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과(Fanfiction)-소설(小雪)
평소와 다를거 없는 여느때와 마찬가지의 일상이다. 어떤이는 이런 잔잔한 일상을
무의미하다며 지루해 하겠지만 나는 이런 무의미한.. 아니 의미가 없는건 아니니까,
무료한 일상을 좋아한다.
뭐.. 사토시는 이런 날보고 "호타로는 에너지 절약 주의니까~" 라고 말하겠지,
한가지 다소 스릴 넘치는 점은 치탄다가 갑자기 어떠한것에 호기심이 생기지 않을까 싶은점이다
이러한 무료한 일상은 소설(小雪)의 물가와 같아서 잔잔해 보이지만 언제 깨질지 모르는 살얼음판이다.
치탄다는 살얼음만 보면 돌을 던져 깨고 싶은 동네 개구쟁이 어린이와 같이
내 평화로운 일상에 일부러 작은 파문을 일으키는게 아닌가 싶지만
남이 싫어하는 일을 하는것을 굉장히 싫어하기 때문에 일부러 그러는건 아닌것 같다.
말하자면 천연적으로 날 귀찮게 하는거다.
그렇게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책을 읽고 있는 치탄다를 무심코 빤히 쳐다보니
치탄다도 시선을 느꼈는지 내 쪽으로 고개를 돌린다.
"오레키씨, 무슨일이신가요? "
아차, 괜시리 녀석을 신경쓰이게 한 것 같다.
"딱히 별로 .."
내가 다시 고개를 내가 읽던 책으로 돌리자 치탄다는 살짝 웃으며 말한다.
"오레키씨, 가끔씩 보면 실없으신거 같아요"
"그런가..? 실없는 남자라서 미안하네"
"아니요. 오레키씨가 실없어서 싫다는게 아니라, 사람을 보고 뭔가 하고 싶은
말이 떠올라도 자신이 그 말을 하면 뭔가 귀찮아 질거 같아서 속으로만 생각는게 아닌가
싶네요. 오레키씨의 그 추리능력도 질문하기가 귀찮아서 혼자 넘겨 짚다보니 그런게 아닐까요?"
"아아... 그럴수도 있겠군"
"이것 보세요 말이 길어 질거 같으니 그냥 넘어가려고 하시잖아요."
"그건 그냥 실없어서 그래, 다음부터 실없으면 바늘이라도 준비할게 "
"지금.. 말장난 하신건가요??"
"묻지마"
"지금.. 귀찮아 하신건가요??"
"...."
그냥 다시 내가 읽던 책으로 시선을 떨어뜨렸다.
치탄다가 이리저리 내게 치근거렸지만 이내 다시 자신의 자리에 앉아 책을 읽는다.
음... 치탄다의 말도 일리가 있는것 같다. 상대방에게 궁금한게 생기더라도
첫번째 아는사람일 경우에도, 말을건다 그다음 질문을 한다 답을 듣는다 이 루트대로
흘러가질 않고
말을 건다 그다음 질문을 한다, 답을 듣는다, 다른이야기로 이야기가 세어나간다, 대화가 길어진다.
두번째 모르는사람 일 경우에는 일단 말을 거는거 자체부터 많은 에너지가 소비된다. 이내 포기한다.
두가지 경우 모두 나에겐 매우 귀찮기 때문에 애초에 의문이 생겨도 질문 할 생각을 단념해버리는 것 아닌가 싶다.
"그런데요 오레키씨, 생각해보면, 혼자서 이래저래 고민하는것 보다 질문하는게 에너지를 덜 소비하지 않을까요?
아니면 사실 그렇지 않더라도 오레키씨의 추리에 제가 많은 도움을 받긴 했지만 오레키씨의 추리가 항상
옳은것이 아닐수도 있잖아요. 오레키씨의 추리가 틀렸지만 오레키씨는 그것을 맞다고 혼자서 미뤄 짐작하고
틀린사실을 진실로 받아들이고 혼자서 자기 자신내에서 사건을 해결해 버릴수도 있는거 아닌가요?."
