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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직장인의 월급이 사라지는 과정
게시물ID : emigration_35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수렵의헌터
추천 : 7
조회수 : 12934회
댓글수 : 6개
등록시간 : 2015/08/28 16:4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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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각국 직장인의 월급이 사라지는 과정 시리즈를 재미있게 잘 읽고 있어서 저도 미흡하나마 올려 봅니다. 그런데 이렇게 써 보고 나니 제가 얼마나 주제 넘게 헤프게 돈을 쓰는지 잘 보이는군요… 최대한 솔직하게 썼으니 돈 너무 펑펑 쓰고 산다고 욕은 자제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ㅠㅠ

저는 이십대 후반이며 홍콩에 와서 산지는 약 5년 되었고 풀타임으로 일한지는 지난 달 막 4년이 되었습니다. 현재 하는 일은 당장 월급은 괜찮은 편이나 기술이 쌓이지 않는 일이라 비전이 없어 이직 생각중입니다. 다른 나라로 가는 것도 생각 중이고요. 어렸을 때 부터 외국 이곳저곳에 살아 어느 곳에 딱히 애착은 없으나 한국에서 살기는 싫고, 홍콩도 가정을 꾸리고 살기에는 환경이 별로고… 하지만 나이는 먹어가고, 기술도 없고 해서 고민중입니다. 영어가 자신 있는것 빼고는 제 조건이 환경이 나아 보이는 캐나다나 호주 등에 이민가기에는 아직 힘든 것 같군요.ㅠㅠ

여긴 회사, 직종마다 년 13개월 페이를 받는 곳도 있는 등 차이가 있으나 저희 회사는 보너스가 없으므로 연봉은 그냥 월급 곱하기 12. 간혹 야근수당이 있긴 하나 거의 야근이 없는 일이므로 제외하겠습니다 (3-4 개월에 한두번 꼴).

제 월급은 현재 $28,989 이고 현 직장에서 2년차입니다. 이직할때 월급 $28,000으로 쇼부치고 들어와서 매년 약 2%의 월급 인상이 있었습니다 (매년 7월에 인상됩니다).  건강보험은 회사에서 지원됩니다.


1. 세금과 연금

저는 싱글이며 부양가족도 없고 해서 세금이 팍팍 나갑니다. 세금 계산하는 방식이 복잡하고 저는 예체능계 출신이라 (이과망해라…가 아니라 너무 부러워요) 잘 설명은 못하겠지만 거의 한달 월급이 나갑니다.

자세한 계산방식은 아래 링크를 참고해 주세요
http://www.gov.hk/en/residents/taxes/taxfiling/taxrates/salariesrates.htm#pr

월급에서 MPF라는 연금이 먼저 공제되고 통장에 들어옵니다. 반은 회사에서 내고, 반은 제 월급에서 나가는데 각 5%, 최고 $1,500까지입니다. 대략 $1,450이 공제됩니다. 그리고 세금을 나눈 $2,416을 빼 두도록 하겠습니다.

28,989 – 1,450 – 2,416 = 25,128


2. 집

여긴 렌트가 어마어마하게 비쌉니다. 솔직히 집세때문에 홍콩 뜨고 싶습니다. 정말 관같이 작은 집에 월세 한화 약80만원씩 받는데… 어휴… 저는 그나마 시 중심부에, 가구를 다 갖추었고, 회사에서 가까우며 400sq.ft. (홍콩 수준에 아주 작지 않은) 정도 되는 집을 정말 운좋게 $13,500에 구했습니다. 셰어해서 월 $8,000이 나갑니다 (저는 큰방). 다만 여기는 한국처럼 보증금 금액이 크지 않습니다. 보통 두 달치 렌트입니다. 가스, 전기, 물, 인터넷, TV 등 해서 월 약 $1,000이 추가됩니다 (겨울에는 좀 덜 나올듯해요).

