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아빠의 싸움소리..........
하루도 빠짐없이 지독하게..싸우셨으니까요.
집기 던지는 소리에 고함소리에 깨지는소리에...
우리방에서 숨죽이고 동생들이랑 구석에 앉아있곤했어요.
다음날이 되면 어김없이 동네아주머니들이 저에게 몰려와서
"니네 엄마아빠 또 싸웠니? 어제도 소리 들리더마.. ㅉㅉㅉ"
어렸을적을 떠올리면 두분이서 싸우셨던 기억들만 한가득이에요.
그래서 결혼하기전 남편에게 간곡히 부탁했던게 있었어요.
서로 싸우게 되더라도 절대 아이앞에서 큰소리 내거나 싸우는 모습 보여주지말것.
다행히도 자상한 성격의 남편덕분에 결혼생활 8년중 싸워본게 딱 두번인듯해요.
그것도 큰소리없이였고 아이가 잠든 깊은밤에 조곤조곤 이야기한게 다에요.
아직까지 그거 하나만으로도 육아잘했단 생각에 되게 뿌듯해요..
일부러 아이들 앞에서 더 껴안고 더 뽀뽀해요.
엄마아빠는 서로 너무 사랑한다며 꼭꼭 이야기해요.
그래서인지 아이들이 늘 밝아요. 유치원에서도 웃음많기로 유명해요.
저는 남편에게 아이들이 밝게 자라주는건 우리가 서로 사랑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늘 이야기해줘요.
저 정말 잘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죠?
사실 이런 이야기를 갑작스레 적어보는 이유는..
오늘 남편이 운전중에 자기 어렸을적 행복했던 기억들을 이야기하는데..
저는 아무리 떠올려보려고 해도.. 행복했던 기억이 별로 없어서
갑자기 너무 우울해지더라구요..
아예 없던것도 아닐텐데 정말 기억이 안나요...
어렸을적부터 느꼈던 우울감이 아직도 저를 삼켜버리려고 할때가 있어요..
우리 아이가 제2의 내가 되지 않았으면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