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 길에 베스트온 맨붕 게시판 글 보며
매일 고구마 100개 먹은듯한 갑갑한 느낌을 받았는데
사이다 게시판이 생겨서 너무 좋네요
저도 사이다게에 글 올리고 싶어서 별거 아니지만 하나 올려 봅니다
편하게 음슴체로 쓸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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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은 다 아이큐 높고 공부를 잘함 (다만 전부 문과인..)
근데 나는 되게 평범(?)한 편임 중학교 때 평균 80점 정도 나오는 학생이었음
부모님이 성적에 연연하지 않으셔서 공부에 압박감을 가진적이 없음
게다가 평준화 지역이라 고등학교 잘 가려고 공부할 필요도 없어 매우 좋았음
아무튼 그런데 중학교 2학년 때 쯤이었음, 중간고사 끝나고 맘편이 쉬고 있는데 전화가 울림
나 : 여보세요?
? : 안녕 00이니? 나 아빠 친구 □□ 이야
나: 네 안녕하세요! 저 그런데 아빠는 오늘 출근하셔서 집에 안계신데요
□□: 응 알아 00이 한테 궁금한게 있어서 연락했어
나: 뭔데요??
□□: 너 중간고사 봤지? 평균점수 몇점 나왔어?
나: 85점이요!
□□: 아 그래? 우리 아들은 평균 90점 나왔는데!
나: 예??? (왜 갑자기 아들자랑을??)
□□: 에휴~ 00이 공부 못하네, 공부 잘하면 아들 친구중에서 남자친구 소개시켜주려고 했는데
나: 예?????????????? (아들도 아니고 아들 친구 소개? 아니 나랑 3시간 거리에 떨어진 지방에 사시면서 무슨소리?)
□□: 아무튼 열심히 하도록해~ 잘있어~
전화를 끊고 어이가 없었음
원래 좀 푼수 같은 아저씨인건 어린 나이에도 알았지만....
그리고 다음 기말고사가 왔음
근데 시험 공부를 하는데 다 내가 관심있고 잘하는 분야였음! (수학도 제일 쉬운단원)
이 때다 싶어서 열심히 공부했고 난생처음 평균 96점의 점수를 받음
그리고 학창시절이 끝날 때까지 다시는 이 점수를 받지 못함..큽..
아무튼 또 시험이 끝나고 또 아저씨한테 전화가 올까 기다리고 있었음
아니나 다를까 전화벨이 울리는거임
나: 여보세요?
□□: 오 00아 나야 기말고사 잘봤니?
나: (아주 해맑은 목소리로) 아 네!! 평균 구.십.육.점. 받았어요!!
□□: 어..어 그렇구나 잘했네 그래 잘지내...
정말 황급히 끊어버리심ㅋㅋㅋ
이 일이 있고나서 아빠한테 말씀드렸더니 '그런 일이 있었냐?' 이러시며 웃으심
정말 깨알 같지만 상쾌한 기억이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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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는 역시 어렵네요
즐거운 금욜밤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