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랫 글에서 단군 운운 하시면서
한자漢字는 한민족이 만들었으니 한자韓字로 고쳐야 된다고 하시는 주장이 있던데요,.
한문漢文을 만든 것은 지금의 국가나 민족을 떠나서
고대 동아시아 사람들이라고 생각합니다.
화북지역의 사람들이 처음 갑골문을 통해서 썼고,
이후 중화인들, 그리고 중화로 들어와 섞인 융족, 흉노, 선비족 등의 북방민족 지배층들,
그들에 의해 수천년간 만들어져 온 것이 한문漢文입니다.
그 한문漢文이 현재 모습에 가깝게 체계화 된 것은 중국 전한 후한 한漢나라 때입니다.
그래서 한문漢文입니다.
왜 현재의 대한민국의 글자라고 우리나라만 중심으로 두고 주장하시는 지 이해가 가질 않습니다.
그것도 그 근거로 환단고기를 들면서 말이죠.
물론, 한문漢文의 역사에서 우리민족의 기여도 분명 있겠죠. 2,000년 가까이 써 왔으니까요.
한반도의 서예라든지, 한반도의 한시漢詩라든지,
특히, 훈민정음. 우리의 한글로 인해 중세의 발음이 그대로 보존된 것은 한자문화의 큰 기여죠.
상주진한당송명청 대의 한자 발음을 늘상 변했습니다.
중원에 이민족들이 많이 유입되어 지배자도 바뀌고 했으니까요.
하지만 한국 뿐만아니라 베트남의 한자문화도 있고, 일본의 한자문화도 있습니다.
거란,여진족 등 북방민족도 한자를 이용하여 시를 짓거나 자체문자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중국 안에 얼마나 많은 지역들이 있습니까? 황하 중류, 황하하류, 발해연안, 회화유역, 장강유역, 사천성, 운남, 타이완 등등
대한민국의 과거 삼국,고려,조선은
중원대륙을 중심으로 한 동아시아문화를 일구어 온 한 구성원입니다.
한자와 유교,불교로 대표되는 동아시아문화권, 그것은 중국만의 문화도 아니고 한국만의 문화도 아닙니다.
중원을 중심으로 북방, 동방, 서역, 남만의 상호교류 속에
풍성하게 결실을 맺은 것이 동아시아 문화이고 그 중의 한 일원으로서 한국이 있는 겁니다.
한가지 여쭤보죠.
조선 수도가 한성 漢城입니다.
이것도 한성 韓城으로 바꿔야 합니까?
그렇다고 주장하시는 건 틀렸습니다.
한漢, 한韓, 한汗, 간干, 갈鞨 등은 음차입니다.
"한 길"은 "큰 길"입니다.
"한그(경상도사투리)"는 "아주 가득히"입니다.
"한글"은 "위대한 글"입니다.
"한울"은 "아주 큰 울타리 = 하늘"입니다.
"한[Han]"은 북방민족과 연관있는 우리말로
"크다", "넓다". "하나", "높다", "지도자(칸,한)"라는 뜻이 있습니다.
조선 수도의 한성 漢城은 음차일 뿐이죠.
애초에 한 韓 역시 음차였습니다.
만주와 한반도에 지도자들은 북방 초원의 영향을 받아
"-한" 이나 "- 간"이라는 칭호를 썼고
거기서 유래해서 삼한三韓이 된 겁니다. 단순 음차입니다.
(뱀발로 덧붙이자면, 한韓, 한汗, 간干이 일본에 가서는 "가라(韓)"가 됩니다.
"한 - 간 - 갈 - 가라 - 갈래 - 겨례"로 변하며 의미가 추가되죠.)
원래 한韓은 춘추전국시대 삼진三晉이었던 위魏,조趙,한韓에서 쓰였고
더 올라가면 주나라의 제후국 이었습니다.
"오직 우리만의 것"은 없습니다.
순우리말이란 것도 북방계와 남방계가 있듯이 모두 상호 교류하며 생긴 것입니다.
공간상, 시간상의 차이와 고유성은 있겠지만요. 유념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