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조선>
하늘에서 오만한 태양이 땅을 굽어보며 활활 타오르고 있다.
언제부터였는지 모를 정도로 지독히 오래된 가뭄에 모두 만성적으로 지쳐있다.
사람들은 바싹 마른 입술을 푸석해진 혀로 적셔가며 작열하는 태양을 피하고자 그늘을 찾아 헤맨다.
운 좋게도 커다란 나무의 그늘 밑으로 피한 사람들은 '나무가 자라면 그늘이 더 넓어지겠지.' 하는 막연한 기대감에 자신들의 소중한 물을 나무에 열심히 바친다.
하지만 나뭇가지는 더 자라지 않고 뿌리만 더 깊게 내린다.
커다란 나무 몇 그루를 제외한 자잘한 나무들은 가뭄에 다 말라죽어 그늘은 턱없이 부족하다.
그런데도 그늘을 찾는 '노력'이 부족해 태양에 무방비로 노출된 사람들은 점점 말라죽어가며 태양을 증오하는 대신 그늘 속의 사람들을 부러움과 증오를 담은 눈으로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