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초반에 절 쫓아온 새끼 고양이를 외출냥(이 단어도 요 근래 알게 된..)으로 키워본 경험 말고는
고양이와의 경험이 아예 없어요
캣맘을 할 정도의 무거운 책임감은 너무 힘들고
그냥 물만 플라스틱 그릇에 적당히 주곤 하는 사람이에요
길고양이를 보면 "어디가~" "네 집은 어디야?" "어우 이뿌다 너무 이뿌다~"
그냥 사람과 하는 대화처럼 얘기하곤 했어요
그러다 이 고양이에게도 "언니 여기에 앉을거야 소리 안나게 앉을테니까 놀라지 말어" 라고 말하고
그냥 옆(이라고 해도 꽤나 먼거리)에 앉아서
"이쁜야옹이 오늘은 뭐했어? 배고프지는 않아?" 등의 헛(?)소리 해대다 "언니 갈게~ 다음에 또 보자~" 하고 집에 가곤 했는데
언제부턴가 제가 "야옹아~ 야옹아~" 하면
어디선가 누군가가 무슨일이 생기면 나타나는 히어로마냥 저 멀리서
냥냥냥대면서 와요...
그런 글을 읽은 적이 있었어요
길고양이가 사람을 좋아하게 만들지 말아야 한다는..
저랑 같이 있다가도 다른 사람이 지나가면 후다닥 도망가기는 하는데
괜스레 저 때문에 나쁜 사람을 만나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요즘은 "언니랑 같이 살자~ 언니 곧 이사가서 너 보러 못와" 라고 얘기하곤 하는데...
마치 대답하는 것 마냥(물론 전에 어떤 말을 해도) 냐옹냐옹 해요
아.. 저 이놈때문에 이사가서도 맘 편치 않을 것 같아요..
그냥 제가 사라져도 아무 상관 없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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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만지면 뭅니다
앙!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