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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순이, 된장녀 김치녀, 맘충, 김여사... 문제가 안보이시나요?
게시물ID : gomin_150010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신시설앤
추천 : 13
조회수 : 4364회
댓글수 : 509개
등록시간 : 2015/08/14 02: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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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참 다양한 생각이 듭니다. 씁쓸하기도 해요.
맘충이 어머니를 비하하는게 전혀 아니며 어머니는 벌레다라는 뜻이 아니다 단지 일부를 가르킬 뿐이다라고 주장하시니, 사용하지 말자라는 소리는 하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다분히 남성권력에 치우쳐진 이 언어습관을 지적하고는 싶네요.


 문제는 맘충 김여사 등등 이 단어들이 '여성의 성역할'에 연관되어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빠순이는 앞뒤 안가리고 그 가수를 지지해서 피해를 입히는 '일부 십대~이십대여자'를 지칭하고

 된장녀 김치녀는 마찬가지로 명품백을 일방적으로 추구하거나 더치페이를 하지않거나 집을 남자가 하라고 해서 등골을 빼먹는 '일부 이십대~삼십대 여자'를 지칭하고

 맘충은 개념없는 '일부 삼~사십대의 엄마'를 지칭하고

 김여사는 개념없이 운전하는 '일부 사십~오십+대의 여자'를 지칭하죠.



 여자를 향한 해이트 스피치는 거의 일생동안 꾸준히 발생합니다. 여자는 끊임없이 자기검열을 해서 내가 데이트는 더치를 하고 있는지, 내가 명품백을 밝히는건 아닌지 김치녀가 된장녀가 맘충이 김여사가 아닌지 확인해야합니다.

남성의 일대기에 속하는 이런 단어가 있나요? 자라오면서 신경써야하는 단어들이 있나요?

개독/견찰/기레기/패션고자 등등은 특정 나이대의 한쪽 성만을 고집하지 않습니다. 어렴풋하게 그게 남성들에게만 사용된다고 생각하실 수 있으나, 아주 다이랙트하게 한쪽 성만 할 수 있는 '엄마'같은 역할을 지칭하지는 않죠.

개독이 무개념 기독교를 믿는 '아저씨'를 지칭합니까?  
견찰은요? 무개념 남자 경찰을 지칭하나요?
패션고자는 무조건 남자만 입니까? 아니, 애초에 맘충과 비슷한 정도의 해이트 스피칩니까 이게? 민폐끼치고 예의가 아예 없어서 분노를 사는 엄마가 맘충인데, 단순이 옷을 정말 못입는다라고 말하는 패션고자랑 동급의 해이트 스피치입니까?
기레기는요? 이것도 남자기자만 의미하나요?


표현의 자유가 있기에 맘충이라는 단어는 쓰셔도 됩니다. 하지만 그런식으로 김치녀 된장녀 빠순이 김여사 모든 단어가 계속 쓰이고 있다는건 아셨으면 좋겠습니다.

사실 부정적의미가 안섞인 단어가 별로 없습니다. 그냥 결혼한 여자라는 뜻으로 쓰이는 '아줌마'도 특정한 바디셰입을 가진(주로 펑퍼짐하거나 못생긴) 기혼자인데 부정적으로 자주 쓰이죠.

더 나아가 볼까요? 남성권력의 언어구조는 사실 상상을 초월합니다.
아저씨는 꼭 아들딸이 있는건 아니지만 아줌마는 꼭 기혼자이지요.  여자는 20대가 넘는 순간 아줌마이거나(남의 엄마) 혹은 어머니(나의 엄마) 입니다. 나의 이름이나 직급을빼고 결혼과 결부되지 않은 호칭은 없습니다. 이만큼 여성 권력이 약합니다. 

 

언어는 권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무섭습니다. 그래서 조심해주셨으면 합니다. 한번만 더 생각해주셨으면 합니다.

늦은밤 부족한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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