이 녀석.. 오늘따라 말이 많은데다가 날카롭다. 싸한 겨울 바람이 내 마음에 꽂히는거 같다.
"에취.... "
아 나도 모르게 재채기가 나왔다. 차가운 겨울 바람은 내 마음 속으로 생각 되어졌던게 아닌가?
"아..? 난방시설이 고장 났나봐요? 아까부터 좀 추웠었는데..."
"아아.. 그랬던건가"
난방시설이 고장나서 추웠던 것이지 절대 내맘이 찔렸던 것은 아닐것이다.
"이거, 어떻게 해야하죠? "
"아무래도, 수위를 불러야 하지 않을까"
"수위실이 어디죠?"
수위실이라..수위실... 생각해보자 수위실이 어딨었는지..음.. 아!...1층 중앙 현관 옆.. 고전부실로 쓰고 있는
지학 준비실과 좀 많이 멀다.
"모..몰라"
"헤에.. 그럼 같이 찾아봐요 오레키씨!"
치탄다가 활기차게 아이컨택을 시도한다.
"오레키씨, 저! 수위실이 어딨는지 신경쓰여요"
낭패다.
"아아.. 기억났어, 1층 중앙현관 바로 옆에 있어 갔다와 "
이윽고 계속 시도하던 아이컨택이 성공하자 치탄다는 방긋 웃으며 말한다.
"추운날 여자아이를 혼자 보내실건가요? "
어디서부터 잘못된걸까.. 치탄다의 미소를 본것을 마지막으로 나는 찬바람을 쐬며 1층 현관으로 내려가고 있었다.
치탄다 녀석... 뭐가 그리 좋은지 추운데도 불구하고 싱글 벙글이다. 이정도 추위로는 아무렇지 않다는건가
"추워.."
"그렇죠! 오레키씨 겨울이니 그렇겠죠"
"이 추위에 대한 근본적인 이유를 물어본게 아니야"
"그런가요? 후훗"
이런 무의미하고 쓰잘데기 없는 대화에도 치탄다는 그저 소박하게 미소 짓는다.
그나저나 춥다. 오늘 아침 방심하고 옷을 두껍게 입지 않은것이 패착인것 같다. 그렇게 몸을 웅크리며
옆에 나란히 걷고 있는 치탄다를 보니 그다지 추워하는게 느껴지지 않는다... 내가 추위를 심하게 타는건가라는
의문이 생겼지만, 1층 현관으로 내려가면서 다른 교실 안의 모습을 보니 다들 추위에 몸을 떨고 있었다.
그래.. 내가 이상한게 아니야, 치탄다가 이상한거지.. 그렇게 1층 현관에 도착했을때
"아앗! "
외마디 놀람의 소리가 들린다.
"오레키씨, 이것 보세요 "
난 무슨 일인가 해서 수위실을 들여다보니 작은 팻말이 달려있었다.
'순찰중'
수위실 내부에는 전기히터만 홀로 작동하고 있었다.
이런.. 곤란하다. 한번의 발걸음으로 일을 해결 할 수 없을거 같다는 느낌이 마구 들기 시작했다.
"오레키씨, 어쩌죠? 지금 수위 아저씨께서 안계신거 같은데요"
생각해라,생각해라,생각해라, 어떻게 하면 이 추위에 떨지 않고 일을 끝낼 수 있을지
"음..조금 기다리는게 어떨까?"
"이 추위에요?"
"치탄다, 현재 시각이 어떻게 되지?"
"대략 4시 30분 쯤이요"
"상식적으로 생각해서 그 시간대 순찰을 돌지 않아, 순찰을 돈다면 늦은 저녁때나 돌지
그렇다면, 수위가 자리를 비운이유는 학교 시설물에 문제가 생겼거나,다른 일이 있어서
도움을 요청 받았기 때문이지 순찰중이라는 팻말은 단순히 현재 자리를 비웠다는 의미라고 생각 할 수 있어
학교 전체를 도는 순찰이 아니라면 머지않아 곧 돌아올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해"
그리고 내 예상은 완벽하게 빗나갔다. 추위 속에서 꽤나 몸 좀 떨었다고 생각했는데 수위는 보일 생각을 않는다.
