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촬영 편파수사'에 항의해 여성들의 대규모 집회가 있었다. 그런데 집회에서
사용된 구호 '문재인 재기해'가 비난받고 있다. '문재인 재기해'는 여성운동에 맞
서 '남성연대'를 이끌었던 성재기의 죽음을 비꼰 구호다. 그래서 문 대통령 지지자
들이 문재인도 성재기처럼 죽으라는 구호라며 흥분한다. 그런데, 문 대통령이 성
재기처럼 죽는다고 끝날 문제는 아닌 거 같다. 성재기는 남성운동이랍시고 방송
에 출연해 성폭력 피해자인 여성을 모독했었고, 또 고려대 성추행 사건에서 외려
가해자를 옹호했었다. 급기야 SNS에서 여성혐오를 일삼다가 한강 다리에서 이소
룡을 흉내내며 웃통을 까고는 급류에 휩쓸려 생을 마감한 인물이다.
위 구호에서 이 성재기와 문 대통령이 동급으로 취급되고 있다. 아니 문 대통령이
여성 혐오자라니, 매우 놀랍다. 그런데 문 대통령의 절친 중 탁현민이라는 인물이
있다. 그는 고1 때 아무 것도 모르는 여중생을 꼬드겨 성을 착취했고, 성인이 된 최
근에도 당시 사건을 책에서 그리고 언론 방담에서 자랑하는 등 공공연히 여성을 비
하한 인물이다. 이 탁현민을 문 대통령이 청와대 행정관으로 임명하자 여성들은
그의 그런 행적을 지적하며 반발했다. 그런데도 문 대통령은 납득하기 어려운 말
을 하며 그의 임용을 강행했다. 뿐만 아니라 문 대통령은 대선 당시에도 성소수자
를 반대한다는 발언을 서슴없이 내뱉었다.
우리사회는 여성을 인간으로 취급하지 않는다. 이건 남성들의 문제다. 여성들이
불법촬영 편파수사를 도화선으로 우리사회 남성을 향해 드디어 폭발하고 있다.
법은 마지막 의지처다. 이 법 마저 여성을 배신한 것이다. 여성이 한 인간으로서,
그 기본권이 한국사회에 존재하지 않는다면 이 사회는 그들에게 더 이상 인격적
으로 의미하지 않는다. 안중근은 그냥 손가락 병신일 뿐이고 세종, 노무현 따위
는 벌레일 뿐인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들 집회를 두번 외면했다. 앞서 위 사건들
과 더불어서 문 대통령이 여성을 어떤 수준에서 취급하는지 여지없이 드러낸 것
이다. 안중근, 세종, 노무현 그리고 문재인도 이 사회에서 성재기와 뭐가 다른가
말이다. 태어나 자라고 있는 남아들은 뭐가 달라질 것인가 말이다. 여성은 남성의
식민지가 아니다.
'문재인 재기해'. 나이가 이데올로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