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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압?) 이상한 친구놈때문에 벙찐.ssul
게시물ID : menbung_2270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초매샤츄
추천 : 0
조회수 : 635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5/08/19 10:2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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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만 해도 아직도 어이가 없으므로 음슴체.

지난 주말 저녁에 모처럼 고딩시절 친구들을 만나기로 함…오래간만에 얼굴도 보고 술도 좀 푸자 하고 기대에 부품. 각자 사느라 바빠서 자주 못 보다보니.

만날 장소를 정하다보니 약속 장소가 신촌으로 잡혀서 나한테는 좀 먼 곳이라는 것만 빼면 시작은 나쁘지 않았음.

나란 사람은 약속 시간에 늦으면 어쩌지 부들부들하는 소심쟁이라 일곱시에 보기로 하고선 일찍 나가서 여섯시 반에 신촌역에 도착.

다른 친구들에게 카톡질을 하며 ㅋㅋㅋ나 너무 일찍왔나봄ㅋㅋㅋ하며 시간 죽이기 시전. 하나둘씩 친구들 나타나고 어디서 먹어야 잘 먹었다고 소문이 날까 토론회를 벌이기 시작함.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됨. 

친구중에 현재 직장 출퇴근 문제로 신림역 쪽에서 자취하는 친구가 있었음…근데 사실 친구들 사이에서 그닥 평이 좋진 않았음.

일이 바빠서 자주 못 보는거야 뭐 월급살이 해야 하니까 이해해 줌…근데 이 시키 지갑은 항상 비어있음. 모임때 다들 회비조로 이만원 삼만원씩 걷어서 그걸로 노는게 보통이었는데 이 시키만 맨날 돈없다고 노래를 부르며 만원이라도 내주면 다행임.

거기까지도 다닌다는 직장이 암만 들어봐도 악덕 블랙 회사스러우니 어떻게든 넘어가 주겠는데 늘 약속 시간에 늦는데다 심각한 길치라서 카톡이나 전화로 우리 어디어디에 있어 하는 정도로는 죽어도 못 찾아와서 항상 누구 한 명이 모시러(…) 가야 함. 

아무튼 그날도 모이기로 한 여섯 중 그 시키 빼고 다섯이 다 옴. 그 시키 늦는거야 늘 있던 일이니 이젠 그러려니 하며 대표로 나님이 어디쯤 오고 있냐고 카톡을 날림. 금방 대답이 돌아왔는데 여기서부터 깨기 시작…지금 사당역을 지났다고 하는 거임.

사당? 왜 사당? 이 시키 신림에 살고 있음. 그래서 우리랑 보기 전에 무슨 다른 용무가 있었나보다 하고 어디 갔다가 오냐고 물어봄. 아니라고 함. 그러더니 한다는 말이 ‘야 신천은 꽤 멀다’

신천…순간 당황했음. 만나기로 한 데는 신촌인데. 뭐 이때 까지만 해도 그렇게 심각하진 않았음. 그냥 야 이 짜샤 신천 아니라 신촌ㅋㅋㅋ 메시지 못 읽냨ㅋㅋ하고 카톡 보내고 말았음.

솔직히 좀 짜증나긴 했음…약속 장소 공지 쏜게 나님이라 톡방 공지만 잘 봤어도 그런 멍충이 짓은 안함.

사당 지났다고 하니 되돌아오려면 한 세월이겠구나 하고 우리 먼저 자리 잡을테니 와서 다시 연락하라고 함. 그리고 보쌈집으로 가서 신나게 먹기 시작함.

한 이십분인가 지났을때 쯤 카톡이 옴. 도착했다고 지금 1번 출구라고 함. 말했듯이 심각한 길치놈이라 한 명이 모시러 가기로 함. 근데 좀 있다가 갑자기 카톡방에 불남. 핸드폰이 미친듯이 진동해서 깜놀했음.

신촌역 1번 출구에 데리러 가서 보니 그 시키가 없다는 거임. 대화를 보니 가관도 이런 가관이 없음. 요약하면

너 어디냐?
1번 출구 
지금 1번 출구 앞인데 너 안보인다.
1번 출구 맞는데?
투X플레이스 앞이냐?
여기 주변에 아파트밖에 안보임. 
아놔 짱난다 전화 받아라.

대충 이런 식이었음. 

그리고 잠시 뒤 데리러 갔던 친구가 씩씩대며 돌아옴…그 시키 ‘신천역 1번 출구’에 있는 거 같다고. 우리 다들 굳었다가 일단 빵터짐. 재미있어서 터진게 아니라 뭐야 그 ㅂㅅ은 류의 빵터짐이었음.

뜬금없이 주변에 아파트 뿐이라고 할 때 뭔가 요상하긴 했는데 진짜 제대로 ㅂㅅ인증함. 전화로 대판 욕했다고 함.

시바 넌 눈X이 삐었냐 신촌이라고 신촌 몇 번을 말해 신천은 뭔 ㅈㄹ이 염ㅂ…그 사람 많은 길거리에서 빡쳐서 막 고래고래 소리쳤다고 쪽팔려 죽는줄 알았다고 함. 

지금 생각해도 이해가 안됨…전화로 이야기한 거면 신촌 신천 뭐 잘못 들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함. 근데 카톡 메시지로 보낸건데 신촌을 신천으로 봤다고 하면 이건 뭐 난독도 아니고. 신천 아니라 신촌이라고 다시 알려주기까지 했는데 도로 신천으로 간 건 대체 얘가 뇌가 있는건지 의심스러움.

처음엔 이런 ㅂㅅ시키 dog시키 해가며 마구 씹던 우리들이었지만 왠지 모르게 그 시키 어디 아픈거 아니냐 쪽으로 흘러가서 분위기 급 심각해진 건 안 개그. 다 늦게 겨우 신촌으로 온 그 시키 생각했던 거보다 멀쩡해보여서 다시 신나게 갈군 건 아마도 정상.


…어떻게 마무리하지…음, 어쨌든 다음부터는 그 시키 부를 때 아예 누가 찾아가서 처음부터 데리고 오자고 반 개그로 결정함. 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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