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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 한 마리 3, 4천원 남는데 배달앱 수수료로만 2천원 나가"
게시물ID : cook_10841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아함아함
추천 : 10
조회수 : 3854회
댓글수 : 49개
등록시간 : 2014/08/11 19:39:09
베오베간 배달어플의 폐혜에 대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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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021156


"치킨 한 마리 팔면 평균 3000~4000원 정도 남아요. 거기서 배달앱 업체가 주문 수수료를 2000원 정도 떼 가지요. 남는 게 거의 없다고 보면 돼요."

지난 5일 인천의 한 유명 프랜차이즈 치킨전문점. 조성화(가명)씨는 벽면에 부착된 치킨 메뉴와 매출대비 수수료 계산이 빼곡히 적힌 수첩을 번갈아 가리키며 설명을 이어갔다. 조씨는 "음식 값의 17% 이상을 주문 수수료로 받아가는 업체를 써서는 도저히 견적이 안 나온다"고 말했다. 

동네 치킨시장 지형이 달라지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TV광고 등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며 급성장 중인 배달앱 업체들의 영향이다. 업주들은 "점포마다 기본적인 광고비가 늘어나고 수익률은 줄면서 유명하지 않은 '동네 치킨집'들은 점점 어려워지는 상황"이라고 입을 모았다. 

"17% 넘는 수수료... 나중엔 배달앱 주문이 안 오길 바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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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의 한 치킨집.
ⓒ 김동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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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씨는 올해 5월 가족들과 함께 치킨전문점을 시작했다. 안전을 기하자는 생각에서 일부러 인지도가 높은 유명 프랜차이즈를 택했다. 경쟁이 치열한 분야임을 알았기에 1년 정도 4군데 점포에서 아르바이트로 일하며 경험도 쌓았다.  

충분한 준비를 했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뛰어든 장사는 조씨의 예상과는 달랐다. 생각만큼 치킨 주문이 많지 않았던 것. 별 기대없이 등록해놨던 두 종류의 스마트폰용 배달앱을 통해 주문이 적지않게 들어오는 것도 의외의 현상이었다. 

평일 조씨네 점포에 들어오는 전화 주문은 평균 40건 정도. 그는 "배달앱에 등록하자마자 7~9건씩 주문이 더 들어오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배달앱 주문 덕에 매출은 늘었지만 꼼꼼히 계산해보니 좋은 일이 아니었다. 닭을 튀겨서 파는 것은 자신인데 배달앱 업체가 더 많은 이익을 가져가고 있었던 것. 주문량의 다수는 업계 2인자로 꼽히는 '요기요'를 통해 들어왔다. 조씨는 결국 열흘 만에 요기요에서 자신의 점포를 내렸다. 

"좀 놀랐어요. TV광고 효과가 얼마나 있을까 싶었는데 실제 요기요 앱에서 연락이 많이 왔거든요. 이게 TV광고의 힘이구나 싶고... 그런데 팔아도 힘만 들고 마진이 안 남으니까. 나중에는 거기서 주문이 안 오기를 바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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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성화(가명)씨가 따로 계산한 요기요 수수료. 요기요는 고객 전화를 매장으로 연결해줄 경우와 온라인결제를 대행해줄 경우의 수수료가 다르다.
ⓒ 김동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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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들이 '요기요' 앱을 이용해보면 주문하는 방식은 두 가지다. 하나는 앱상에서 메뉴를 골라 결제하는 방법, 다른 하나는 앱을 통해 주문을 하고 배달원에게 결제를 하는 방법이다. 조씨는 "요기요는 고객이 배달원이 결제하는 경우 수수료를 13% 가져가고 온라인 모바일 결제는 17% 이상 가져갔다"고 설명했다.

"치킨 배달 시장은 그대론데 배달앱이 '수수료 빨대' 꽂은 셈"

조씨는 5월 이후로 지금까지 '배달의 민족' 앱은 계속 이용하고 있다. 부가세 포함 13.8%의 수수료를 떼 가지만 소비자들이 많이 찾고 있다는 게 이유다. 그는 "프랜차이즈 본사에서도 '배달의 민족' 수수료 관련해서는 보조를 해주기 때문에 쓸만하다"고 설명했다. 

