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라에몽에게 도라야키가 있고 짱구에게 초코비가 있듯 전 티라미수를 사... 사... 좋아합니다. 하지만 최고급 스테끼나 꼬막 정식이 1년 2회 미만으로 먹어야 맛이 좋은 것처럼 자주 사먹진 않습니다.
암튼 늘 티라미수와의 적정거리를 유지하고 있던 제게 어느 날 티라미수를 먹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날이 찾아왔습니다. 때는 이주일전, 1박2일용인 줄 알았던 싸움이 2박3일의 장기전이 되어버렸기 때문이죠.
지친 제게 한 개비의 담배마냥 티라미수 흡입을 권하는 남편의 권유에 마지못해 집 근처 카풰베네에 갔습니다. 어허. 티라미수가 없네요. 다음은 가격은 파리요 맛은 그와 반비례로 유명한 파뤼바게뜨. 여기에도 티라미수가 없습니다. 마지막, 베이킹 교실 겸 카페 겸 커플들의 은신처인 빵집. 혹시나가 역시나입니다. 오늘 티라미수를 판매하지 않기로 짰나봅니다. 커플들은 또 겁나 많음.
길어진 싸움의 여파와 드래곤볼 찾기보다 더 힘든 티라미수에 짜증 지수 만렙을 찍은 저를 보던 남편, 한마디 합니다.
"내가 만들어줄게."
크림치즈, 카스테라, 커피믹스, 생크림, 코코아파우더로 일주일분 티라미수를 완성했습니다. 반찬을 만들어도 담을 통이 없지만 햄볶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