치탄다도 웃고는 있지만 몸을 떠는게 추워 보인다. 물론 나도 한계점에 도달했다고 생각한다.
"치탄다, 이만 돌아가자 부실도 난방은 안나오지만 여기보단 나을거야 "
"네, 저도 좀 춥다고 생각한 참이에요"
치탄다는 얼은 표정으로도 미소를 지으면 말했다. 뭐가 그리 좋은건지..
그렇게 치탄다와 다시 부실로 올라갔다. 가는 도중 화단 벤치가 보이는 창문을 쳐다보니
한 남학생과 여학생이 서로 웃으며 알콩달콩하고 있었다. 이 추운날 대체 밖에서 뭐하는건지
남학생이 여학생에게 작은 선물을 건네주었다. 여자는 그걸 환하게 받고, 남자에게 몇번
사랑의 신호를 보내더니 소중하게 자신의 가방에 집어 넣었다. 지금 확인 안하는것에 대해선
의문이 들지만, 뭐.. 그거야 개인적인 성격이니 신경쓸 일 아니다.
"둘이 정말 좋아보여요"
내가 보고 있는걸 옆에서 봤는지 치탄다가 한 마디 한다.
"별로..쌍으로 추위에 떨고 있는 모습으로 밖에 안보이는데"
내 무심한 발언에 치탄다는 약간 토라진듯한 표정으로 입을 삐죽대면 말했다.
"오레키씨는 사람이 너무 로맨틱함이 없어요"
"로맨틱도 사람이 다 따뜻해야 하는거야 내가 얼어 죽겠는데 로맨틱은 무슨 얼어죽을..
내가 얼어죽는것보다 로맨틱이 얼어죽는게 낫잖아"
"아니에요. 사랑만 있다면 이정도 추위는 아무것도 아니라구요! "
세상에.. 연애소설 이외에 현실에서 저런 대사를 입에 담는 사람이 있다니.. 경악을 금치 못했다.
내가 살짝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슬쩍 쳐다보고, 다시 무심한듯 걸어서 부실로 향하니 치탄다는
따라 붙으면서 계속 뭐라고 말한다.
"오레키씨, 오레키씨는 누굴 진심으로 마음에 두신적 없나요? 누군가를 진심으로 생각하게 된다면
이정도 추위는 아무것도 아니라구요. 아무리 추워도 같이 있고 싶어서 벌벌 떨면서도 쫄쫄 따라다니고
싶어지고 그런적 없냐구요! 어떻게.. 사람으로써 그렇게 무심한 발언을.. 오레키씨, 혹시 그 추리능력은
따뜻한 마음과 바꾼건가요 저, 오레키씨의 그 따뜻하지 못한 마음이 신경쓰여요!"
치탄다 혼자 제멋대로 뭐라고 말한다. 뭐가 그렇게 불만인지..
"추위에 떨어도 신경쓰이는 사람이랑 있으면 마냥 좋은데"
그 대사를 동시에 내가 우두커니 멈춰서서 치탄다를 쳐다봤다.
그녀의 얼굴을 추워서 그런지 화가나서 그런건지 아니면 다른 이유인지 살짝 상기 되어있었다.
"저..그게.. 제가 딱히 오레키씨가 싫다는게 아니고 그러니까.. 어.."
"이유 없이 이 추운날 3층에서 1층으로 같이 가줄 정도로 난 상냥한 사람이 아니야 "
내가 생각해도 정말 민망한 대사 였다. 난 도대체 무슨생각으로 그런 말을 한거지..
고등학교에 입한 이후로, 아니아니 치탄다를 만난 이후로 뭔가 내 에너지 절약주의에 심각한 문제가 생겨나고 잇는것 같다.
왠지 모르게 치탄다 신경쓰이는 일을 난 어쩔도리 없이 도와주고 있었고, 거절 할 수도 있는일을 거절치 못하는것 같다.
왜 그런걸까, 치탄다의 입버릇 처럼, 치탄다가 신경쓰이는 걸까
부실로 돌아와서 다시 읽던 책을 잡았지만, 책이 도저히 읽히지가 않는다.
