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가 문파들의 전략적 지지를 등에 업고 당대표로 선출된 후, 박근혜 탄핵 부터 대선 승리까지 비교적 잘해왔고 이에 문파들은 열광적인 지지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물론 대선 상황본부장에 김민석을 앉히려고 빚어진 갈등이나 청와대 임종석 실장과의 초기 갈등 문제가 불거지긴 했지만, 그 정도야 있을 수 있는 해프닝이겠거니 하고 지나갔더랬죠.
그래서 정봉주가 추미애를 "대통령을 안돕는다"고 극딜할 때도 문파들은 오히려 정봉주를 나무라고 추미애를 감쌌습니다.
대선 승리에 기여한 사무총장을 비롯한 당의 요직을 이례적으로 물갈이하고, 김민석을 민주연구원장에 앉힌 것도 여러 비판이 있었지만, 문파들은 나쁜 의도는 아닐거라며 그러려니 했었지요.
하지만 이번 지방 선거 공천 과정 이후 지금까지 추미애가 보여준 독선적인 행태는, 다들 아시는 바와 같이 도저히 문파들이 견디기 어려운 목불인견의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추측컨대, 대선 승리에 자신의 기여가 절대적이었다고 생각한 추미애가 논공행상 과정에서 철저히 배제되었다고 느낀 것이 아닐까, 거기에 과거 노대통령 당선 후 기대했을 초대 여성 법무장관 자리에서 물을 먹고 느꼈던 트라우마가 되살아나지 않았을까, 그래서 청와대와 친문계의 협조를 통해 자신의 정치적 야망을 달성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러니 미래에 자기 세력이 안될거라고 생각한 문파들의 온갖 참견과 비판이, 당연히 거추장스럽기만 했을 거라고 생각되네요. 당대표 초기엔 그렇게도 문파 당원들과 소통에 열 올리더니, 요즘은 철벽을 치고 있더군요. 추미애에게 충성하는 최민희, 김현도 마찬가지입니다.
결국 당내에 독자적인 자기세력 확보와, 연대할 수 있는 세력 확보에 전력투구해야만 했을 저간의 속사정이 이해가 됩니다.
여성정치인이, 그것도 서울에서만 지역구 5선이라는 중량감 있는 사람이 큰 꿈을 가지는 거야 탓할 것 있겠습니까만, 그래도 누가봐도 정도가 아닌 길을 가면서 불의에 눈감는 모습이 안타깝기만 합니다.
뭐, 이건 순전히 혼자 추측한 내용에 불과하지만, 혹시라도 추미애가 왜 저러나 싶은 문파들이 있다면 생각을 나누고 싶어서 끄적여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