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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빈자리...
게시물ID : freeboard_101953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아스틸
추천 : 2
조회수 : 234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5/08/12 14:3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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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8월 1일 자발성 뇌간출혈로 인해 향년 64세로 제대로된 유언 하나 말씀하지 못하시고 입원 하루만에...
저희 부친께서 돌아가셨습니다..

아버지께서는 강원도 산골짜기에서 가난하게 태어나셨습니다.
유신으로 얼룩진 세상을 바로잡고자 노력하시는 중에 옥살이도 2번이나 다녀오셨고,
정권이 바뀐 이후 함께 운동을 하던 주변사람들이 모두 상경하여 성공가도를 향해 달려갈때
대쪽같은 성격으로 우리나라를 위한 당연한 일이었다고 하시며 정치적 인맥과 인연을 끊고
홀연히 부산으로 내려오셨습니다.
아무 연고도 없는 외지에서 돈을 모으시고 트랙터,트레일러를 구입하시고 물류사업에 뛰어드셨습니다.
긍정적인 마인드와 성실함, 출중한 사교성과 부정을 눈감아 주지 않는 수완으로
아버지의 사업은 94년, 전성기에는 5대의 를 지입운영하시며 성공한 사업가의 면모를 보여주셨습니다.
하지만 98년, IMF당시, 5대의 차량 모두가 일이없어 놀게되며 아버지의 사업은 내려앉았습니다.
스스로 운행하는 1대의 차량을 제외한 모든 차량을 팔게되고, 매일 술로 괴로워하셨습니다.
이후 점점 불경기속에서 과거의 화려한 사업으로 외제차만을 고집하시며 가계에는 빚만 조금씩 쌓이다가..
조금, 상태가 양호한 차를 사고, 차츰 가계가 회복될 시점에서... 아버지께서 돌아가셨습니다.

제 유년시절의 추억속 아버지는 언제나 술을 드시고 가족에게 막대하는.. 그런 분이셨습니다.
그땐 몰랐죠.. 아버지께서 그런 아픔을 겪는중이셨는지 말입니다.

취미활동이라고는 등산 밖에 모르시던 아버지께서는, 산악회도 가족들과함께 꾸리셨습니다.
좋아하는 취미생활을 하며 많은 사람들과 교류하면서도 대쪽같은 성격으로 인해 많은 어려움도 겪으셨습니다.
어릴적, 주말에 산에 따라가는게 어찌나 그렇게 싫었던지... 다음카페관리도 어찌나 귀찮았던지...

젊은시절, 피땀흘려 이루어낸 새로운 우리나라와 정부에 대한 굳은 믿음을 가지신 아버지께서는
흔히들 말하는 새누리 부동세력이셨습니다.
성인이 된 저는 머리가 좀 굳었다고, 정치적으로 아버지를 부정하며 술자리에서 속깊은 대화한번 해보지 못했습니다.

지금와서 생각해 보면..

왜 그 모든것을 이해하고 함께하고 즐기지 못했을까..

계속 후회만... 남네요..

오징어분들께 부탁드립니다...

저희 아버지의 64년 인생을 간략하게나마 한번만 떠올려 주시고 추모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너무 갑작스런 부고로...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네요...
출처 저희 아버지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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