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1, 고3인 남자친구에겐 한없이 어린애. 남자친구에게 공감도 못해주고 연락기다리다 잠들고 짧은 대화 기간동안 무슨 얘길 할지 고민하는 어린 나이.
차라리 내가 고3이었으면 좋겠다. 부담될지도 모르는 '화이팅'과 '힘내'의 무한반복만 계속되풀이하고 있고, 이해는 하지만 마음 좁아 걱정이 앞서는 내 자신이 싫다. 차라리 나도 고3이라 좀더 현실적으로 도움이 되었으면... 이러다 끝이 나는건 아닌지, 나한테 관심이 없는건 아닌지, 그런 걱정들은 바쁜 시간 내서 만난 지난 토요일의 데이트와 가끔의 연락들로도 만족이 안되는 걸까.
아니면 차라리 근처에라도 살았으면 좋겠다. 왕복 5시간. 정말 밤 늦게라도 찾아가 수고했다는 메세지 한 마디 대신, 그사람을 안아주고 또 안아주고 싶다. 그러지 못해 슬프고, 기다리기 밖에 할 수 없어서 슬프다.
나 역시도 고2,고3을 겪어 나아가야 할텐데 자신이 없다. 그 사람처럼 상처를 안줄 수 있을지도 자신없고 우리가 계속될지도 자신없다. 기다리는 시간이 커질수록, 많아질수록 망상은 부풀어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