유머에서 시작된 영화이니만큼
이제까지의 상황을 보고(?) 드리기 위해 글을 씁니다.
그동안 참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저희는 독립다큐멘터리 전문 배급사 '시네마달'과 배급 계약을 맺었고
음악 유통사 '미러볼뮤직'을 통해 음반을 발매한 바 있습니다.
('꽃들과 별들' - project together'
/ 벅스, 멜론 등 음원사이트에서 들으실 수 있습니다. 음원을 제작해주신 분들 모두 재능기부 해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9월 초에는 DMZ 국제다큐멘터리 영화제에 국내경쟁부분으로 초청받았으며
영화제 기간 동안 많은 분들이 영화를 관람해주셨습니다.
관객과의 대화(GV)를 통해
이 시대를 살고 있는 '가만히 있고 싶지 않은 사람들'과 소통하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그리고 오늘, <업사이드 다운>이 개봉지원작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이제 <업사이드 다운>은 배급사(시네마달)과 협의하여 개봉 시기를 조율할 예정입니다.
아직은 공동체 상영을 통해서만 관람이 가능하지만
개봉이 되면 극장에서 <업사이드 다운>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
세월호 사건을 기억하고,
이와 같은 사건이 더 이상 일어나지 않도록 우리가 잠깐 멈춰서 '생각' 해보자는 것.
이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달려온 1년 동안의 시간이
길지 않게 느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업사이드 다운>에 관한 어느 기자 분의 글을 첨부합니다.
(모바일 배려 있음 / 스크롤을 내려주세요!)
"about <업사이드 다운> / by 씨네21 기자 김소희
세월호 침몰 사고가 일어난 지 1년여가 훌쩍 지났다.
그러나 속 시원히 밝혀지거나 해결된 것은 없다.
심지어 세월호에 대한 적절한 애도의 단계조차 거치지 못했다.
<업사이드 다운>이 관객에게 제안하는 것은 애도도, 추모도 아니다.
한껏 슬퍼한 뒤 추모의 단계로 넘어가는 것을 영화는 바라지 않는다.
관객은 자식을 잃은 어머니의 슬픔을, 친구를 잃고 살아남은 학생들의 슬픔을 내 것으로 온전히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사실을 우선 인정해야 한다.
애도의 이미지가 다큐멘터리를 통해 전해질 때 그것은 일종의 감정적 해소의 의미를 지닐 수 있다. 그러나 감정적 해소는 우리의 몫이 아니다.
영화는 주요 인터뷰 대상을 네 명의 아버지로 한정한다.
여기에는 어떤 제안이 숨겨져 있는 것 같다.
우리는 적어도 세월호 사건에 대해 희생자들의 아버지가 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하고 말이다. 어머니나 친구 대신 아버지를 내세운 것이 결코 아버지의 슬픔이 덜하기 때문은 아니다.
여기에서 아버지는 슬픈 정도나 성별을 넘어선 어떤 상태다.
이는 영화가 특히 언론에 대한 비판을 시도한다는 점과 관련된다.
언론이 인간의 감정을 자극하고, 사람들의 눈물을 보도하는 동안 마땅히 처리해야 할 일을 방관하고 숨겨버린 것은 아닌가 하는 문제의식 영화 내내 도사리고 있다. 그러므로 모성이나 또래 친구 집단으로 표상된 감적적인 슬픔이나 애도의 단계와 영화는 거리를 두려고 한다.
감정으로 감정에 호소하는 대신, 이성으로 이성에 호소한다.
이것은 정말 이치에 어긋나는 일이지 않은가 하고.
‘자본의 논리가 아닌 인간의 논리에 따른 적절한 보상은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을 촉구하는 하나의 성명서다."
더 좋은 작품을 더 열심히 만들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함께 응원해주신 오늘의 유머 회원님들 모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