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생물 교과서에도 나오는 고리종의 대표적인 예인 엔시타사도롱뇽.)
(고리종을 나타내는 가장 대표적인 예. 아래를 참조.)
고리종(ring species)는 연속한 이웃 개체군이 쭉 이어진 것을 의미하는데 서로 근접한 개체군끼리는 교배가 가능하지만(한 종), 멀리 떨어져 있는 개체군끼리는 교배가 불가능한(다른 종) 것입니다. 이 고리종은 시간에 따라 유전적으로 "분기"가 발생한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진화현상에 대한 중요한 생물지리학적 증거 중 하나입니다.
위의 색띠 예가 가장 기초적인 고리종의 예시입니다. 위 그림에서 한 색을 하나의 개체군이라고 본다면, 이웃한 색띠(개체군)끼리는 서로 교배가 가능하지만 점점 멀리 떨어지면서 유전적으로 서로 달라집니다. A의 예시가 대표적인데, 이를 개방된 고리종(Opened ring species)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 A를 B와 같이 돌돌 말면 서로 양 끝의 교배 불가능한 개체군이 가까워지는데, C와 같이 서로 같은 지역에 있으면서도 유전적으로 분기가 이루어져 서로 교배가 불가능한 개체군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이 고리종의 예시로 가장 대표적인 것은 몇가지가 있습니다.
(고리종의 대표적인 예시인 큰갈매기. 노르웨이에서 촬영. 왼쪽이
Larus argentatus, 오른쪽이
Larus fuscus이다.)
(큰갈매기속의 고리종 모형. 1부터 시작해서 점차적으로 아종으로 분기가 변하다 7에서 다시 되돌아오면 교배가 불가능할 정도로 분기됩니다)
고리종의 가장 대표적인 예시는 큰갈매기속(Larus)입니다. 이 큰갈매기속은 북극을 중심으로 한 원형 모양으로 서식지를 이루고 있는데, 1번의
L. fuscus부터 시작해서 바로 옆끼리의 아종 사이에는 교배가 가능합니다. 그런데 이 아종 무리가 지구 한바퀴를 돌아 7의
L. argentatus argenteus로 돌아오면 1번과 2번 사이에는 교배가 전혀 불가능한, 서로 다른 종이 되버립니다.
(버들솔새(
Phylloscopus trochiloides)의 교배 지도.)
또 다른 예시로는 버들솔새가 있습니다. 버들솔새는 히말라야 산맥에
P. t. trochiloides라는 종(지도의 노란색)으로 서식하고 있는데, 아프가니스탄으로 해서 중앙아시아 쪽으로
P. t. viridanus라는 아종(지도의 파랑색)으로 뻗어나가고, 다른 쪽으로 만주-연해주 방면으로
P. t. plumbeitarsus라는 아종(지도의 빨강색)이 뻗어나가서 시베리아에서 둘이 만나면 서로 교배가 불가능해질 정도로 유전분기가 벌어집니다.
(노래참새(
Melospiza melodia)의 서식지 지도.캘리포니아 가운데의 시에라네바다 산맥으로 fallax와 heermanni로 갈라진다.)
또 다른 예시로는 노래참새가 있습니다. 노래참새는 캘리포니아 북부-네바다 주에서 M. m. montana라는 종으로 서식하는데, 시에라네바다 산맥을 기준으로 동쪽에는 M. m. fallax, 서쪽으로는 M. m. heermanni로 갈라져 캘리포니아 반도에서 둘이 만나면 상호 교배 불가능하게 됩니다.
(대은룡 (
Euphorbia tithymaloides)의 서식 지도. 아메리카 해안에 E. tithymalodies가 서식하며, 버진 제도(사진의 네모쳐진 부분)에서 서로 갈라진다.)
식물에도 예시가 있습니다. 중앙아메리카와 카리브 해에 서식하는 대은룡이라는 종은 아메리카 해안에서 E. tithymalodies(사진의 초록점)이라는 아종이 서식합니다. 그런데, 쿠바 방면으로 하여 E. smallii, E. angustifolia(사진의 빨강점)으로 갈라지고, 카리브 제도에서 E. padifolia(사진의 파랑점)으로 갈라지다가 사진에서 네모 박스가 쳐진 푸에르토리코와 버진 제도에서 두 갈라진 아종이 만날 때에는 서로 교배가 불가능하게 갈라져 버립니다.
이 고리종의 발견은 종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심각한 문제도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종이라는 것은 생물학적으로 서로 상호교배가 가능한 개체군을 일컫는 말인데, 이 고리종의 같은 경우에는 바로 옆의 개체군끼리는 교배가 가능하나 양 끝단의 종끼리는 교배가 불가능한, 한 종으로 보기에도 두 종으로 보기에도 애매한 문제를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여기서의 결론은 생물이라는 것은 선적으로 계속 이어지는 존재이기 때문에 한 점으로 구분할 수 없다. 정도로 요약을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