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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없던 스무살 짧았던 첫 연애 - 3 -
게시물ID : humorstory_43996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컴공과문과생
추천 : 2
조회수 : 487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5/08/20 04:57:07
그날은 벚꽃이 정말 너무 아름답게 피어 보는 사람들 마음을 모두 달달하게 만들고, 또 하늘에 별도 굉장히 많이 보이는 그런 3월의 좋은 날이었다.
 

수업이 끝나고 자연스레 방에서 컴퓨터를 켜고 와우를 킨 나는, 갑작스런 남자동기들의 소환에 또 술자리를 가지게 되었다.
 
할 일은 없고, 시간만 많은 전형적인 신입생 이였던 우리는 자연스레 화제를 여자이야기로 꺼냈고,
 
학교나 주변에 예쁜 친구들이 있는지 여부를 캐물으며 뒤늦은 호구조사를 하고 있었다. 한참 웃으며 잘 이야기가 돌고 있던 중에,
 
나는 순간 들린 단어에 내 귀를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그녀의 이름이 나왔기 때문이다.
 

그녀가 썩 예쁘게 생겼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녀의 비율만큼은 굉장히 좋았었다.
 
다리가 무척 예쁘던 그녀는 항상 하늘하늘거리는 치마를 입고 다녔고, 그게 몇몇 친구들의 눈에는 무척 좋아보였던 모양이다.
 

무척 짜증이 났다, 이대로 입 다물고 있다간 언젠가 닭 쫓던 개 지붕 보듯
 
그들이 손을잡고 예쁘게 걷는 모습을 저 멀리 발리에서 울면서 지켜볼 것만 같았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그녀를 좋아한다며 고백해버렸다.
 

순간의 정적이 흘렀다. 이제 대화의 중심은 나였다. 이 구역의 중심은 나야! 라고 느낄정도로 나는 술을 많이마셨던 상태였고,
 
또 친구들의 관심도 전부 나에게로 쏠렸다. 취조당하는 범인마냥 떠듬떠듬 나는 첫 만남에서부터 지금까지의 일을 전부 친구들에게 고백했고,
 
그치만 걔는 나를 친구로 밖에 보지 않는 것 같다며 고민을 토로했다.
 

그 동안의 마음고생을 전부 털어버리려는 듯 미친 듯이 속사포로 랩을 뱉는
 
나에게 친구들은 말없이 술잔을 주었고, 내 앞에 모든 안주를 몰아주며 계속 이야기를 하라고 하였다.
 

재잘재잘 뭐라고 떠들었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왜냐하면 그 모든 것들은 그날에 있었던 일중 그 어떤 중요한 부분도 차지하질 않기 때문이다.
 

그래 맞다, 나는 그렇게 친구들에게 한참 하소연을 하던 중 갑자기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그녀에게 고백을 하러 갔기 때문이다.
 

조금만 상식적으로, 아니 조금만 술을 덜 먹은 상태였다면 그녀에게 고백을 하는 일 따위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매일매일 술을 먹던 나를 그녀는 걱정을 넘어서 한심하게 보는 눈치였고, 앞으로 F는 니가 깔아주는 거냐며
 
언제 정신차릴래 라는 충고를 종종 해주고 있었으니까.
 

그녀에게 얻어마신 컨디션과 여명이 9캔에 다다른 그날 밤 나는 그녀에게 전화를 걸었다.
꽃잎이 많이 떨어져 아름답던 길을 함께 걷고 싶다고 생각했던 그날, 나는 그녀에게 고백을 했다.
 

내 고백을 침착하게 들은 그녀의 첫 마디는 차가웠다.
당연했다. 그전까지 철저하게 친구인 척 연기했던 나였으니까,
거기다 매일매일 안마시면 죽을 것처럼 필사적으로 술을 마셨던 나였기에 그녀가 차가운 것도 이해는 간다.
 

하지만 술기운인지 아니면 복받쳐서인지 나는 친구들에게 했던 레파토리를 똑같이 그녀에게 읇어주었고,
그 외에도 이런저런 듣기좋은 미사여구를 가져다 붙여 꽤나 긴 시간을 이야기 했던 것 같다.
 

맨정신에 이야기해도 그거 다 기억할 수 있냐는 그녀의 물음에 살짝 정신을 차리고 내가 뭔 짓을 한거지 싶었지만,
다음날 00카페에서 보자는 그녀의 말에 대답을 한 후 전화를 끊었다.
 

그녀와 살짝은 긴 통화가 끝는 직후에 바로 치즈돈까스의 그녀들에게 연락을 했다.
여기서부터는 신중해야 했다. 내가 술을마셔 홧김에 고백을 하긴 했지만,
가 키워왔던 예쁜 마음도 술과 알콜에 찌들은 거짓말처럼 보여선 안되니까.
 

돈까스들에게 전화를 걸어 사실은 내가 새빨간 거짓말을 했다고,
그녀를 좋아하는데 부끄러워서 그랬다는 말을 하며 여리고 순수한 모태솔로인 내 자신을 그대로 보여주었고,
살짝 모성애가 느껴졌는지 한참 까악 까악 대던 그 친구들은 무조건 내편이 되어 설득시키겠다며 나에게 열렬한 지지를 보내주었다.
 

그리고 다음날, 나는 내가 입을 수 있는 옷 중 제일 깔끔한 옷을 챙겨입고 카페에서 그녀를 기다렸다.
     

출처 1부주소 
http://todayhumor.com/?humorstory_439959
2부주소
http://todayhumor.com/?humorstory_4399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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