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쁘던 일이 끝나서 오랜만에 헌혈을 하러 다녀오는 길이었습니다.
버스 중앙환승 장소(?)에서 버스를 기다렸고, 제가 기다리던 버스가 도착했습니다.
저는 그냥 한 곳에 서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제 옆으로 할줌마 한 명이 계속 왔다 갔다 하고 있더군요.
버스가 정확하게 제 몸 앞에서 멈춰서 문을 열었고, 들어가려고 하는데
그 할줌마가 먼저 타려고 했던건지 갑자기 저에게 달려들어 부딪히더군요.
제가 몸이 엄청 크지는 않지만, 그래도 평범한 성인 남성이다보니 (180cm/74kg 정도 됩니다.)
밀릴리가 없고, 그 할줌마는 살짝 튕겨져 나간거 같더군요.
그렇게 저는 먼저 탔고, 그 뒤로 바로 그 할줌마가 탔는데,
타자마자 저에게 계속 시비를 걸더군요.
젊은 사람이 그거 조금 먼저 타려고 할머니를 밀치고 들어가냐?
그러면 못 쓴다~ 가정교육을 어떻게 배웠고 어쩌고~
가만 있던 사람한테 자기가 먼저 타려고 밀어 놓고는
오히려 적반하장으로 저렇게 욕을 하는 모습이 조금 짜증났지만 일단은 참았습니다.
그런데 계속해서 그러시더군요.
앞으로는 그러지 말아라~ 할머니가 타는데 왜 와서 밀치고 탔고, 사람을 왜 밀치고 어쩌고
계속 그러시길래 참다가 한 마디 했습니다.
제가 언제 아줌마를 밀었습니까?
자리도 많은데 그거 조금 먼저 타려고 줄 서 있는 사람들 다 밀친 사람은 아줌마잖아요~
그랬더니 비난의 강도가 심해지더군요.
니가 가정교육을 어떻게 받았고, 못 배웠고 어쩌고 블라블라
나이도 어린 놈이 어쩌고 저쩌고 xx놈 xx놈~
이런 이야기를 계속 하자 조금 짜증이 났는데,
반대로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전부 봤을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대답해드렸습니다.
가만 있는 사람 밀어놓고 본인이 피해자인척 하시는거나 공공장소에서 이렇게 시끄럽게 하시는거
안 창피하십니까? 나이 꽤나 있으신 분이?
제발 그러지 좀 마세요... 여기 있는 사람들 전부 보고 있었는데 왜 그러십니까?
이 할줌마는 또 궁시렁 거리면서 뒤를 보다가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본인한테 가있는걸 느끼고는 급 조용해지시더군요.
저는 잘못한건 없지만 그래도 나이 먹은 사람이랑 버스에서 말다툼을 했다라는 것 때문에 조금 의기소침해할 뻔 했는데
한 여성분이 정말 잘했어요~ 하는 표정을 제게 지어주시며 웃어주셔서 더 당당하게 집에 올 수 있었습니다.
이 정도면 사이다 썰일까요? ㅎㅎ
그나저나 버스는 거의 텅텅 비어 있었기에 자리도 많은데 굳이 왜 와서 사람한테 부딪히는걸까? 하는 생각을 잠깐 해봅니다.
p.s.
그 와중에 나이 30 넘었는데 학생~ 학생~ 하는 소리 들어서 기분 좋은건 안 자랑
이번이 80번째 헌혈인 것도 안 자랑...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