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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관 알바 에피소드
게시물ID : humorstory_43981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tyro
추천 : 6
조회수 : 6163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5/08/15 06:02:59
영화관에서 4년간 알바를 했는데 그중에 몇가지 일화 얘기해 보려 합니다~
 
 
1. 오징어 에이드~
 
인터넷에서 도는 엄청 유명한 유머인데, 이게 실제로 알바했을때의 경험담임.
 
당시 매점에는 성수기를 맞이하여 엄청난 인파가 몰려 들었고, 나를 포함한 알바생들은 다들 기계적인 맨트로 주문을 받고 있었다.
 
매점 알바중 여자해 한명은 갓 20살이 되어 첫 알바를 하러온 가끔 얼타는 애였다. 오징어와 관계된 일화니 여징어라 하자.
 
여징어 : 고객님 주문 도와드리겠습니다.
 
고객 : 에이드 콤보 주세요.
 
여징어 : 네 에이드 콤보 에이드는 오징어에이드 자몽에이드 있습니다. 어떤걸로 선택하시겠습니까?
 
고객 : ??? 네? 무슨 에이드 있다고요?
 
여징어 : 네 고객님, 에이드는 오징어에이드와 자몽에이드가 있습니다.
 
고객 : (슬슬 웃기 시작한다) 오징어... 에이드요?
 
여징어 : 네 오징......어.....(이제서야 눈치를 챘다.) 풉.....푸.....힝.... //// 오....풉... 오렌지에이드...풉...
 
고객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징어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고객 : ㅋㅋㅋㅋㅋㅋ 오징....오렌지에이드로 주세요. ㅋㅋㅋㅋ
 
이랬다고 한다. 그 알바생은 지금 극장 직원으로 일하고 있다.
 
 
 
2. 오징어의 굴욕
 
한때 멤버십 가입 프로모션을 했었다. 고객에게 멤버십 가입 유도를 하고 가입을하면 인센(이라하고 작은 선물)을 받았었다.
 
매표에는 174cm에 대략 74kg정도 나가는 평범한 오징어 알바생이 있었고,
 
매점에는 187cm에 대략 77kg정도 나가는 이종석을 닮은 알바생이 있었다. 성이 오씨였으니 오종석이라 하자.
 
매표에 여자 고객 혼자 발권하러 왔다. 오징어 알바생은 기회다 싶어 멤버십 가입유도를 했다.
 
오징어 : (발권을 해주며) 고객님 이 통합 멤버십에 가입을 하시면....(엄청 친절하게 설명중)... 가입하시겠습니까?
 
여자고객 : 아니요. 다음에 할게요.
 
같은 여자고객이 매점을 방문했다.
 
오종석 : 안녕하십니까? 주문도와드리겠습니다.
 
여자고객 : 네 OO콤보 주세요.
 
오종석 : 네, OO콤보 하셨습니다. 고객님 그런데 멤버십 가입 하셨나요?(정말 그냥 툭 던지듯 얘기했다.)
 
여자고객 : 아뇨, 지금 할게요. 어떻게 가입하면 되죠?(일말의 고민도 없이...)
 
여자고객이 매표 오징어에게 말한 다음이 2분뒤였던 것이다.
 
참고로 매표와 매점은 2m 정도의 거리로 그냥 바로 옆이었고, 오징어 알바생은 마음속으로 눈물을 흘렸다더라...
 
 
 
3. 이건 약간 발암...
 
위 오종석 알바생의 일화인데, 이 알바생은 나이가 20살로 꽃같은 피부를 가졌었다.
 
나쁜아이는 아니었는데, 개념이 약간 모자라서 개념좀 채우라고 항상 오개념 오개념 하고 불렀었다. 성이 오씨였다.
 
그리고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그 누나다. 이 누나는 개념이 없으니 노개념으로 부르자.
 
오개념은 야간근무조였다. 야간근무는 보통 2~3시 사이에 끝나는데, 여느 청춘들이 그렇듯 아침까지 술로 보냈는데
 
이 오개념의 누나는 동생이 이러고 다니는 꼴을 보기 싫었던 모양이다. 항상 상당한 잔소리를 해댔던거 같았다.
 
아침근무를 하고있는데 사무실에 전화가 왔다.(난 중간관리자급 알바라 사무실 일도 하였다.) 생뚱맞게 피해본 나는 선의의 피해자라 하자.
 
선의의 피해자 : 네 OOO극장 선의의 피해자 입니다.
 
노개념 : 저 오개념 누나인데요.(첫 마디부터 상당히 톡 쏘며 이야기했다.)
 
선의의 피해자 : 네 안녕하십니까? 어떤 일로 전화 하셨습니까?
 