치탄다도 아까의 대화가 계속 신경쓰이는지 뭔가 모를 얼굴로 책을 들여다 보곤 있지만
아까부터 한페이지가 넘어가질 않는것 같다.
그렇게 어느정도의 시간이 흘렀을까, 절대 난방 문제 때문에 차가운 공기를 깨고 치탄다가 말을 걸어왔다.
"오레키씨, 다시한번 수위실에 가봐야하지 않을까요?"
"어.. 그래 가봐야지 "
그렇게 뭔가 어색 미묘한 상태로 다시 부실을 나와 1층현관으로 향했다.
잠시 나가는거니까 부실 문 정도는 안 잠궈도 되겠지..
다시 한번더 수위실을 찾아갔지만 여전히 순찰중이라는 야속한 팻말은 붙어있는 상태였다.
"음.. 오레키씨, 어떻게 된걸까요 아직까지 안계신건가요 아니면 다시 어디론가 가신걸까요"
수위실 내부를 살짝 둘러 보았다. 아까 까지 켜져있던 전기 히터는 꺼져 있었다.
"다시 나간게 아닐까 싶어, 아까는 전기 히터가 켜져 있었는데 지금은 꺼져있어"
"무슨일 일까요. 평소에 이시간대에는 느긋하게 신문을 보셨었는데 오늘 따라 바쁘시네요 "
"오늘은 날이 아닌가봐, 내일 물어보자 일단 부실로 올라가자 "
"네~! "
그렇게 다시 둘이 고전부 부실로 쓰고 있는 3층 지학준비실로 올라갔다. 오늘 이 계단만
몇번 오르락 내리락 하는지 모르겠다. 이렇게 추운데 말이다.
아까 추위에 서로를 보듬어 주는 겨울새 처럼 꼭 붙어서 알콜 달콩하던 커플이 있던 그 창문을 지나가던 때 였다.
"어.. 여자쪽이 바뀌었어"
"네? 무슨말이에요?"
치탄다가 급 호기심을 가지면 창틀 쪽으로 다가왔다.
아까랑 똑같은 상황이었다. 하지만 남자쪽은 그대로인데 여자쪽이 다른사람이었다.
"저 녀석 누군지 모르겠지만 바람을 피우는건가.."
"어쩜.. 너무 해요 여자가 불쌍해요"
겨울새중 암컷이 만든 둥지에 이쪽 저쪽 다니면서 바람피는 새가 있다고 들었는데, 그런 부류의 녀석인듯 하다.
남학생은 아까때와 마찬가지로 선물을 여자에게 건네 준다. 여학생는 아까 그녀와 마찬가지로 밝게 웃었다.
아까와 다른 상황이라면 여자가 바로 선물을 풀어보는 것 이었다. 선물은 책이었다. 남자녀석 생각보다 로맨틱하네..
그런데 참 웃긴 상황이 발생한거 같다.
선물을 풀어보고 책인 것을 확인한 여학생은 이리저리 둘어보다가
뭔가 이상했는지 얼굴이 붉어지더니, 남학생에게 뭐라고 따지더니 뺨을 쎄게 때렸다.
겨울이라 얼굴이 얼어서 굉장히 아플텐데.... 내 뺨이 다 얼얼 한거 같다.
옆에 치탄다를 돌아보니 영문은 모르지만 굉장히 당황한 표정으로 쳐다 보고 있었다.
"오레키씨, 어쩌죠? 어쩌죠? 저희가 가서 말려야 하는거 아닌가요?"
"자고로, 치정싸움은 3자가 개입하는게 아니야 부실로 돌아가자 춥다"
자신의 일도 아닌데 우왕좌왕하는 치탄다를 끌고 다시 부실로 왔다.
부실 문을 열었..다? 가 아니었다. 다시 한번 힘을줘서 부실 문을 열려고 해봤지만
열리지 않았다. 잠겨있는것 같았다.
"오레키씨, 부실 문을 잠그셨나요?"
