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입안에 원인미상의 구내염이 창궐했습니당...
처음엔 왼쪽 어금니, 아래 잇몸에 있었어요.
왼쪽 어금니 쪽에 난 구내염을 전 그만 그동안 방치했던 사랑니가 결국 탈이 난것이라 생각했어요.
사랑니가 썩어서 부어버린 거라구요.
토요일이었지만 늦잠을 뿌리치고 부랴부랴 치과에 찾아갔습니다. 으슬으슬 추워지고 몸에서 열이 나기 시작했거든요. 목도 살짝 부어있기도 했구요.
이때까지만해도 목이 부은 것 보단 사랑니쪽 부은게 더 큰 통증이었어요. 의사선생님께 저의 심증(사랑니쪽이 부었음 열이남)을 말씀드렸더니 치과 선생님이 정말 사랑니 쪽이 부어 있다며 거기 염증이 생긴거라고 했습니다. 마취를 하고 뭔가를 해주었습니다(잘은 모르겠어요)
그리고 부어서 바로 발치가 힘드니 일단 붓기를 빼자며 소염제와 항생제? 위장약을 처방해주셨어요. 그리고 치위생사?분이 치석을 제거해주는 스케일링을 시술해주었습니다.
그리고 병원을 나왔는데 분명 병원가기 전에는 다른쪽 어금니로는 씹을 수 있었는데 나오니 양옆 잇몸이 다 따갑고 쓰라리고 아파서 어금니로 도저히 씹을 수가 없는거에요. 그래도 오랜만에 스케일링을 받아서 그런가보다 하고 참았기로 했지요. 곧 괜찮아지겠지 하면서요. 하지만 결국 밥은 씹지 못했습니다.
치과 방문했던 당일 자기 전까지 하루분의 약을 다 복용했지만 증상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어요...붓기도 여전했고 아니 그보다 이가 시렸고 잇몸이 아파 어금니로 입을 앙 다물수가 없을 정도 였습니다. 그사이 목은 점점 더 부어 올랐고 열은 더 나기 시작했습니다.
몸이 좀처럼 호전되지 않다가 일요일 낮에 잠깐 좋아졌습니다. 외출이 가능할 정도로요. 근데 오후 9시에 집에 돌아왔을때부터 또 오한이 극심하게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잠을 설치고 말았어요. 목이 너무 부어서 침삼키기가 힘들 정도가 되었고 현기증이 났고 열이 났어요.
그때 든 생각이 아, 지금 열 나는건 사랑니쪽이 부어서가 아니라 목이 부어서구나 라는 생각이 번쩍하고 들었습니다. 그리고 월요일 아침일찍 이비인후과를 찾았습니다. 상태가 매우 심각하더라구요. 목 내시경 사진을 보니 목 안이 아주 흰색 수포인지 뭔지로 얼룩덜룩하더라구요. 의사선생님은 스테로이드제로 약을 처방해주었습니다.
신기하게도 그 약을 먹으니 비로소 열이 떨어지고 오한이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부어있던 사랑니쪽 붓기도 점차 가라앉는게 혀로 느껴졌어요. 하지만 여전히 아무것도 씹을 수는 없었습니다. 일단 두 어금니를 서로 마딱뜨리게 할 수 없을 정도로 매우 아팠고 억지로 마딱뜨리게 할수는 있어도 음식물을 씹을 수는 없었어요. 그래도 희망적이었던건 이비인후과에서 처방받은 약을 먹으면서는 억지로라도 양 어금니를 다물수있게 되었다는 것이었습니다.
도대체 왜 이 지경인가 싶어서 용기내어 입안의 환부를 살펴봤답니다. 정말 아주 가관이었어요. 그 흰색 염증이 잇몸 여기 저기에 아주 덕지덕지 붙어있더라구요. 정말 제가 상상 했던 그 이상....어금니 쪽은 더욱 심하더라구요...ㅎㅏ....
이틀 후인 오늘 다시 이비인후과를 방문했고 비슷한 약을 처방받았습니다. 전보다는 정말 많이 호전되었지만 아직도 씹을 수 없어요. 밥도 못 씹씁니다. 그래서 죽만 먹고 있어요ㅠㅠ죽으로만 연명한지 지금 내일이면 6일째네요...
사랑니가 썩었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붓기가 다소 가라앉고 어금니를 맞댈 수 있는 지금은 딱히 잇몸 근처 염증에서 유발되는 통증 말고는 이 자체에서 느껴지는 통증은 없습니다...
그래서 예정되었던 사랑니 발치 예약도 취소했어요..
하긴 해야겠지만 입안이 구내염으로 진짜 역대급으로 헤져있는 마당에 사랑니까지 빼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너무 힘듭니다..가뜩이나 치질수술해서 항문도 아픈데....잘 먹기라도 해야하는데 입안이 이러니 진짜 죽밖에 못 먹고 있어요..그나마 입천장이랑 혀, 아님 윗니 아랫니로 어떻게 분쇄할수있는 유형의 것들이나...저 진짜 너무 멘붕이에요..ㅠㅠ
침대위에 누워서 두서도 없이 폰으로 하소연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