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학하고 이일 저일 겹치며 인생 낙오자 된 기분을 떨치기 위해
파이팅 넘치게 운동을 하자!! 살을빼자!! 하며 동네 헬스장을 가게됐어요.
안그래도 헬스장은 처음이었는데다가 여긴 남탕이라(주로 아저씨)
운동바보인 저는 민망민망열매를 먹고 사람 없는 시간대만 골라다녔습니다.
며칠쯤 지나고
말도안되는 자세로 운동을 하던 제가 안쓰러웠는지
한 남자분이 옆에와서 가르쳐주며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연락을 하게됐고,
알고보니 이 짐에 꽤 오래 다녔던 사람인데 꾸준히 저녁에만 오던 사람이
제 시간에 맞춰 아침에 나와서 가르쳐주고 안나오던 날에도 나오고하니
트레이너들하고 몇몇 사람들이 놀리고 그랬어요 헬스장에서 연애하냐고 핳..
결국 그 남자분과는 잘 되진 않았고... 살짝 어색해져서
헬스장 친목이 얼마나 무시무시한가를 저는 깨닿고^^
그 뒤로는 되도록이면 친구도 안만들고 누가 말걸어도 적당히 쳐내고
얼굴 익힌 사람들과 목례만 하며 다녔습니다.
어찌됐든 운동에 취미가 붙어 보통 여자들 잘 안하는 운동에까지 손을대고....
처음에 맨몸 스쾃도 제대로 못하던거에 비하면 중량도 꽤 치면서 하게 되니
사람이 많거나말거나 저녁에도 나가고 암튼 그러다보니 트레이너분들이랑도 많이 친해졌고
여자가 많이 없고 꾸준히 나오는 여자는 더더욱 잘 없어서 맨날 오시는 아저씨들이 기특해하심 ㅋ ㅡㅋ(자랑)
뭐.. 그랫는데요 이 일은 오늘 있었네요.
오늘은 알바 쉬는날이라 친구랑 밥먹고 놀다가 바로 운동을 가기로 합니다.
시간이랑 동선이 애매해서 나갈때 아예 운동복을 챙겨갔어요.
짐 들어가니까 세시쯤?
운동 다하고 옷갈아입기도 귀찮아서 가방만 가지고 그냥 나가려고 락커에서 가방 꺼내는데
탈의실안에서 들리는 얘기가 아무래도 제 얘기더라구요.
구조가 여자탈의실 문 앞을 락커가 벽이랑 직각으로 가로막고있어서 안으로 들어가면 밖이 안보이니
저 있는줄 모르고 계속 떠들대요.
전에도 남자 하나 물고 운동하더니 이젠 트레이너한테 꼬리친다
좀 아까도 봤냐고 xx오빠(트레이너)한테 눈웃음 치는거 오늘은 아주 더 발악을 한다
(여기서 확신ㅡㅡ 왜냐하면 저 들어가고 십분쯤 있다가 저 트레이너분 늦게 출근하셨고 사실 오늘도 여자라곤 저, 저 여자들, 아주머니 몇분 계셨는데 아주머니들 얘기는 아닐테니..)
남자꼬시려고 짐 다닌다 여우년이
운동을 하는데 왜 꼴사납게 화장을 하고오냐
곧죽어도 남자있는데서만 운동한다
키도작아서 안꼴리는게 꼴에 운동 열심히하는척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괜히 튀려고 옷도 튀는거 입는다 ㅋㅋㅋㅋㅋㅋㅋㅋ
하핳하ㅏㅏ카ㅏㅏㅏㅏㅏ카하하하ㅏㅏ
화장이야 친구만난다고 비비에 아이라인 그렸고 평소엔 비비 바를때도 있고 걍 모자쓸때도 있고
남자있는데서만 운동하는건 댁들이 체스트프레스 머신에만 둘러앉아있어서 모르나본데 이 짐 어디든 거의 남자밖에 없고
전에 그 남자도 엄밀히 말하면 그쪽에서 먼저 다가온거고 그 뒤론 교훈이란걸 얻어서 친목질 하지않았고
트레이너를 꼬신단건 뭐여 대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운동하고 뻗어있으면 옆에와서 얘기하고 그러는데
그거 보고 그러는건지
키작은건 미안 울엄마도 나한테 미안하댔어 너무 그러지마요 안꼴리는건...그건...하.......
옷은 또 왜 ㅋㅋㅋㅋㅋㅋㅋㅋ 메로나색 후줄근한 반팔티에 걍 리복 반바지 입었는데!!!!!!!!11
정말 심장이 벌렁벌렁했어요.
딱히 다혈질도 아니고 강심장도 아니라 그 상황에 그냥 이대로 모른척 나갈까..도 생각햇지만 그건 또 자존심 상해서.......
락커 너머 안으로 들어가니 여자 셋인데 움찔들 하네요. 더 충격인건 그중에 한명은 헬스장 여자 트레이너. 에효
나머지 둘은 일주일에 두번쯤 봤었는데 내가 느낀 곱지않은 시선은 나만의 느낌적인 느낌이 아니었구나!!
한 삼초 쳐다보다가 말하고 나왔습니다.
제 얘기 재밌게 하시는거같던데 되도록이면 저도 같이 하자고 제 번호는 트레이너 언니가 회원정보 보면 아실테니 연락주시라고.
근데 진짜 연락오면 무서울듯. ㅋㅋㅋㅋㅋㅋ 안마주치고싶다 진짜 흐아......
그랫어요 아무튼. 긴 하루였네요. 마무리는 어떻게 하지..
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