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2200~2300원대 휘발유 가격에도 차를 몰아 와서 그런지
요새 1600원대만 되어도 전 아무생각없이 흐뭇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최근 유가는 글로벌 경기침체에 셰일가스 등등 바닥을 기고 있죠. 문득 정신을 차리고 국제유가를 보니 가관이더군요.
<두바이유 선물, ($/bbl)>
26일 기준 43불.. 고점대비 1/3도 안됩니다.
물론 주유소, 정유사는 변명들이 있죠.
1) 유류세는 정액이라서 유가하락과 무관하게 부과되니 휘발유가격의 하락폭은 상대적으로 유가하락폭보다 적을수 밖에 없다?
2) 싱가폴 spot 가격과 연계시키는데 이게 좀 반영이 늦다?
3) 환율이 올랐다?
그래서 찾아봤습니다.
이 기사는 2008년 9월 기사입니다.. 최근 기사는 아니지만 마치 최근 상황을 보는 듯 합니다.
휘발유 가격은 1721원, 그런데 요 시기 두바이유가 97불, WTI가 103불입니다.
2008. 9월 환율 1116원이라고 하는데 최근 우리 환율이 살짝 오르긴 했지만 월평균 환율은 아마 비슷할 겁니다.
국제유가는 2015년 현재 이때의 반값인데 휘발유값은 비슷하네요..
정유사들도 억울하겠죠.. 최근 대규모 투자를 한 해외 정유시설들이 많아져서 가뜩이나 경쟁력이 떨어지는 마당에
국내에서 쉽게 돈벌이도 못하게 한다고..
정유사들 고생하는건 알지만 그렇다고 서민 등쳐먹는걸 정당화 할 수는 없지 않습니까.
정유3사의 최근 실적 추이입니다. (단위 백만원)
이익률 안나와서 안습이긴 한데.. 올해 상반기 실적은 좀 눈에 띄는군요.
정유사들이 휘발유 경유만 파는건 아니죠. 휘발유 경유는 전체 매출의 30~40% 가량밖에는 되지 않습니다.
<정유사 정유제품별 마진 추이 (2011~2015)>
원유 정제 후 판매하는 정유제품별 마진 추이입니다.
휘발유와 경유로만 돈을 벌고 있네요...
어떻게 끝맺음을 할지 고민되지만 일단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1) 유류세 부담으로 국제유가 하락폭만큼 휘발유값을 떨구지 못하는 것은 이해한다.
2) 하지만 경쟁력이 떨어진 정유사 자신들의 탓은 하지 않고 때마침 발생한 유가급락 상황에 국내 가격 미반영으로 인한 마진을 향유하면서
모른척 하는 것은 얄밉기 그지 없다.
3) 사실 정부도 이런 상황을 모르는 것은 아닐 터이나 이미 막대한 유류세 세수를 거두고 있고 정유사의 적자를 이러한 식으로 메꾸는 데에
동조하고 있으니 공범이라 할 수 있다.
4) 그래도 차는 몰아야 하니 억울해도 한국에 태어난 것을 원망할 수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