노개념 : 네 저희 오개념이 어제 일을 하고 집을 안들어 왔는데, 경찰에 신고할까 생각하다 일단 사무실에 먼저 전화하는건데요!
(보통은 사무실 전화는 고객노출이 안되지만, 오개념이 하도 술을먹고 다녀 누나가 사무실 전화를 받아놓은 모양이었다.)
 
노개념 : 우리 오개념 어떻게 됐는지 어제부터 연락도 안되고, 지금도 전화도 안되고 도대체 거기선 직원 관리를 어떻게 하는거죠?
 
선의의 피해자 : 아네. 아직 오개념이 연락이 안된다고요? 잠시만요... 전산상으론 2시에 퇴근한걸로 되있는데,
  일단은 어제 같이 일한 아이들에게 연락해 보고 다시 연락 드리겠습니다.
 
같이 일하고 있는 직원에게 이 사실을 말하고, 어제 야간 알바들한테 전화를 했지만, 역시나 다들 잠에 빠져 있는지 받는애가 없었다.
 
누나에게 거는 통화는 직원이 하기로 하고 난 오개념이 자주 다니는 극장근처 피시방을 둘러보기로 했다.
 
30분 가량 주변 피시방을 극장 유니폼을 입은채 돌아 다녔지만 오개념은 찾을 수 없었고, 다시 사무실로 돌아와야 했다.
 
사무실에선 직원이 굉장이 불쾌하다는 얼굴로 씩씩거리고 있었고, 내가 도착하자마자 울분을 토하며 얘기했다.
 
노개념 왈 : 아니 도대체 그놈의 극장은 직원관리를 어떻게 하는건가요?
직원들이 매번 늦게까지 술마시고 다니는데 관리할 생각도 안하고, 결국 이런 사단까지 나게 만드나요?
거기 그딴식으로 직원 관리 못하면 우리 오개념 거기 더이상 일 못해요. 못 보낸다고요! 알아 들었어요?
빨리 우리 오개념 행방 찾아내도록 하세요!
 
라고, 아주 싸가지 없이 난리 난리를 쳤다고 한다.
 
"아니 그걸 왜 다 받아주고 있어!!(직원이 나보다 어리고 친분이 있어 둘이 있을땐 편하게 얘기했었다)
우리가 무슨 오개념 선생도 아니고 여기가 무슨 학교냐고 다 큰 성인들이 행동하는걸 그것도 퇴근하고 나서
근무외적인 행동을 직장에서 터치를 해야할 일이냐고 그 누나 정말 개념없는 인간이구만!"
 
직원과 나는 한동안 열심히 그 누나를 씹었다.
 
그래도 오개념의 행방이 묘연한건 사실이고 은근 오개념은 오종석(이종석st)이었으니 밤길이 위험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다시한번 어제 야간근무자들에게 전화를 돌렸고, 통화가 된 아이가 말하길
 
"어제 오개념이랑 6시까지 술먹고 지금들어가면 누나한테 혼난다고 안들어 간다길레, 피시방에 9시까지 같이 있어주고
 집 들어가는 것까지 봤는데요? 걔 원래 한번 자면 전화고 뭐고 다 씹어요."
 
헐... 도대체 이게 무슨 상황?
 
오개념이 일부러 누나를 피해 출근시간이 지나서 집에 들어간 것이고,
 
집에서 고이 자고있는 동생을 찾아내라며 누나인 노개념은 극장사무실에 전화해 진상을 피운 것이다.
 
직원은 이를 갈고 노개념에게 전화를 걸었다.
 
"네 노개념님 동생분 행방을 찾은것 같습니다. 집에 들어갔다 하더라고요 노개념님 피해서 출근시간 지날때 말이죠.
여긴 학교가 아니고 직장입니다. 성인들의 사생활관리는 하지도 않거니와 할수도 없습니다.
노개념님 오개념 관리는 집에서 하시길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오개념은 내일부터 안나와도 상관없습니다.
우리에게 그렇게 중요한 인재도 아닙니다."
 
직원은 최대한 친절한 목소리로 전화를 통화를 하고 끊었다.
 
노개념은 진짜 오개념이 걱정되서 난리친게 아니라 말안듣는 동생이 열받는데 눈에 안보이니 잔소리는 못하고
화풀이 할 상대를 찾다 사무실에 전화를 한 듯 보였다.
 
그런것도 파악 못하고 걱정되고 죄스런 마음에 PC방을 전전하며 돌아다녔던 날 반성했다.
 
난 다음날 오개념을 만나 누나가 개념이 없으니 다시는 이런 무례한 행동 하지말라 전하라고 등등등등
탈탈 털어주었고, 오개념은 "우리 누나 원래 그래요. 지 잘난맛에 사는 인간이라" 라며 씁쓸하게 웃었다.
 
