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장염(충수돌기염) 초기증상은 흡사 급체를 한것같다. 아랫배 전체적으로 가스가 차오르는 듯하며 통증을 동반한 배설감이 든다. 하지만 화장실에서 엄청난 식은땀과 한께 탈진을 경험하게 된다. 이쯤에서 보통사람이라면 맹장염인가를 고민하게 되는데 필자는 맹장염은 움직일수도 없더란 말에 장염인가 했다. 급체인줄 알고 콜라 1.5리터를 이미 들이부은 상태에서 장염에 좋다는 유산균들을 재차 들이붓자 배가 터질듯 팽창하며 아파왔다. 고통은 참을만했다. 그날은 일요일이었고 저녁즈음이어서 참아보자 맘먹었다. 다음날 오전에 내과에 들렀을 때 의사쌤이 오른쪽 아랫배를 누르며 아픕니까 했을 때 아프다고 했다. 하지만 왼쪽 아랫배도 똑같이 아팠다. 장염같다며 약을 3일치 처방해줬다. 가만히 있어도 식은땀이 한바가지씩 흘렀다. 한발짝 뗄때마다 온몸에 전율이 일었지만 장염인가보다 했다. 이 즈음부터 간헐적 헛구역질이 생겼다. 오후쯤부터는 약기운 탓인지 견딜만했다. 멀쩡하지는 않았지만 앉아있으면 견딜만해서 일을 했다. 끈적한 땀이 쉴새없이 등을타고 흘렀다. 수요일에 다시 내과를 방문했다. 여전히 아프다고 하니 요즘 장염이 유행이라며 약을 또 처방해줬다. 토요일 즈음엔 거의 정신이 없었지만 집에서 누워만 있으니 견딜만했다. 장염이 길게가나 싶었다. 월요일.. 참다못해 집근처 다른 병원에 갔다. 초음파를 살피던 의사는 고개를 갸웃갸웃 몇 번 하더니 화면을 보여준다. "여기가 맹장 부분인데요.. 원래 맹장이 10cm 쯤 되거든요? 근데 환자분은 3cm 정도밖에 없네요. 염증 수치는 16000(?) 정도로 일반 충수염 환자보다는 낮지만 높은 수치고요. 초음파 자료 드릴테니 수술 가능한 병원으로 가보세요" 또 다른 집 근처 큰 병원에 갔다. 초음파 CD를 보던 외과의사는 당장 입원하라고 한다. 그날 오후 나는 복막염 수술을 받았다. 수술 후 눈을뜨자마다 걸으라는 간호사의 지시를 받게된다. 많이 걸을수록 장기가 빨리 자리잡고 회복도 빠르다는 말에 배에는 피통을 두개 달고 링거대를 밀며 오전 6시부터 밤 12시까지 복도를 걸어다녔다. 일주일간. 수술해준 의사쌤은 얼마나 둔하면 맹장 터지고 일주일이나 참았냐 했다. 자기 의사인생 첫 케이스라고 했다. 배 열고 똥치운다고 고생했다며 뭘 그렇게 먹어댔냐는 말에 쓴웃음이 나왔다. 그날 오후. 다른 병실에 거의 죽어가는 맹장수술 환자가 들어왔다. 그 환자는 10일 참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