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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차 창문 열고 욕하는 초딩
게시물ID : soda_110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Cheus
추천 : 12
조회수 : 2900회
댓글수 : 66개
등록시간 : 2015/09/01 10:47:36
군대를 제대한 복학생이었다.
여자사람 동기들은 취업을 하고,
남자사람 동기들은 병특이나 군 복무로 학교에서는 외로운 복학생이었다.
그날도 평소랑 다름 없이 강의가 다 끝나고 집으로 가고 있었다.
바퀴가 작은 미니벨로라 불리는 자전거를 타고 쫄래쫄래.
노란색 승합차 한 내가 나를 추월해갔다.
창문이 열려있었고,
조그마한 머리를 내민 초딩의 얼굴이 보였다.
녀석들, 귀엽네. 나도 저럴 때가 있었지...하는 순간 초딩의 입에선 욕이 튀어나왔다.
- 야이 ㅁㄴ;ㅏㅓ러 병머ㅏㅗㄴㅇ리ㅓㅗ

순간 이건 뭐지? 라는 생각이 1.5초 정도 들었고,
정신을 차리니 창 밖으로 내민 머리는 나를 처다보며 웃고 있었다.
그리고 승합차는 엔진의 힘을 빌어 내게서 멀어져갔다.

아... 짱나네. 저 초딩이...
하지만 내 다리로 엔진을 따라갈 수 없으니 포기하고 집으로 가는데 기적같은 일이 벌어졌다.
승합차가 신호에 걸려 멈춰있었다.

똑똑똑
창문을 두드렸다.
난 감정을 자제하고 착한척 말을 했다.
상대는 초딩이고, 나는 대딩이니까.
- 열어.
- 네....
- 아까 뭐라그랬니?
- 아뇨 그게...
- 아뇨라고 하진 않았잖아?
- 그게... 죄송해요
- 뭐가?
- 제가....

하는 순간 신호가 바뀌고 차가 출발했다.
순간 초딩의 얼굴을 다시 환하게 바뀌며 욕지거리를 시작했다
- 따라와봐 병X아 ㅋㅋㅋㅋ

...순간 진심 빡쳤다.
내 두 다리로 승합차의 엔진을 이길 수 없다는 사실을 완전히 잊고 차를 따라갔다.
큰 길에서 좁은 길로 들어간 승합차는 때마침 바뀐 신호에 걸려 서 있었고 나는 다시 한 번 초딩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

쾅쾅쾅!!!
- 내려 이새끼야!!!!
- 내리라고!!!!
- 어따 대고 욕지거리야!!!
- 이게 진짜 혼날라고!!!

운전 하던 아저씨는 내가 소리지르는걸 다 들으면서도 못 들은 척 하고 있었다.
신호가 바뀌었음에도 출발하지 않고 기다려줬다.
(한적한 길이라 그 승합차 말고는 차가 없었다)

초딩은 울먹거리는 얼굴로 내 눈을 피하고 있었다.
- 야, 초딩
- 흑, 네
- 한 번만 더 이따위 장난하다 걸리면 가만 안 둔다
- 네
- 엄마 얼굴 다시 못 볼줄 알아-_-+
- 네

그제서야 기사님은 무슨 일이냐고 나한테 물었고
이 초딩이 얌전히 길가던 나에게 욕을 해서 쫒아왔다고 했다.
기사님은 거봐, 내가 하지 말랬지라며 나에게 사과를 했고,
승합차는 갈 길을 마저 갔다.

이제와서 생각해보니 그 기사님은 일부러 내게 잡혀준게 아닌가 싶다.
출처 집 가는 길에 열 뻗혔던 나의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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