오개념은 그 후로 몇개월 더 일을 하였고, 가끔 누나와 같이 극장에 와 할인된 가격으로 영화도 보고 팝콘도 먹었다.
 
 
 
4. 그레이프임
 
상당히 이쁜 알바생 일화다. 약간 백치미가 있어 더 이쁜 받았었다. 간단하게 이쁘니로 하자.
 
고객 : 그레이프 환타 하나 주세요.
 
이쁘니 : 네, 고객님 환타는 오렌지와 포도가 있습니다.
 
고객 : 네 그레이프로 주세요.
 
이쁘니 : 환타는 오렌지와 포도가 있습니다.(고객이 못들은거 같아 다시 또박또박 물었다.)
 
고객 :그. 레. 이. 프.  포도 환타 주세요. 포도, 그레이프. (무시하는 식이 아니라 귀여워 하며... 역시.. 이쁜게 갑)
 
이쁘니 : 아..네... 죄송합니다. 그레이프 환타로 드리겠습니다.
 
고객은 새빨갛게 물든 이쁘니 알바의 얼굴을 보며 왠지 모르게 흡족해하고 음료를 받아갔다. 심지어 그 고객은 여자였다.
 
이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이가 1번 에피소드의 여징어였다. 본인의 흑역사를 덮을만한 사건이라 생각했는지
 
여징어는 이쁘니를 그날부터  그레이프 임(성이 임)으로 부르며 극장이 떠나가라 소문내고 다녔다.
 
 
 
5. 스트로우 = 빨대
 
위 일화와 비슷한 내용...
 
고객 : 여기 스트로우 어디있어요?
 
나 : 네 빨대는 뒤쪽에 준비되어 있습니다.
 
고객 : 그러니까 스트로우 어디있냐구요?
 
나 : (내가 잘 못전한거 같아서 다시) 네 고객님 빨대는 뒤쪽에 준비되어 있습니다.
 
고객 : 네 그건 알겠고 스.트.로.우 어디있냐구요? (상당히 짜증내며 강조하였다.)
 
나 : 네 고객님 스트로우~ 빨대는 뒤편에 준비되어 있습니다.(더없이 친절한 말투로)
 
고객은 굉장히 민망해 하며 빨대를 가지고 갔다고 한다.
 
 
 
6. 그레이프 임 다른 일화
 
영화를 보고 나오는 커플이 상당히 불쾌감을 느꼈는지 한층 밑에 있는 매표로 가기 위해 비상계단을 내려가고 있었다.
 
나는 근무 외 시간이라 뒤에서 쫒아가며 이들의 대화를 얼핏 들었다.
 
남자 : 아니 도대체 극장관리를 어떻게 하는거야? 아주 내가 가만안둔다.
 
여자 : 그러니까! 짜증나 죽겠어, 자기가 가서 큰소리좀 쳐.
 
무슨일인지는 모르겠지만 둘다 상당히 격양된 목소리였다. 커플은 매표앞에 도착했고, 남자가 클레임을 걸러 알바앞으로 갔다.
 
공교롭게도 당시 알바는 해당극장의 이쁨과 백치를 담당하고 있는 그레이프 임 이었다.
 
남자 : 저기요! (굉장히 호기롭게 알바를 불렀다.)
 
그레이프 임 : (뒤 돌아 딴일을 하다 돌아보며) 네, 고객님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생긋~)
 
남자 : (갑자기 동공이 흔들리며 목소리가 차분해 졌다.) 네 저희가 영화를 보면서 이러이러해서 이러이러했습니다.
 
그레이프 임 : 네~ 고객님 정말 죄송합니다. 제대로 처신하지 못한 점 정말 죄송합니다.
 
남자 : (여전히 동공이 흔들리며) 아네.. 다음부터 조심해 주세요.
 
남자는 처음 패기는 어디갔는지 쭈굴이로 돌아섰다. 그리고 가면서 그 커플은 서로 싸움을 시작했다.
 
여자 : 오빠 지금 뭐하는거야? 한소리 하겠다며? 지금 쟤(그레이프 임) 이쁘다고 그렇게 하고 온거야?
 
남자 : 아니.. 직원분이 사과를 해서...
 
여자 : 아니 그게 사과로 풀릴일이냐고 XXXXXXXX
 
그렇게 그 커플은 시끄럽게 퇴장했다. 역시... 남자는.... 다 똑같다.
 
 
 
 
4년이나 근무했던지라 일화가 굉장히 많은데, 몇몇 이야기는 여느 극장에서 많이 겪는 일이라 생각되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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