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붕 게시판 보다 예전에 멘붕했던 일이 있어서 써봅니다.
월급날이 멀었는데 통장에 잔고가 음쓰므로 음씀체
회사 우리팀에 인턴이 하나 왔음. 나이 어리지 않았음.
이미 전에 다른 회사에서도 인턴을 해본적이 있다고 함.
일단....첫 출근날 40분 지각을 했음
집이 멀어 시간 계산을 잘못했다고 함. 그 이후로 지각은 하지 않아 이해하고 넘어갔음
그러나 이 인턴은 태도가 사람 참 은근히 빡치게 했음
이전에 인턴 하면서 사회생활 해본 사람 치고 참 뭘 몰랐음
그 예로,
1. 회의시간 스쿼트
딱딱한 회의 시간은 아니었고 나나 다른 사원은 물건을 꺼내고 왔다 갔다하는 분위기이긴 했지만
이 인턴은 테이블 옆에 서서 대기하다가 갑자기 스쿼트를 하기 시작함
처음에 모두가 너무 당황해서 아무도 언급을 못하고 그냥 다들 못본체 함
그런 상황이 몇번 반복되자 결국 회의 시간에는 그런거 하는거 아니라고 말해줌;;;
이런 것 까지 말해줘야 하나
2. 인턴이 처음 와서 물어보던 질문 (손짓해서 자기 자리로 오라고 한 다음)
-엑셀에서 창 두개 같이 어떻게 띄워요?
팀장님이 검색해서 자료 만들어 오라고 하시니까, 물어보는게
-구글에서 검색해요? 네이버에서 검색해요? 검색어는 뭘로 해요?
3. 서류 한뭉치를 복사해오라고 시켰는데 한참이 지나도 안오길래 보니 복사를 1장씩 하고 있었음.....ㅠㅠ
4. 위에 언급했듯이 질문 있을때 손짓해서 부르기 혹은 자기 자리에 앉아서 사람 불러 질문하기
나도 인턴도 해봤고 신입시절도 겪었지만 선배들을 내 자리에 앉아 손짓으로 불러본적 없음
질문이 있으면 안바빠보일때 가서 물어보거나 꼭 자리에서 봐야하는 거면 제 자리에 와서 봐주실수 있냐고 물어봤지
이 인턴은 그런것은 안중에도 없고 시도 때도 없이 자기가 막히는게 있을 때마다 사람을 불러재낌
5. 비슷한 예로, 하루는 내가 겁나게 눈썹 휘날리게 일을 하고 있는데
내쪽으로 걸어오면서 뭐를 쩝쩝거리면서 먹으면서 우물우물 질문을 함. (자기가 필요했던) 사무용품 어딨냐고.
내가 어떻게 아냐? ㅡㅡ 내가 문방구 주인도 아니고
이땐 정말 얘는 여기가 지네 집인줄 아나.. 내가 지 친구인줄 아나 그런 생각을 함.
6. 팀장님이 매일 업무일지를 쓰라고 시킴 (감시 차원이 아니라 우리에게도 좋은 습관이라며 쓰길 권하심)
인턴이 하는 일이 뭐가 그리 바쁜지 (아무도 그 이유를 모름) 매일 제출을 못하고 며칠치를 몰아 씀
7. 팀장님이 시켰던 과제........직무 조사............학원인줄
월급 받으며 직무조사
8. 면접시 포트폴리오를 들고 왔다고 함 - 링 달린 연습장에 손으로 잡지 사진 찢어 오려붙인 퀄리티
아시죠? 중고딩때 잡지에서 글자 하나씩 오려서 붙이는거 다들 해보셨을거임.
직업적으로 포트폴리오 만드는 분들은 이게 얼마나 황당한 포트폴리오인지 이해하실거라 생각함.
팀장님이 너무 어이가 없어서 이런걸 포트폴리오라고 제출하는건 회사를 무시하는 거라고까지 얘기함
9. 외부에서 온 전화받아서 모른다고 대답해서 외부사람이 우리에게 인턴이 저렇게 모르면 어쩌냐고 함...ㅠ
당연히 모를수는 있음. 근데 전화 응대 방식이라는게, 확인해서 전화드리겠다거나 해야되는거 아님?
그리고 우리에게 얼른 연락을 줘서 이러이러 한거 있었다고 해야되는거 아님?
오히려 업체사람이 먼저 연락을 해옴
이러한 사례를 겪고 쭉 지켜봐온 바, 일에 대한 열의가 참 없어보였음.
커피를 사주며 얘기도 해봤음
근데 이해는 잘 못했던거 같음.....
본인은 워낙 자유분방하게 자랐다고 함. 누군 억압받고 자랐니?
일 욕심이란게 남의 것을 뺏는것이라고 생각함. 어이가 음씀 ㅠㅠ
시간은 흘러흘러 나는 반대했지만 팀장님과 사장님은 일단 손이 모자라고 애는 착하니 처음부터 차근차근 가르쳐보겠다함
정직원 채용하겠다고
그렇게 내부적으로 결정하고 통보하기 며칠전이었음
화요일이었음.
인턴이 아침에 출근하지 않았음.
연락 다 씹음
보니까 월요일날 출근해서 아무렇지 않게 퇴근하면서 짐을 싹 챙겨갔음
바로 며칠전에 회사에서 선물로 좀 비싼 향수를 줬는데 물론 그것도 남김없이 다 챙겨갔음
제목에 카톡 퇴사라고 썼지만 본인이 카톡을 보낸것도 아님
인턴의 엄.마.가 카톡을 보냄
우리 **가 끝이 좀 dirty 했다고 (정말로 이렇게 표현)
근데 우리애가 적응 못하게 한 회사가 나쁘다고
본인이 화가 많이 났다고
보니까 엄마랑은 계속 회사 생활 힘들다고 얘기를 해왔었고
아마 주말쯤 그만두는걸로 결론을 낸듯 함
그런데 차마 관둔다는 말도 못하고 도망치듯 잠적한거임
그리고 그 엄마는 그런 자식이 부끄럽지도 않은지 자기 애 적응 못시킨 회사라며 앞자리 3자 달은 다 큰 성인 자식을 치마폭에 싸고 있었음
회사가 아니라 학원인줄 ㅋ
우리 엄마라면 내 등짝을 때리고 끝 마무리는 제대로 하고 오라고 했을거임
결론 - 왜 애가 그런지는 정말 엄마를 보면 알 수 있는거 같음
그리고 나서 이 모녀는 우리 회사욕을 그렇게 하고 다녔다고 함
당연히 잠적한 달 월급도 계산해서 지급했고, 그 사이에 명절이 있어서 명절 상여도 받고 선물도 받고 다 받아가놓고 ㅋㅋㅋㅋ
그런데에는 자존심이 없나봄
우리는 기가 차지만 그 인턴은 그런 태도로 어디 가서도 취업 못할거라는걸 알기에 그냥 웃을뿐
여전히 그 인턴은 우리 사이에서 금지어임 ㅋㅋ
마무리 어떻게 하지
그럼 취준생분들 다들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