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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를 밤늦게 감았는데 말릴 시간이 필요해서 써보는 재테크 하는 법
부끄럽지만 제가 감히 잘한다고 얘기할 수 있는 몇 가지 중 하나가 돈 모으는 것입니다.
재테크라고 하면 흔히 주식이나 펀드로 재산을 불리는 걸 생각하는데
연봉 5000만이 일년에 천만 모으는 것보다 2000만 받고 일년에 1500만 모으는게 차라리 낫습니다.
저는 주식이나 펀드 CMA같은 건 잘 모르구요
실 생활에서 한정된 돈 안에서 내가 어떻게 효율적으로 돈과 시간을 관리하는가를 제 기준으로 생각해 봤습니다.
업적?을 몇 가지 말하자면
12살때 5000원, 10,000원씩 모아서 24만원을 현금으로 모아서 코픽마카 2세트를 사봤습니다.
대학생 때 한달 용돈 4만원을 모아서 300만원을 모아봤었고
사회초년생 때 1800만원, 그중 3달은 수습이라고 80만원 받았는데 총 7개월 일해서 500 모아봤습니다.
그리고 그 돈 모두 미국가서 탈탈 쓰고와서 2013년 2월부터 다시 모으기 시작했죠.
(한국에 왔을때 17만원 있었음 ㅠ)
지금 모은 돈을 오픈하긴 그렇지만 은행 직원분이 이정도면 거의 안쓴거라고 놀라셨었죠
1. 은행은 하나로 통일
분산된 계좌를 가지고 있으면 관리가 어렵습니다.
옛날에 저도 제 2금융권의 높은 이자에 혹해서 예금 넣어봤는데 토마토 저축은행 망하면서 바로 뻈습니다
어차피 저금리시대...이자 10만원 챙기려다 불안해하지 말고 그냥 1 금융권으로 퉁칩시다
그리고 중요한건 금리가 아니라 돈을 모으는 습관입니다.
2. 체크카드
신용카드 쓰지 마세요.
경제관념이 확실한 분이고 컨트롤 가능하면 상관없는데
저도 할부를 자꾸 긁어서 최근에 그냥 잘랐습니다.
3. 생활비 통장은 달마다 리셋
교통비, 통신비, 적금이체일은 대부분 비슷한 요일에 해 두는 게 대비하기 편합니다.
빠져나갈거 빠져나가게 두고 생활비로 쭈욱 쓰다가 남은 돈은 자유적금으로 부어서 매달 0상태를 만듭니다.
4. 예금은 두개, 적금은 세개
예금 A와 B는 6개월 단위로 들어둡니다.
돈을 모으는건 힘듭니다, 대신 다 모았다는 연락은 반갑죠. 1년은 기니까 로테이션처럼 납입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인생 어떻게 될 지 모르니 깨버렸을 때의 손해를 줄이고, 요새는 납입금액에 따른 이자가 아니라
가입한 상품 최대보장 금액에 따른 이율로 계산해서 줍니다.
적금 A는 고정적금
적금 B는 자유적금
적금 C는 고정적금+목표적금입니다.
무슨말이냐면
A는 매달 빠져나가는, 미래를 위한 저금이구요. 이건 너무 쎄게 막 100이나 80 잡지 마시고
아무리 많아도 50, 적게넣으면 10만원도 괜찮습니다.
스스로 "저축하고 있다는 뿌듯함"을 가지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B는 자유적금으로 매달 생활비 통장이 0이 되면 남은 금액을 모조리 털어넣는 적금입니다.
A의 금액을 하드하게 잡으면 인생사에 대응하기가 매우 힘들어집니다.
C는 목표 고정적금, 제 경우는 월 10만원씩 1년 120 모아서 놀러가는 데 씁니다.
돈을 모았다는 쾌감도 중요하지만 실제로 쓰지 않으면 힘이 나지 않습니다.
저처럼 일년에 120 정도는 스스로를 위해 쓰시던가, 차나 카메라나 자전거가 가지고 싶으면 그에 맞춰 붓던가.
5. 비상금과 예비금은 미리 빼둘 것
많은 분들이 간과하는 게 경조사비인데 잘못하면 훅 갈수가 있습니다.
제 경우는 아직 경조사가 많이 없어서 4달에 한번 결혼식 간다는 생각으로 연초에 15만원을 빼놨습니다.
그리고 가족 생일, 어버이날 같은 경우 능력에 맞게 5~10만원을 아예 미리 쓸 돈으로 빼두는 거죠.
그럼 그 달 빈곤하게 안살아도 되고요.
비상금은 제 경우 100만원인데 따로 통장을 개설하자니 애매해서 생활비 통장에 넣어놨습니다.
그러니까 생활비 통장의 "0" 상태는 100만원인거죠.
