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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가 야한 옷을 입고 다니면 성폭행 유발?
게시물ID : sisa_60899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야매인생
추천 : 4
조회수 : 1899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5/08/24 00:4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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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이거 논쟁이 된지가 굉~~~~장히 오래 된 얘기 중 하나인데
"여자가 야한 옷을 입고 노출을 심하게 하면 그게 성폭행의 원인이 되느냐"는
얘기가 있습니다. 여기에 대해 좀 말하고 싶네요.
 
일단 결론부터 말하죠. 이런 얘기는 서론 본론이 선행되지 않으면
결론이 의미가 없는 경우가 많지만, 결론부터 말하거나 3줄요약을 원하거나
하는 사람이 많은 세상이니, 다 집어치우고 결론부터 말하죠.
 
야하게 입고 다니면, 그게 성폭행의 "원인"이 됩니다. 
("책임"이 아닌 "원인"임을 잊지 마시길. 병신인증 하지 말고.) 
확실합니다. 만약 이것마저 부정한다면, 그건 부정하는 쪽이 개새끼입니다. 부정하는 의도를 의심받을만하다는 겁니다. 개새끼 아닌척 하지 마세요. 더러우니까. 이것으로 결론 끝.
 
그러면, 결론부터 말하느라 미루어놓은 서론본론을 말하죠.
 
"여자가 야한 옷을 입고 노출을 심하게 하면 그게 성폭행의 원인이 되느냐"는
얘기가 <토론의 주제>라기보다는 <시비거리>가 되어온 이유는, 그 얘기의 결론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들어보려는 시도가 별로 없이 이 문제를 그냥 건성으로 듣거나 혹은 흥분될만한 소재로만 삼아오며 대충 분위기 맞춰 강간을 반대하는 시늉만 내왔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서론본론을 얘기하겠습니다.
야한 복장을 하고 다니면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분명 커요. 
술마시고 몸 못 가누고 움직여도 위험합니다. 이건 맞는 말입니다.
다시 말합니다. 야한 복장이나 술취한 모습이 강간의 원인이 
된다는것, 이거 부정한다면 당신은 무슨 말로도 변호 못하는 개새끼 및 개썅년입니다.
 
본론은 여기서부터입니다.
 
야한 복장을 입고다니는게 강간의 원인이 된다는 것은 얘기했습니다.
그런데, 이걸 가지고 "그러니까 강간은 야한옷을 입고다닌 여자가 잘못이다"고 주장한다면 어떨까요?
"원인제공"은 했을지언정, "그러니까 강간당해도 싸다" 및
"강간의 책임이 여자에게 있다"라고 주장한다면?
바로 그때부터 틀린 얘기가 되는 겁니다. 
이걸 정확히 구분하지 않으면 1년을 토론해도 얘기가 진전이 안될겁니다. 
  
예를 두개 들어보겠습니다.
첫번째 예를 들겠습니다.
누군가가 폭약이 있는 창고에서 촛불을 켜고 담배를 피우고 해서 불을 내어 건물 몇채를 홀랑 날렸다고 생각해 보죠. 이 경우 담배를 피운 사람이 "부주의"를 한 것은 분명 있습니다. 그리고 이 부주의 때문에 사고를 냈고, 따라서 이 사람은 자신의 부주의가 사고의 책임소재와도 연결됩니다.
두번째 예를 들겠습니다.
누군가가 돈을 가방속에 잘 간수하지 못하고 남의 눈에 띄게끔 들고다녀서 강도를 당했다고 생각해 보죠. 이 경우 돈을 잃은 사람이 "부주의"를 한 것은 분명 있습니다. 좀 조심했다면 피해를 면할 수 있었겠죠. 이건 확실한 사실입니다. 그런데, 이 사실을 잘못 이해해서 "돈을 잃은 사람에게 강도사건의 책임이 (일부라도) 있다"라고 얘기한다면 이건 정말 논리를 엉뚱하게 적용한 결과입니다. "아까 폭약 예에서는, 부주의한 사람이 책임이 있었지? 그러니까 요번 강도사건에서도 부주의한 사람에게 책임이 있는거겠네?" 라고 생각할 수는 없다는 얘기입니다. 그리고, 돈을 제대로 간수하지 못한 것이 "강도당해도 되는 이유"가 되지도 않습니다.
 
"부주의", "경거", "미숙" 등과 "책임"은 경우에 따라서 비슷한 개념이 될 수도 같지만, 절대 같은 말이 아니에요.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책임이 있는 사람이 그것을 태만히 하여 타인에게 해를 가한 경우와, 주의를 기울였다면 좋았을것을 그것을 태만히 하여 자신이 피해자가 된 경우를 어떻게 동일하게 보겠습니까. 
두번째 강도 예에서는, 준법의 의무를 지켜야 할 책임이 있는 강도가 그것을 어겨서 타인에게 해를 끼친 것이므로, <피해자가 아닌 강도에게 그 책임을 물어야 하는 것입니다.>
 
강간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야한 옷차림? 늦은 귀가? 분명 부주의이며, 강간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위험한 요소입니다. 마땅히 조심해야지요. 이걸 조심하지 않아서 강간을 당했다면, 여자의 부주의가 안타깝고 안스러울 것입니다. 그러나 착각하면 안되는게, 그 때문에 "강간의 책임"을 여성에게 문책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강간범의 책임에 대한 면책사유"가 될 수도 없습니다. 강간 피해자에게 "왜 조심하지 않았느냐"라고 책망하는 경우가 있을 수는 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네가 조심했으면 이런 나쁜 꼴을 피할수도 있었을텐데, 그러지 않아서 안타깝다."는 의미인 것이지, "네가 조심하지 않아서 생긴 사건이니까 책임은 네게 있다"는 의미인 것은 아니죠. 이 점이 clear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이 점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이 강간 문제를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고 그저 흥분될만한 소재로만 삼아오며 대충 분위기 맞춰 강간을 반대하는 시늉만 내왔기 때문입니다.

야한 핫팬츠를 입고 걸어가는 몸매 좋은 여자가 있을때, 그 여자에게 세상 모든 남자가 달려드는 것도 아니고, 강간범만 달려듭니다. 다시말해, 웬만한 남자들은 다들 눈길 정도만 주며 우와 섹시하네 하고 생각만 하고선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제 갈길을 갑니다. 그런데 강간범은 범죄를 저지릅니다. 이것은 강간범의 행동이 "이해해 줄만한 행동이 아니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다른 모든 남자들은 그냥 안구정화만 하고 넘어가는데 강간범만 범죄를 저질렀다면, 그게 강간범의 책임이지 어떻게 이해해줄 일이 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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