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익 가게라고 해도 커다란 홀 케익 파는 데는 아니고, 조각 케익이나 미니 롤케잌, 마카롱 같은 거 파는 그런 가게요.
그런데 몇 달 째 지나다니면서 봐도 장사가 되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애매하더라고요.
마카롱도 사먹어 보고, 조각 케익도 사먹어 봤는데, 맛은 나쁘지 않았던 걸로 기억해요.
아무튼 한동안 그러더니, 어느 날 보니 점포 정리했는지 가게가 텅 비어서는 종이조각들만 바닥에 널부러져 있더라고요.
그러더니 거기에 카페가 새로 입점했습니다.
프랜차이즈는 아니고, 그냥 개인 점포인데, 저희 부모님 또래 정도 되신 것 같은 중년 부부가 하시더라고요.
근데 옆에 알바생인지, 직원인지 머리 긴 여자분이 같이 있었어요.
'점포 크기가 그렇게 크지도 않고, 그냥 두 분이 해도 충분히 커버하고 남을 것 같은데, 뭐 알바까지 쓰시나...' 싶었는데, 아무튼 귀엽게 생겼어요.
제가 원래 커피를 별로 안 좋아해서, 잘 안 먹기는 하는데, 그래도 그냥 동네에 새로운 가게가 생겼으니까 매상을 올려드리려는 생각에 들어가서 마침 민트초코 있길래 하나 사먹고, 인사 정도 하고 나왔습니다.
그렇게 몇 번 오며가며 사먹다 보니까 주인 아저씨, 아주머니와도 어느 정도 낯이 익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같이 일하는 그 여자분은 알바가 아니고 주인 아저씨&아주머니의 따님이었고요.
대학생인데, 휴학하고 집에 와 있는 동안에 부모님 가게 일을 도와주는 거라고 하더라고요.
친구들 만나서 놀기도 바쁠 텐데, 부모님 도와드린다고 매일 나와서 일하는 걸 보니까 더 예쁘게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그냥 반 농담삼아서 연휴 끝나고 주말에 안 바쁘면 같이 영화나 보자고 해봤거든요?
그랬더니 잠시 부모님 눈치 보다가 알았다고 하더라고요.
라는 내용의 꿈을 꾸었습니다.
어제 출근하면서 봤더니 케익 가게는 여전히 장사 잘 하고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