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폐허 - 스콧 스미스
영화 한편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드는 책이었습니다. 묘사가 특출난 것 같진 않은데, 읽고 있으면 머릿속에 장면이 생생하게 떠오릅니다.
여행 간 친구들이 이상한데에 고립되며 벌어지는 공포, 란 점에선 흔하다고도 볼 수 있는 스토리지만 이게 머릿속에서 생생하게 그려지는 순간 흔하지 않은 이야기가 됩니다. 오히려 영화였다면 B급이었을텐데, 소설이라 A급이 된 것 같습니다.ㅎㅎ
좀 과한 설정 아닌가 싶은 부분도 있지만, 이런 더운 때엔 소름 쫙! 끼친다는 사실만으로도 그런 건 다 용납이 됩니다. 애초에 공포에서 '현실성' 찾는 것도 조금 우습구요.ㅎㅎ
꽤 두껍지만 재미있고 술술 읽힙니다. 좋네요~
2. 도깨비불의 집 - 기시 유스케
원래는 검은 집을 추천받아서 보려고 했는데, 대출중이더라구요. 게다가 예약자가 3명;; 대신 다른 걸 빌려왔습니다.
좋은 점에서도 나쁜 점에서도 김전일을 닮은 책입니다. 그리고 전 김전일을 좋아하는지라 재미있게 잘 봤습니다. ㅎㅎ
가볍게 읽기 좋은 추리 소설입니다.
3. 남은 날은 전부 휴가 - 이사카 코타로
일본 작가 중에선 제가 제일 좋아하는 이사카 코타로의 책입니다. 그래서 평이 중립적이지 못합니다.ㅎㅎ
이사카 코타로다운 책이고, 평소보다 더 가볍고 유쾌합니다. 작은 이야기가 모여 하나의 큰 퍼즐을 만들어내는 느낌이 좋습니다.
특히나 마지막 열린결말은, 제가 지금까지 본 것중에 가장 당돌하면서도 신선한 열린 결말이었습니다.
"뭐랄까, 자네는 좋은 사람인지 나쁜 사람인지 헷갈리는 걸"
"아니 무슨 딸기 맛, 레몬 맛처럼 라벨이 붙어 있는 것도 아니니까요."
4. 대디러브 - 조이스 캐럴 오츠
다른 작품도 찾아서 읽고 싶게 만들어지는 작가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제가 혐오하는 유괴+아동성범죄 소재라 자칫 잘못하면 앞으로 이 작가건 다 안봐!! 가 될 수도 있었을 텐데(제가 좀 편협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가가 전달하고자 하는 바가 명확했고, 현실적인 동시에 전달의 정도를 넘어서지 않아 더 몰입해서 볼 수 있었습니다.
게다가 마지막 결말이 참...
인물들의 입장이 선명하고, 사회적인 시선이 굉장히 현실적인데다, 제발 '살아만 있어다오'하고 바란다 해도, 그 '살아 있음'에서 오는 또다른 감내해야 할 피해와 피해자들이 견뎌내야 할 것을 명확히 보여줘서 더 안타까운 점도 있습니다.
마지막 결말도 참 그렇고, 결말이 난 이후에도 끝이 아니란 생각에 말이죠.
여하튼 그냥 공포물이라기엔 생각할 거리가 많았습니다.
5. 종말문학걸작선
스티븐 킹이라기에 읽었는데, 전체적으로 우수한 단편들이라 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1권은 많이들 빌려갔는지 좀 낡았는데 2권은 새것 같더군요. 1권에 스티븐 킹이 있다면 2권엔 야생종 작가인 옥타비아 버틀러가 있습니다.ㅎㅎ
SF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한번 보시는 것도 좋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