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아무도 없는 곳에 인사를 계속 해보았다
게시물ID : panic_8311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영혼의노래
추천 : 28
조회수 : 6622회
댓글수 : 32개
등록시간 : 2015/09/08 15:38:46
옵션
  • 창작글
 - 담력시험 일기-

1. 

아무것도 없는 곳에 계속 인사를 하면 뭔가가 나타난다는 게 사실일까?
한 번 시험해보기로 했다.

"안녕하세요~!"

당연히 아무 대답이 없다.
뭐 첫날이니까.


2. 

"안녕하세요~!"

어제와 똑같이 아무도 없는 창고에 인사를 했다.
아무 대답이 없다.



3. 

"안녕하세요~!"

창고는 오늘도 어둡다.


4.

"안녕하세요!"
"안! 녕! 하! 세! 요!"

두번 소리쳤다.
물론 대답이 없다.
그리고 근처 이웃이 나를 미친놈 보듯이 봤다.



5.

"안녕하세요~!"

이웃 시선이 신경쓰여서 좀 작게 말했다.
물론 대답은 없고.



6. 

"안녕하세요~"

대답 없음



7. 

벌써 일주일 째다.
슬슬 재미없어지기 시작하는데...
뭐, 조금만 더 해보자.

"안녕하세요~"



8. 

"안녕하세요~"

창고는 오늘도 어두컴컴하다.
쥐새끼 돌아다니는 소리조차 나지 않는다.
에라이...내가 뭔짓을 하는건지.
그냥 분신사바나 혼자서 하는 숨바꼭질이나 할걸 그랬나.



9. 

오늘은 인사를 하지 않았다.
이제 그만둘 생각이다.
재미도 없고, 의미도 없고...
내가 이걸 왜 하는지 모르겠다.


10.

오늘 창고가 좀 이상했다.
뭐라고 해야하나...좀 어질러진 것 같은데.




11. 

오늘 인형과 쌀을 준비했다. 
혼자서 하는 숨바꼭질을 하기 위한 준비물이다.
그런데 소금을 준비 안해서 내일 사러가야겠다.




12. 

집에 돌아왔는데 창고 문이 열려있었다.
내가 어제 안닫고 갔나?
기분이 나빠져서 혼숨은 뒤로 미루기로 했다.



13. 

이상하다...
집 안에서 인기척이 느껴진다.



14. 

밤에 헤드폰 끼고 음악을 듣는데 누가 속삭이는 것 같아서 깜짝놀랐다.
너무 놀라서 헤드폰을 침대에 집어던졌다.
다행히 망가지진 않았다.



15. 

인형에 귀신이 붙었나 싶어서 공터에 가서 태워버렸다.
이제 이상한 일은 없겠지.



16. 

자다가 누가 귓가에 작게 속삭였다.
차가운 숨결이 느껴져서 놀라서 일어났다.
지금 새벽 2시인데 잠은 커녕 이딴거나 쓰고 있으니...
무섭다기보단 짜증이 난다.



17.

이상하다...
내 등에서 나를 쫓아오는 발자국 소리가 들린다...



18.

혹시 내가 처음에 했던 게 성공한 게 아닐까?




19.

오늘 용기내서 집에 돌아오자마자 소리쳤다.

"안녕하세요~!"

다행히 대답은 없었다.



20. 

오늘도 인기척이 느껴진다.
뭔가 잘못됐다는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는다.



21. 

집 안에 팥이랑 소금을 뿌려봤다.



22. 

오늘도 음악 듣는데 귓가에 누가 속삭여서 깜짝놀랐다.
그런데 뭔가 들릴듯 말듯하다.
뭐라고 하는걸까?



23.


오늘은 귀 기울여서 속삭임을 들어보았다.

"...세요."

사람 말 같은데?



24. 

나는 등신새끼였다.
그딴짓은 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내가 처음에 했던 짓은 성공했다.

"안녕하세요..."

속삭이는 목소리는 인사였다.
나에게 하는 인사.



25.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했다.
한 집에서 귀신과 같이 살다니!
뭐 이딴 일이 다 있어!



26. 

꾀를 내 보았다.

"안녕히 가세요~!"

인사를 바꿨다.



27. 

답이 왔다.

"싫...어..."




28.

이사를 가기로 마음먹었다.
바로 산다는 사람이 나와서 다행이다.



29.

짐을 쌌다.
잠은 찜질방에서 잤다.



30. 

낮에는 짐을 다 싸고 찜질방에서 잤다.



31. 

집에 들어가지 않았다.




32. 

찜질방이 왜 이리 안심되는지 모르겠다.



33. 

이사하는 날이 됐다.

"안녕히 계세요~!"

나는 약올리듯 소리치고 다른 곳으로 이사했다.




34.

새 집 냄새가 나를 반겨준다.
마음이 편안해진다.
다시는 그런 짓거리는 하지 않을거다.



35.

...오늘 자고 있는 내 귓가에 누가 속삭였다.

"다녀왔습니다."
출처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