25,128 - $8,000 - $1,000 = 16,128


3. 음식

요새는 귀찮아서 요리를 잘 안하기 때문에 밖에서 간단하게 덮밥이나 국수 같은걸 먹을 때가 많습니다. 그런 간단한 요리는 약 $30-50정도 하고 (한국보다 비싸요), 친구들 만나서 밥 먹고 차 마시고 하면 약 $300-500 정도 되더군요. 육식을 좋아하기 때문에 고기 사는데 돈이 많이 나갑니다. 장 볼때마다 $400정도는 나오고 $1,000 넘어갈 때도 부지기수에요. 한달에 식비로 한 8,000 정도 나가는 듯 합니다. 엥겔지수가 엄청 높군요…ㅠㅠ

16,128 – 8,000 = 8,128


4. 교통비

어차피 비싼 집세 낼 바에야 차라리 회사에 걸어다닐 수 있는 위치로 잡자! 했기 때문에 왠만해서는 교통비가 들 일이 없습니다. 친구들 만나도 근처에 트램이나 지하철 타고 다닐 수 있는 위치에서 만납니다. 트램은 거리에 상관없이 $2.30이고 느릿느릿하지만 홍콩의 정취가 잘 느껴져 타는 걸 좋아합니다. 침샤추이에 갈 때는 마찬가지로 스타 페리 타는걸 좋아하고요. 급하게 간다면 지하철 혹은 택시. 개인적으로 택시는 탈 일이 많지 않습니다. 새벽까지 놀아도 밤버스가 있기 때문에 문제 없습니다 (다만 오래 기다릴 뿐).

8,128 – 200 = 7,928


4. 여가, 취미생활

쇼핑을 많이 하는 편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매월 신용카드 내역을 보면 자잘하게 많이도 사더군요… 옷이며 속옷이며 악세사리며 화장품 등…

책보는 걸 좋아하는데 얼마전에 킨들을 지르고 나서 책 보는게 너무 편해졌어요.  전공 관련서적이나 소설같은거 한달에 세네권 정도 사는 것 같네요. 한권당 약 미화 $10이니 홍콩달러로는 약 $80정도일듯 하네요.

그리고 여러 가지 DIY를 좋아해서 뜨게질, 가죽공예 등 뭐 만드는 걸 하느라고 재료비가 나가네요. 이번에는 추석에 들어갈 때 엄마 선물로 드리려고 가방 만들 재료 또 구입하느라고 돈이 좀 나갔습니다. 일부 재료는 한번 사두면 계속 쓰기도 하는데 또 살때 돈이 확확 나가서 들쭉날쭉하네요…

헬스장은 집 근처 그나마 좀 싼데를 등록했는데 한달에 약 $450이 나갑니다. 외국인 친구들이 많이 다니는 Pure 같은 곳은 한달에 $1,200정도 합니다. 저렴한 저희 헬스장에서도 PT 받으려면 한시간당 $600-800정도 하기 때문에 저는 안합니당.

다 합해서 월 $2-4,000 정도 하는 군요. 평균 $3,000이라고 치고 계산하겠습니다.

7,928 – 3,000 = 4,928


5. 학교

저는 파트 타임으로 홍콩대학교에서 석사과정을 다녔기 때문에 (이제 막 끝났습니다) 남은 돈은 모아뒀다 한 학기에 한 번씩 모조리 학비로…..ㅠㅠ 앞뒤 신경안쓰고 흥미를 느낀 인문계 (사회학) 쪽 공부를 하고 나니… 나는 나이만 더 먹었을 뿐이고, 직장생활에서 남는 스킬도 없고, 이민이나 이직에 당장 도움이 되는 공부도 아니고, 난 대체 뭐한 거지? 하고 멘붕중입니다 ㅎㅎㅎ 박사를 할까도 고민중입니다.

뭐 더이상 학비를 내지 않아도 되니 앞으로는 이 남는 만큼 더 저축을 하고 재테크를 해서 자산을 불려야죠… 하지만 요번에 주식이 폭락하는 바람에 돈을 잃었다는게 함정ㅠㅠ

홍콩이나 다른 아시아 관련 글은 많이 보이지 않아 올려봤습니다. 혹시나 홍콩 생활을 생각하시는 분이 계시다면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역시 마무리는 꼬릿말에 5줄요약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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