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두종류의 사람이 있었다.
실제로 살아있는 사람과 그런 사람들을 위해 살아주는 대리인.
어느날. 대리인들이 모두 사라졌고 그제서야 대리인들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
사람들이 살면서 지치고, 힘이 들어 견딜 수가 없게되면 사람들은 알 수 없는 공간에서 푹 쉬고 대리인들이 그를 대신해 살아가는 시스템이었다.
대리인들은 사라지기 며칠전부터 자신들이 사라져야하고, 사람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는데 대리인으로서의 삶이 행복하고 따뜻해서 그대로 대리인으로서 살고싶어서 괴로운 사람들과 누군가의 대리인이 아닌 실제로 살아있는 사람이 되고싶어 하는 사람들로 나뉘어졌다.
나뉘어졌다고해서 그들이 뭘 할 수 있는건 아니었지만.
대리인들은 어떤 물건 하나를 굉장히 아끼고 항상 소지했는데 그 물건으로 자신이 대신 살고 있는 사람과 잠깐이지만 이야기할 수 있고, 사라질 수 있었다.
대리인들이 사라지기 시작하자 세상은 혼란스러워졌다.
대리인들은 자신이 대리인이라는 것을 모두 알고 있었지만 대리인이 아닌 사람들이 자신이 대리인인데 그것을 모르고 사는 것은 아닌가. 하는 불안에 빠져버렸다.
나는 내가 사람이라고 굳게 믿고 있었지만 나에게 소중히 여기던 물건이 하나 있었고 그 물건속으로 빨려들어가듯 이상한 세계로 들어갔다.
거기엔 제정신이 아닌듯한 또다른 나가 있었는데 나더러 가짜라고 소리치며 자신이 살아갈 수 있도록 하라며 크게 화를 냈다.
하지만 나도 나로서 살고싶었고 우리는 달리기로 승부를 내기로 했다.
여차저차 내가 이겼고, 또다른 내가 오열하는 것을 보면서 나는 실생활로 돌아왔다.
사람들의 생활은 점차 안정적으로 돌아갔지만 한가지, 대리인들이 사는 동안 쉬고있던 사람이 죽는 경우가 있었다.
대체로는 현실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는 괴로움을 가진 사람들이었는데 나의 아빠가 그랬다.
그래서 아빠가 없는 허전함에 슬퍼하는데 아빠가 소중히 여기던 작은 인형이 눈에 들어와 미친듯이 인형을 찢어냈다.
그러자 그 안에는 전화번호가 적힌 메모가 들어있었고. 전화를 걸자 아빠가 아닌 낯선 남자가 전화를 받았다.
내가 우는 소리를 가만히 듣고 있던 남자는 만나자고 했고, 나도 그러겠다고 했다.
남자와 밥을 먹고, 거리를 걷는데 남자가 입을 열었다. 사실 자신은 대리인이며, 자신이 대신 살던 사람이 죽었고 자신이 그 사람으로서 살아가려고 했다고 한다.
근데 아빠가 남자의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는 기회를 얻었고 남자는 아빠를 죽였다고 했다. 나에게 미안하다는 사과를 하며 남자가 울었다.
자신도 살고싶었다고, 비록 대리인이지만 자신으로 살고싶었다고 했다.
집으로 돌아와 아빠를 그리워하며 우는데 내가 가진 물건에서도 자꾸만 우는 소리가 들렸다.
그 울음소리를 들으며 사실은 내가 대리인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또다른 나를 죽여야한다는 사실도.
칼을 들고 물건속으로 들어갔다.
에서 꿈은 끝! 기묘한 꿈을 꾼 적이 있어서 적어봤습니다. 지금보니 허술한 꿈이지만 며칠전 꿨을때는 너무 신기했어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