"아니, 빨리 올거 같아서 잠그지 않았어"
"짧은 시간이라도 도난 사건이 발생 할 수 있으니 부실문은 항상 잠그는게 좋아요"
"네, 죄송합니다...가 아니라 난 부실 문을 잠그지 않았는데 부실문이 잠겨있어"
"오레키씨가 무심결에 잠그신게 아닌가요? "
"아니, 단언컨데 잠그지 않았어 잠그지 않아야 겠다고 한번 생각까지 했다고"
"그럼 어떻게 된거죠?!"
"일단 내게 열쇠가 있으니 문을 열고 들어가 보자"
외투 안주머니의 열쇠를 꺼내어 문을 열었다. 부실 문을 열자마자 봄바람이 느껴졌다.
아아.. 도원향의 창문을 열은 선비의 기분이구나... 따뜻한 봄바람...이 부실에서 느껴질리가 없잖아
어떻게 된거지, 부실은 따뜻했다.
"아앗, 오레키씨 어떻게 된거죠 난방 시설이 고쳐져 있어요"
"음.. 그거 참 운이 좋다고 해야할지 나쁘다고 해야할지, 두번이나 수위실에 내려갔지만
수위는 만나지 못했다. 하지만 우리의 목적은 달성했군.."
"어떻게 된걸까요? 어떻게 된걸까요???! "
불안하다.. 매우 불안하다.. 왠지 치탄다 녀석 신경쓰여 하는거 같아..
"뭐 어떻게 되었고는 중요한게 아니야 우리의 목적을 이루었으니 이제 집에 돌아가
따뜻한 코타츠에서 따뜻한 차에 따뜻한 로맨스 소설을 보면 되는거야 "
그렇게 무작정 가방을 챙겨서 밖으로 나가는 나를 치탄다는 후다닥 준비를 하고 따라왔다.
"오레키씨, 궁금하지 않으세요? 어떻게 된일인지 "
"별로, 결과만 좋으면 과정은 내가 몰라도 된다고 생각해"
"아니에요 어떻게 해서 그런 결과가 나왔는지도 중요해요 "
치탄다가 내앞을 가로막고 섰다. 그리고 내 양손을 잡으려고 했지만
따뜻한 외투 주머니 속에 꽁꽁 숨겨둔 내 손을 잡으려는건 무리였다. 후후.. 오늘은 안넘어 갈거라고,
그런데 치탄다가 갑자기 내 멱살을 잡더니, 아니 정확히 멱살은 잡은건 아니었다.
내 가슴팍의 외투를 웅켜 잡더니 겨울철 북극성보다 반짝이는 눈으로 말했다.
"저 어떻게 된 일인지 신경쓰여요!"
이렇게까지 되었으면 더 이상 내가 아무리 거부하려해도 오히려 그쪽이 더 에너지 소비가 크다.
생각해볼까.. 해가 저물어가니 더욱 추워졌다. 바람도 부는것 같다. 빨리 생각하지 않으면
이 추위에 벌벌 떨어야 할 것 같으니까 말이다.
"알겠어, 생각해볼께 일단 걷자"
혼자 생각할때는 치탄다도 날 별로 건들이지 않는거 같다.
조용히 내옆에서 발걸음을 맞춰 걷는 모습을 보니, 호기심 많은 어린아이 같다.
일단 우리는 두번 수위실에 내려갔다. 그리고 두번다 수위의 모습은 볼 수 없었고,
두번째 우리가 올라왔을때 문이 잠겨있었다. 그리고 난방시설은 고쳐졌다.
음...난방기기가 작동되지 않다가 작동이 되었다.
"음.. 치탄다 우리가 난방기기를 맘대로 작동 할 수 있어?"
"오레키씨가 뭘 말하는건지 모르겠는데, 일단 저희가 온도나 이런건 조정 할 수 없고요
난방 기기를 켰다 컸다 정도 만 할 수 있어요 중앙 제어 시스템이거든요."
"그래? 그럼 의문은 다 풀렸네"
"앗! 벌써 해답을 찾으신건가요? 오레키씨"
"치탄다 난방시설은 중앙 제어 시스템이라고 했지?"
"네"
"우리가 첫번째로 내려갈때 기억나? "
"네? 전 오레키씨가 벌벌 떨고 있던거 밖에 기억 안나는데요?"
