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슴체는 없어보여서 안쓰고 정체로 쓰겠습니다.
어... 올해가 2015년이고... 그때가 어학연수 갔다 왔을때니까 아마 2007년 쯤? 됐을겁니다.
어학연수를 갔다와서 건강이 갑자기 안좋아져서 조금 큰 수술을 하고 회복하고 나니 복학할 수 있는 시기를 놓쳐버렸습니다.
결국 한학기를 더 쉬게 되었고 집에서 놀고 먹을 순 없어 알바 자리를 알아보다
삼별 에어컨 설치 기사 아르바이트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거기 구조는... 물류창고는 삼별꺼였고 거기서 일하는 설치기사들은 하청업체나 개인 설치기사들이 물량을 받아서 설치하는 겁니다.
즉, 물량 관리만 삼별에서 하고 힘든 설치 일은 협력업체 직원이나 개인기사가 하는거죠
알바 첫날 물류창고로 오라고 해서 갔는데 거기 삼별 협력업체 직원 중에 제 초등학교 동창A가 있더군요.
별로 친하지 않던 녀석이었는데 원래부터 말이 많고 헛소리를 많이 해서 동창회에서도 기피하는 친구였습니다.
그 친구는 협력업체 직원인데다 삼별네 유니폼을 입고 일하고 있었고 전 위에 셔츠 바지는 검은색 바지를 입고 일했습니다.
암튼... 제가 따라 다니던 에어컨 설치 기사분이 있었는데 일을 정말.... 미치도록 못했습니다.
그해 처음 시작한 분이었는데 다른건 둘째치고 일을 정말 못하고 자기 고집이 너무 쎘습니다.
다른 기사 분들은 한대 설치하는데 2시간이면 되는데... 보통 6시간에 심하면 10시간 정도 걸린적이 있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제가 봐도 이건 아니다 싶어서 얘기하면 버럭 화내는 스타일이라...
결국 한달하고 그만두게 되었죠.
이후로 동창회 갈때마다 이 친구A가 다른 친구들에게 끈기가 없니 밥벌이도 못하는 놈이니
자기는 삼별 직원인데 저건 대학교 다닌다면서 돈만 쓰고 다닌다느니 험담을 엄청 했었습니다.
10명 정도 모이는 자리에서 큰 소리로 절 손가락질 하면서 떠들더군요..
주변 친구들이 그만하라고 말릴 정도로...
저도 처음엔 기분 나빠서 그 기사분이랑 니가 일해봐라면서 말다툼 하다가 나중엔 아예 상대를 안했습니다.
말해봐야 제 입만 아프니..
그 뒤로 일년에 한두번씩 동창회 모임에서 A를 만났지만 그때마다 전 A를 아예 상대 안했었습니다.
몇년이 지난 뒤...
전 대학교 졸업을 하고 대기업에 입사했습니다.
1년 모아서 차도 한대 샀습니다.
겨울즈음.. 초딩 동기 여자애가 결혼한다는 소식을 듣고 동창회에 다시 나갔습니다.
이젠 회사일도 하고 있고 나름 자리가 잡혀갈 때라서 모임에 나갔는데 마침 그 A가 나왔더군요.
회사 다니면서 캐쥬얼 정장에 코트를 입고 다니는 절 보며 또 궁시렁 거리는 A를 아예 무시했습니다.
동창 결혼식 얘기로 화기애애하다가 각자 요즘 근황을 물어보는데 전 그냥 평범한 회사다닌다고 말하고 다른 말은 안했습니다.
A는 여전히 거기 다니고 있구요
그날도 예전 저의 에어컨 설치 알바 얘기가 나오고...
모임이 끝나고 집으로 가는데 제가 차가 있으니 데려다 주겠다고 타라고 했지요.
그때 친구들 중 차있는 애가 저 포함해서 3명이었는데 그날 모인 사람이 10명정도 됐으니 차에 나눠 타야 했지요.
그 동창 A는 차가 없었습니다.
친구들과 주차장에 가서 각자 차를 보는데...
친구1 차는 아버지차 그랜저
친구2 차는 자차 모닝
저는 자차 B모사 320d
가는 방향이 맞아서 친구A도 제차를 타고 가는데 말을 안하더군요.
다른 친구들은 회사 들어가더니 출세했다, 어느 회사 다니냐, 차 좋다 등등 얘기하는데 A는 꿀먹은 벙어리..
솔직히 속 시원했습니다.
좋은차 타고 다니는게 자랑은 아니지만 그동안 절 엄청 무시하던 A가 더이상 절 무시할 순 없었을거니까요.
그 뒤로 동창회에서 A가 절 무시하는 일은 없었습니다.
나름 소심한 복수 썰인가요? ㅎㅎ
320d는 사고로 폐차한게 함정...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