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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신백일장] 허니통통
게시물ID : readers_2124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쓸만한게없소
추천 : 5
조회수 : 257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5/08/12 04: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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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정, 인물, 정보, 경험.... 
  책에는 많은 세계가 담겨 있습니다. 
  언제든지 여행이 가능한 이곳, 책게로 놀러오세요!



 허니통통들이 진열대에 줄지어 놓여있다.
 새로 채워지는 일 없이
 아류라는 멸시와 비웃음을 뒤로하고
 점내의 뿌연 먼지를 온몸으로 맞아가며
 진열대 한 구석을 굳건히 지키고 있다

 기대에 밀려들어와
 욕심에 헛배가 빵빵하게 부풀려져
 속내를 뜯어내면
 피시식 꺼져버릴 그것들이
 진열대 한 구석에 마냥 놓여있다.

 아무도 찾지 않는 천 오 백 원의 몸뚱이
 제 값 못한다는 원성과 함께
 그저 쌓이는 애물단지로 남아
 언젠가 썩어문드러질 날을 고대하며
 진열대 한 구석에 처참하게 몰려있다 
 
 그 모습이 누군가를 닮아 
 나는 기꺼이 황금빛 봉지를 집어들어
 바코드를 찍고
 얄팍한 지갑을 털어내
 서러운 진열대의 한 칸을 비워낸다
 


우리는 세월호를 잊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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