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 빠지게 기다렸던 가요제 보고 어라 어째 좀 심심하네,
이런 느낌이 들어 왜 그런지 생각을 좀 해봤습니다.
편하게 음슴체로 씀.
일단 개인적인 취향은 밴드음악, 보컬이 강력한 그런 음악을 좋아함.
그런데 무도 가요제는 그런 걸 충족시키자고 보고나 듣는 것은 아님.
무도+음악이기 때문에 둘의 조화와 융합이 중요함.
음악적 수준으로만 보면 이번 가요제가 최강인 듯함.
서해안과 자유로(그 이전 가요제도 있지만 그냥 편하게 이 둘하고만 비교함) 때는
음악적 수준이 희생(?)된 대신 무도적인 어떤 요소들이 들어가 있었던 것 같음.
예를 들어 장미하관의 오빠라고 불러다오는 장미여관의 색이 옅어지고 보컬인 노홍철의
색이 강하게 드러난 노래이고, 형용돈죵의 해볼라고도 마찬가지라고 생각됨.
물론 그렇지 않은 노래들도 있었지만 자유로 때까지는 흐름이 그랬던 것 같음.
그런데 이번 가요제는 뭔가 음악적 수준이 높아지고,
무도 멤버들의 수준도 상향조정되면서
무도+음악에서 음악에 더 초점이 맞춰진 느낌임.
그렇다고 무도 멤버들이 가수가 될 수는 없음
보컬 능력이 한두 달 연습한다고 만들어질 수 있는 것도 아님.
자유로 때 멤버 전체가 부른 <그래 우리 함께> 듣다가
길이 부른 부분 듣고 아이고, 이게 가수구나 하고 새삼 느꼈던 게 기억남.
다른 멤버들 소리와 차원이 달랐던 거임.
개인적으로 무도 가요제가 거대해지는 것에 대해서 별 생각 없었음.
음원 장악에 대해 여러 소리들을 하지만 음원 시장 비틀린 게
무도 잘못도 아니고 무도에 화풀이 할 일도 아니라고 생각함.
땡볕에서 몇십 명 관객을 대상으로 하건, 근사한 공연장에서 수만 명을 대상으로 하건 다 좋음.
그런데 이번 가요제를 보니
관객이 이렇게 늘어나다보면 음악적 수준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건가?
이런 생각이 들면서 이건 좀 아니지 않나 라는 우려를 하게 됨.
땡볕 시절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그럴 수도 없고)
뭔가 무도의 정체성을 음악에 녹여낼,
개그맨+뮤지션 이 조합의 특성을 음악에 녹여낼 방법은 생각을 해야 할 것 같음.
그렇지 않으면 몇몇 글에서도 본 것 같은데
그냥 음악에 무도멤버를 끼얹게 될 것 같음.
개인적으로는 스폰서와 멋진 헛간이 가장 좋았는데
왜 좋았는지 생각해보니
스폰서는 자이언티의 보컬이 정말 매력적이었고 가수+가수 조합이었음.
멋진 헛간은 밴드 음악이고 가사, 보컬, 악기편성이 다 좋았고, 정형돈의 음색도 괜찮았음.
그런데 이건 자유로 때 해볼라고 들으면서 노래 이상해 그러면서 들었던 거나,
유재석 유희열 노래를 으이그, 못 불러 그러면서 들었던 거나,
노홍철 장미여관 노래 들으면서 오빠들 파이팅 이랬던 거 하고는 좀 다른 포인트임.
말하자면 무도 가요제 노래는 음악적으로 감상하거나 푹 빠지자고 들었던 건 아니라는 거임.
근데 이번에는 뭔가 포인트가 달라져버린 느낌.
포인트가 달라져버리면 뮤지션이 아닌 무도 멤버들의 한계가 거슬리게 됨.
그래서 죽도 밥도 아니게 되버리는 듯한 느낌임.
그래서 무도 가요제가 개그맨+뮤지션 조합의 정체성을 잘 찾았으면 좋겠는데
어찌 해야 하는 건지는 모름.
이상 가요제 보고 들었던 개인적인 생각임.
출처 | 제 생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