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유의 흔한 나이 배불리 먹은 여징어 입니다.
친구로부터 네이년 캘린더 앱을 추천 받고,
아주아주 오랜만에 네이년 아이디와 비번을 입력했습니다.
한번에 로그인이 됩디다.
'아 이놈의 미친듯한 기억력 같으니라구!'
잠시 흐뭇흐뭇 했는데,
어플 화면에 뙇!!!
"백미러" 라고 쓰여 있었습니다.
네, 그렇습니다. 그 백미러 입니다. 이 별명에는 사연이 있습니다.
대학시절, 일주일에 8번 술을 마시고 다니던 시절이었죠.
여전히 그날도 "아 그만 마셔야 겠다"라고 생각한 후 3시간을 더 마시고 집으로 간 듯 합니다.
아침에 일어나니 "아 그만 마셔야 겠다"라고 생각한 이 후 기억이 없고, 머리가 깨질 듯이 아팠었습니다.
원래 숙취가 별로 없는 편인데, 머리가 아픈 걸 보니 기억 없는 그 부근 즈음에 막걸리를 또 들이켰구나 했습니다.
거울을 봤더니, 언젠가 여명의 눈동자스러운 드라마에서 봤던
머리와 얼굴 기름이 미친듯이 떡진 상거지가 저와 눈이 마주치더군요.
어제도 본 거지인지라 저는 놀라지 않았습니다.
그저 마른 세수 두어번을 하고 다시 이부자리로 들어갔지요.
그러고 얼마 안지나 아우님이 제 방으로 들어왔습니다.
"야, 나 너 때문에 챙피해서 어떡해!"
네, 아우님은 저를 '너'라고 칭하셨지요. 우리는 격이 없는 친한 사이입니다.
"왜, 머가?"
제가 눈도 안뜨고 궁디를 벅벅 긁으며 대답하자 아우님이 되물었지요.
"너 어제 기억 안나?"
날리가 있겠습니까.
"너 어제 밤에 집에 오는 길에 있는 주차 된 차들 빽미러에 다 박치기 하면서 걸어 왔다면서!!!!!"
아.. 아우님이 말하는 빽미러는 사이드 미러 입니다.
네.. 제가 길가에 주차 되어 있는 차들의 사이드 미러에 박치기를 하고
"아..."
하며 이마를 쓱쓱 닦고
다시 앞에 있는 차로 가서
'쿵'
"아..."
이마 쓱쓱을 반복하며 집에 가는 것을
아우님의 친구분이 목격하셨다고 합니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누가 봐도 너네 언니라고 제보를 해줬다고 합니다.
다행히 부서진 미러는 없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재미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시금 옛 기억이 떠올라 조용히 이불 차러 가겠습니다.
네이버 캘린더 첨부하고 사라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