매달 생활비 통장을 리셋할 때 100만원 어치를 제외하고 자유적금 B에 쏟아붓는겁니다.
6. 스스로에게 숨통을
월급 외의 부수입이 들어올 때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를 정해두는 게 좋습니다.
제 경우는 공모전을 많이 하다보니까
공모전 상금의 10%~20%는 맘껏 쓰고 나머지는 저금, 으로 정해놨습니다.
그리고 그 외의 자잘한 수입
예를들어 전 동전은 모조리 저금통에 넣어놓고 무거워지면 깹니다. 이 때의 부수입은 제가 다 쓰구요
친척분이 용돈을(!!) 주시면 이것도 다 씁니다. 중고나라에 뭘 판다던가 소규모 외주가 들어온다던가
저축은 미래를 위해서 모으는 것이라 장거리 마라톤이기 때문에
간간히 숨통을 틔우지 않으면 씨바 내가 뭣땜에 돈버는겨 우와앙 하고 폭주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위에 정기적금을 적게 넣으라고 한 것이구요.
그리고 솔직히 언제 죽을지 알 수 없는 세상이기 때문에...몇 가지 원칙만 어기지 않는다면
자기 자신에게 기특하다 이쁘다 되뇌이면서 상을 많이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여러가지 원칙들이 있지만 사실 중요한 건 스스로 지키려는 마음입니다.
전 작년에 제 날짜에 월급이 들어온 적이 한번도 없었고
약 3달어치를 밀려서 퇴사했구요. 지금도 프리랜서를 하고 있는데 수입이 들쭉날쭉하죠
월급이 밀리면서도 정기적금은 빼먹어 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 이유는 첫째 비상금이 있었기 가능했고
비상금으로 버티면서 현 상황을 타개할 방법을 생각할 시간이 있었습니다.
제 경우엔 그게 공모전 참가였지만 비전없는 회사 퇴사도 방법이고 투잡도 방법이죠.
다만 당장 낼 카드값이 필요해 친구들에게 꾸거나 대출을 고민하고 울면서 알바하는 것보다
다음달의 위기를 위해 이번달에 고민하고 행동에 옮긴다는 시간적 여유가 스트레스를 덜 줍니다.
둘째로 적금을 아예 쓰는 돈 범위 안에 넣어버리세요
정기적금은 찾기 전까지 없는 돈입니다. 만약 내가 생활비 50 적금 50을 꾸린다면
나 한달에 100만원 써. 라고 얘기하고, 그렇게 생각해야 합니다.
과소비 하는거 아니냐고 들을 수도 있지만 통장 내역 밝힐 의무가 있는 것도 아니고
찰나의 핀잔보단 나중의 뿌듯함이 더 오래갑니다.
셋째로 1년의 목표액수, 3년의 목표액수, 5년의 목표액수를 정하는 게 중요합니다.
왜 5년까지밖에 없냐면...ㅎㅎ 20대 후반은 결혼이라는 이벤트 때문에 한바탕 털 필요가 있어서요.
그 이후의 돈계획은 배우자분과 함께 하시면 되겠구요.
이 정도 페이스면 연말에 목표금액을 채우겠다/못채우겠다는 보통 8월이나 9월에 잡힙니다.
위에 정기적금을 적게 넣으라고 말씀드렸기 때문에 정기적금만으로는 절대 목표금액을 넣을 수가 없구요
처음에는 내가 얼마나 모을지 몰라서 목표를 어떻게 잡아야 할지 모르는데
모든 목표는 80%로 잡는겁니다. 처음부터 100% 잡았다가 실패하면 다신 하기 싫어지니까요.
다시한 번 말하지만 이건 정말 자기 재량이고
일년에 500만을 모으기로 했는데 600만 모았다면 잘하신 겁니다.
옆집 순돌이가 연봉 5000받아서 연 3000만 모았다더라 이런건 내가 걔 삶을 살아주는 것도 아니고
부럽다 써글놈 술이나 사라 흥 이러고 튕겨준 채 스스로에게 칭찬하는 것만 집중하시면 됩니다
저는 저축할 때 목표금액을 채우는 게 너무 기분좋아서
적은 목표액 채우는 것부터 시작했습니다.
천원짜리 용돈이면 열번만 참으면 만원이 되고
그럼 그 중에 5000원만 쓰기로 스스로 약속하고 나머지 오천원은 저금합니다.
그럼 2만원 만들기는 더 쉽고 10만원 만들기는 더 쉽습니다
중요한 건 적절한 보상과 뿌듯함을 유지하는 마음이예요.
쓰다보니 뭘 이렇게 길고 오래 쓰고 있었는지 모르겠는데
가끔 어떻게 모으냐는 질문을 받아서 정리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