"저희는 프랜차이즈 본사에서 닭을 사다가 튀겨서 팔아요. 본사 입장에서는 배달앱 때문에 업주 이익률이 좀 줄어도 매출이 느니까 좋죠. 그래서 수수료를 보조해주면서 배달앱 사용을 장려하고 있어요. 우리 점포에는 하루에 '배달의 민족' 주문을 타고 2~4건 정도가 들어와요."

그러나 조씨네 점포가 유명 프랜차이즈 치킨집이 아니었다면 어땠을까. 그는 "말라죽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원래 점포를 운영하면서 기본적으로 들어가는 전단지 광고 비용만도 월 100만~150만 원 정도인데 배달앱에도 광고를 하고 주문이 들어올 때마다 음식 가격의 10% 이상을 수수료로 주면 사실상 살아남을 수가 없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배달앱 광고를 안 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조씨는 "이 동네만 해도 7~8년 전에는 치킨집이 3개밖에 없었는데 지금은 20개가 넘는다"면서 "이런 과열된 환경에서 종업원 없이 사장 혼자서 전단지도 돌리고 닭도 튀기고 배달도 하는 집들은 유명 배달앱에 홍보를 의존하다가 수익을 못 내고 고사하기 쉽다"고 설명했다. 

이런 측면에서 일부 상인들은 배달앱 주문 활성화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배달앱이 활성화된다고 해서 기존에 치킨을 안 시켜먹던 사람이 치킨을 시켜먹게 되는 것은 아니라는 논리다. 치킨집들만 더 힘들어졌다는 것이다. 

서울시 종로구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이상필(가명)씨는 "결국 치킨집들이 나눠먹던 시장에 배달앱 업체가 수수료 빨대 꽂으면서 들어온 셈"이라면서 "수수료를 많이 가져가지만 남들도 다 하니까 나만 안 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털어놨다. 

배달통·배달의 민족은 주문 수수료 내려... 요기요 "계획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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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성화(가명)씨의 수첩. 각 배달앱 별 수수료율에 따라 계산한 실제 지급 수수료가 보인다.
ⓒ 김동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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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이렇자 일부 배달앱 업체들은 자신들이 받아가던 주문 수수료를 인하했다. 배달 점포와 배달앱 업체 간에 어느정도 공감대가 형성된 셈이다. 김태훈 배달통 사업본부장은 "치킨집 사장들이 털어놓는 가장 많은 불만이 높은 수수료율이었다"면서 "저희는 배달앱 수수료가 이슈화되기 전에 업계 최저 수준으로 수수료를 내렸다"고 설명했다. 

현재 치킨·중식·한식 등 주요 배달 업종에 적용되는 배달통의 주문 수수료는 부가세 포함 8.8%. 이중 세금과 카드사 결제 수수료인 3.5%를 빼면 실제 업체가 가져가는 수수료는 4.5% 정도다. 

업계 1위 업체인 '배달의 민족'은 주문방식에 따라 수수료를 차등 적용하는 정책을 시행중이다. 콜센터를 이용할 경우에는 수수료가 부가세 포함 13.8%이지만 전용 주문접수 단말기를 이용할 경우 건당 최저 9.9%까지 수수료가 낮아지는 조건이다. 배달의 민족 관계자는 "업주들이 장사가 잘 되어야 배달앱 업체들도 잘 살아남을 수 있다"면서 "그런 취지에서 전용 주문접수 단말기를 업소에 무료로 설치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배달앱과는 제공하는 서비스 내용이 다르기 때문에 주문 수수료 인하 계획이 없다는 업체도 있다. 요기요 관계자는 "수수료율만 보면 요기요 수수료가 높아보일 수 있지만 타 배달앱들이 따로 받는 광고비를 우리는 안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요기요 가맹점이 4만 개 정도인데 서비스 시점인 2012년 6월 이후로 지금까지 계속 가맹을 유지하고 있는 점포가 전체의 90% 이상"이라면서 "점포 사장님들도 서비스에 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로서는 수수료 인하 계획이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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