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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 둘, 남동생 하나24- 이토록 즐거운 형제들
게시물ID : humorstory_43998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소울메이커
추천 : 115
조회수 : 10593회
댓글수 : 19개
등록시간 : 2015/08/20 21:3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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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으로 집안 식구들이 장난 치는 걸 너무 좋아한다. 오늘도 사소하게 당해서 쓰는 이야기이다.
우리 큰오빠는 온화한 컨트롤러이지만, 너무 온화하고 차분하지만, 가끔은 작은오빠랑 별반 다를 것 없이 장난을 치기도 한다.
그럴 때보면 아, 쟤네 둘이 형제는 형제 인가 보다 싶어서, (둘이 생긴 것도 성향도 워낙 달라서 주변 사람들이 말하던)
병원에서 애들이 바뀌진 않았나보네 하고 안도감이 든다.
 
1. 그 때부터였어.
자취를 시작하고 나서부터 빨래를 누군가 돌려 놓으면, 꺼내서 널어두는 건 함께하고 있는데
어느날 부터인가 양말 한 쪽이 계속 없어지고 있다는 것을 눈치챘다.
 
나: 오빠, 양말 한 쪽이 자꾸 없어져.
큰오빠: (무심하게) 큰일이다.
작은오빠: (웃음을 참지 못하고) 큰일이네.
나: 야...
 
알고보니, 오빠들이 내가 벗어놓은 양말 한 쪽을 여기 저기에 숨겨 놓은 것...
 
나: 진짜 하지 말라고. 진짜!
작은오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 진짜 하지마. 싫다는데 왜들 그래?
큰오빠: 안할게.
나: 대체 왜 그래? 왜?
큰오빠: 그게...있지...
나: 뭔데.
큰오빠: (아주 온화하게 말해서 빡침) 내가 해리포터를 보고 세번 울었는데, 한번은 시리우스 죽을때, 두번째는 덤블도어 죽을 때, 세번째는 도비 죽을땐데.
나: 뭔 소리하는거야.
큰오빠:; 도비 가는 길에 내가 양말 하나 못해줘서. 그때부터였어...
나: 닥쳐. 닥치라고.
 
2. 발목
장난을 치기 위해서라면 시간도 아깝지 않은게 우리집 남자들이다.
하루는 집에 들어갔는데 불이 다 꺼져 있길래, 아무도 없나 하면서 방으로 들어갔더니
바닥에서 누가 발목을 확 잡았다. 너무 놀래서 허공에 욕을 3회 발사하고, 발을 다다다다 굴렀는데,
막내가 우와아아악 하는 소리를 지르면서 일어났다.
 
막내: 나나 마니 놀라쬬?
 
이불 사이에서 땀에 절어서 해맑게 일어나는 막내를 보니 (이거 하겠다고 누워서 키득거리며 기다렸을 생각을 하니)
너무 화가 나서 가방으로 때렸는데, 맞으면서도 너무 즐거워했다. 아 열받아.
 
나: 나가. 나가라고!
막내: 알았어. 흐흐.
 
막내가 나가고 옷을 갈아입으려고 장을 열었는데, 장에서 너무 해맑은 얼굴로 나를 보고 있는 작은 오빠를 보고
크아하아ㅣ으오ㅓ아ㅑㅏ학아앟아콰ㅗ아코타ㅕ아ㅜ  소리를 지르고 그대로 문을 닫아버렸다.
밖에서 막내가 웃는 소리가 들렸다.
순간적으로 하나 더 숨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 진짜 그냥 나오라고! 야! 야 이자식들아!!!!
 
그랬더니 장롱 문을 열고 작은 오빠가 아무렇지도 않게 나오더니 방을 나갔고,
그 이후에 굉장히 온화한 표정으로 장롱 위에서 큰오빠가 뛰어내...내려왔다.
정말 심장이 벌렁거려서 진정이 되질 않았다. 나는 정말 무서운게 너무 싫어서 영화도 안보는데...
 
나: 나랑 얘기 좀 해. 어?
 
내 반응을 예상한 듯 거실에서 셋이 얘기도 안하고 무표정하게 있는 거 까지 짜맞춘 거 같아서 화가 났다.
결국 내가 하지 말라고 말하다가 서러움이 목구멍을 타고 올라와 엉엉 울어버렸다.
 
나: 진짜 부탁할게. 하지 마.
큰오빠: 안 할게. 안할게. 왜 울어. 울지 마.
막내: 나나. 울지마. 왜 그래. 장난이였어.
냐: 진짜 싫다고. 하지마. 놀라는 게 좋냐? 좋아?
작은오빠: 좋으니까 하지.
나: (버럭) 하지말라고 이 미친놈들아!!!!
 
그날 저녁, 놀란 마음은 큰오빠가 쏘는 치킨으로 달랬다.
그 이후로 장난을 안 치는건 아니다. 욕실에 죽어 있는 척도 하고, 현관 앞에 쪼그리고 앉아서 기다리기도 한다.
(불꺼진 집에 문열고 들어왔다가 오장육부를 입으로 뱉어낼뻔)
 
장난도 심하게 치고, 비생산적인 활동에 마음을 쓰는 이 세 남자는 내 형제이다.
우리는 넷이고, 함께 살며 특별한 순간을 공유한다. 하지만 안 했으면 좋겠다. 정말...
출처 장난을 위해서 목숨거는 오빠새끼 둘과 남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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