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갑: 첫번째, 연쇄살인범이 사형집행 직전 목사님 앞에서 회개하고 죽었어요. 천당으로 가나요? 두번째, 아주 어린 아기예요, 어떻게 보면 세상 누구보다 순결하고 순수해요. 그런데 종교를 알기도 전에 죽었어요. 지옥으로 가나요? 세번째, 석가모니도 지옥으로 갔을까요?

을: 첫번째 사람은 천당으로 갔고, 아기와 석가모니는 지옥으로 갔어.

갑: 아기는 종교를 선택할 기회조차 가지지 못했는데, 지옥으로 갔나요?

을: 응, 복음을 접하지 못했으니까.

갑: 아기를 만든건 누구에요?

을: 하나님.

갑: 아기를 죽게 한 건 누구에요?

을: 하나님이지.

갑: 지옥을 만든건 누구에요?

을: 하나님.

갑: 그럼 하나님은 지옥불에 던지기 위해서 아이를 만들고 죽였나요?

을: 그거는 하나님의 계획이야. 우리가 아무리 알려고 해도 알 수가 없지.

갑: 아무리 평생 착한 일만 해 왔던 사람이라도 그리스도인이 아니라면 지옥으로 가나요?

을: 응.


2.
갑: 조선시대에 우리나라에 천주교가 전파되기 전까지 우리나라에는 하나님을 아는 사람이 없었잖아요.

을: 그렇지.

갑: 그러면 그 전의 우리나라 사람들은 모두 지옥에 갔나요?

을: 응. 복음을 접하지 못했으니까.



- 아는 형이랑 밥을 먹으면서 나누었던 대화입니다.
저는 '갑'입니다. 지난번에 다른 형이랑 있을 때도 같은 질문을 했는데 같은 대답이 나왔었습니다.
우선, 저는 이 형을 굉장히 좋아합니다. 굉장히 착하고, 어른스럽고, 신앙심이 깊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 형의 의견을 들으려고 대화를 꺼낸 것입니다. 논쟁을 하려고 한 것이 아닙니다.
굉장히 혼란스럽습니다.

- 저는 종교가 천주교입니다. 굉장히 위험한 생각일 지 몰라도, 다른 종교에 대해서 잘 아는 바가 없지만, 이슬람교의 신, 힌두교의 신, 유대교의 신, 천주교와 개신교의 하느님, 모두 믿는 형태가 다를 뿐, 다 같은 창조주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문화에서 다른 식으로 인식되어 왔다고 생각합니다.

- 이 형과의 대화중에, 형은 성경을 여러번 인용하였습니다. 저는 부끄럽습니다. 대대로 천주교 집에서 자란 저는 이 형만큼 성경을 알지 못한다는 것에 굉장히 부끄럽습니다. 저는 성경 내용을 잘 모릅니다. 이 형의 깊은 신앙심에 제 자신이 부끄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