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아시다시피 오승환이 메이저리그에서 아주 잘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투구이닝이 너무 많아서 혹사의 기미가 보입니다. 한번 살펴보죠.
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즈가 50경기를 마친 현재 오승환은 지금까지 총 26.2이닝을 던졌습니다.
팀의 50경기중 25경기에 나왔으니 두경기당 한번꼴로 나왔네요. 아무리 중간계투라도 이건 너무 자주 나오는 것 같네요.
이런 페이스면 아래 표에서 보듯 시즌 총 162경기를 마칠때면 무려 84.2이닝을 던진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Projected)
아래 표에서 보듯 오승환의 25경기 출전은 메이저리그 불펜투수들 전체중 공동 2위에 해당하는 잦은 출전 경기수이고
오승환이 던진 26.2이닝도 롱릴리프 투수들을 제외하면 전체 10위안에 들 정도의 많은 이닝수에 해당합니다.
오승환이 그만큼 자주 나와서 많은 이닝을 던졌다는 얘기죠. 이처럼 자주 나와서 많은 이닝을 던지는 건 투수에게 가장 가혹한 조건입니다.
아래는 오승환의 과거 한국 일본에서의 기록입니다. 가운데 <이닝> 컬럼을 보세요.
프로 데뷔한 2005 2006년 삼성시절을 제외하면 그 후 9시즌동안 70이닝을 넘게 던진 적이 한번도 없습니다. 대부분 50 이닝대 혹은 그 이하를 던졌고 일본에서는 60 이닝대를 던졌죠.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즈에서 올시즌 84이닝을 던지는 현재의 페이스는 2005년 프로데뷔 첫해 이후 가장 많은 이닝을 던지게 되는 상황입니다. 나이는 더 먹었는데 더 많은 이닝을 던져야 한다면 그 결과는 부상 혹은 구속 구위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NL 중부의 터줏대감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즈는 올해 전력이 예년보다 못한데다 같은 지구의 시카고 컵스와 피츠버그 파이어리츠가 막강한 전력으로 이미 저만치 앞서나가고 있기때문에 올시즌 내내 와일드카드를 바라보면서 힘겨운 시즌을 치러야하는 상황입니다. 남은 112경기에서도 오승환이 자주 기용되어 계속 혹사될 가능성이 높은 거죠.
메이저리그 진출후 얼마안가서 부상으로 수술대에 오른 류현진 다르비슈 등 많은 투수들의 경우에서 보듯 메이저리그는 한국이나 일본 리그에 비해 투수에게 매우 가혹하고 투수들을 사정없이 혹사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감독이 향후 몇년을 길게 바라보지 않고 오직 현재 시즌만 보면서 투수진을 운영하는 패턴이죠. 오승환 선수도 올시즌 이렇게 미래는 없다는 식으로 팀으로부터 혹사당하다가 8, 9월 구위 하락으로 난타당하거나 시즌 후 부상으로 수술대에 오르게 되지 않을까 우려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