"나만 보고 있었던건가?"
"우..아니..그게.. 아니고요."
그냥 살짝 장난친건데 치탄다가 크게 당황한다.
"뭐.. 그게 중요한건 아니고, 그때 1층현관으로 내려가면서 다른 교실을 슬쩍 봤을때
그 교실안에 있던 사람들도 추워하고 있었어, 우리야 복도에서 걸어가고 있었으니까 추운건
당연하지만 그사람들은 교실안에 있었는데 추워하는건 이상하잖아? "
"그렇군요!"
"그리고 우리가 두번 다 내려갈때마다 수위는 수위실에 없었어, 그건 다른 부실이나 교실에도
문제가 있었다는거지 꽤나 많은 교실에서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것을 알 수 있어"
나는 한번 더 숨을 고르며 이야기를 이어 나갔다.
"그리고 우리 문이 잠겨있었던건 수위가 다른 교실을 전체적으로 확인하면서 우리 교실을 확인하고
마스터 키로 잠근게 아닐까 싶어 그리고 많은 교실 및 부실의 난방시설에 문제가 생긴거니 그 각각의
부실에서 문제가 다 있는것보다 중앙 제어 시스템에 문제가 생겼다는 것이 더 타당하겠지, 그리고
마지막으로 중앙 제어 시스템에 문제를 해결 하니 난방 시설을 켜놓고 있었던 우리 부실은 난방시설이
작동했겠고 우리가 문을 열었을때 따뜻함을 느낄 수 있었겠지"
"아..."
"이상이야 "
"대단해요! 오레키씨 정말 대단해요. 이상한점을 찾을 수 없어요 "
"뭐.. 그렇게 대단한것도 아니야 추켜 세우지마"
"아니에요 오레키씨 역시 오레키씨에요"
여느 때와 다름 없는 평범한 일상이다. 치탄다가 신경 쓰여 하고 내가 그것에 대한
타당한 결론을 내어주는것, 그래 이게 일상이다. 마냥 무료한 삶이 지속되는것 보다.
이게 잔잔한 일상이 아닐까?
"그렇다면 오레키씨 저희가 복도에서 본 그 커플은 왜 싸운걸 까요?"
"남자가 뺨을 세게 맞은거 말하는 건가?"
"네 그 커플 말이에요. 아무래도 남자가 바람을 피는것을 들켰다는게 타당한거 같은데.."
"아마, 여자가 남자가 바람을 피는것을 직접 목격한것은 아닐거야 처음에는 여자도 굉장히 좋아햇으니까"
"그렇다면 어떻게 된걸까요?"
"그건 생각 할 것도 없는 문제지 간단하잖아 "
치탄다는 말없이 의문의 눈빛으로 나를 밑에서 쳐다 봤다.
"아마 여자에게 준 선물이 문제였을꺼야, 책을 선물 해줬는데 책을 선물 해줄때 보통
사랑하는~~에게 등등 오글거리는 문구를 적는 경우가 많잖아, 책중에는 앞페이지에
그런 문구를 적는 줄이 따로 있는 경우도 있던데.. 그 문구에 자기 이름이 아닌
다른 사람의 이름이 있었던게 아닐까 ? "
나는 그렇게 말을 마치면 어깨를 으쓱했다.
"오레키씨 보면 볼 수록 신기해요"
"평범한 추리라고, 그다지 대단할것도 신기할것도 없어"
"아니요. 그렇게 넘겨짚는것, 추리 같은건 잘하면서 사람 마음은 왜 모를까요?"
"응 무슨말이야?"
"아무 것도 아니에요~! "
치탄다는 별안간 부끄러워 하더니 저 앞 발치 까지 뛰어가더니 내게 말했다.
"제 행동을 곰곰히 생각해 보시면 알거에요 ~! "
그러곤 환하게 웃었다.
하늘에선 하얀 눈이 내려와 치탄다의 검은 머릿결에 살포시 앉았다.
올 겨울 첫눈이다.
'올 겨울 첫눈이 올때 같이 있는 사람이 치탄다 인가.."
그다지 나쁘지 않은 기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