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은 헐리웃 영화에서 다양한 의미를 갖는다.
'토탈리콜'에서는 기억이 곧 나 자신, 자아의 핵심이다.
기억이 바뀌면 인격이 달라지고 내 삶의 방향과 성격이 완전히 달라진다.
'첫 키스만 50번째'와 '이터널 선샤인'에서는 진정한 사랑은 그 기억의 단절조차 넘어선다고 말한다.
아무리 기억이 지워지고 또 지워져도 사랑은 절대로 지워지지 않는다.
'6번째 날'에서는 같은 기억과 같은 유전자를 가지고 있으면 그게 곧 나라고 주장한다.
같은 기억을 가진 존재가 계속해서 살아있다면 곧 내가 영원히 사는것과 마찬가지다.
'오블리비언'에서 주인공 잭 하퍼는 기억을 되찾음으로서 진정한 나 자신을 찾고 자신이 존재해야할 이유와 사명을 자각한다.
그리고 같은 기억을 공유하는 존재는 자신을 대신하여 사랑하는 이의 옆에 머물 자격을 가진다.
이러한 기억에 대한 관점은 단순히 헐리웃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서양인의 일반적인 생각이라고 볼수 있는데, 이는 동양인의 시각에서는 다소 낯설수도 있다.
동양인의 사상으로 본다면 기억이 사라지든 바뀌든 나는 나일뿐 달라지는 것은 없으니까 말이다.
거기다 '6번째 날'처럼 기억이 같은 존재를 계속 살려놓는게 영생이라 주장한다면 뭔 귀신 시나락 까먹는 소리인가 할게다.
그런 면에서 오블리비언은 동양인 특히나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공감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을듯 싶다.
그래도 어쨌든 잘 만들어진 SF 액션으로서 구성도 탄탄하고 배우들 연기도 좋은 수작인지라 재미있게 볼만한 영화이긴 하다.
다소 호흡이 느린 감이 있어서 중간중간 지루함을 느낄 사람들도 있지 않을까 싶긴 하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