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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무지에 혁명을 일으키고 싶은 당신!
그러한 당신은 체게바라 (책게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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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목표가 사라졌다.
이거 정말 큰일났다.
삶의 목표와 삶의 의욕은 둘도 없는 친구와 같아서
함께 나타났다가 함께 사라진다.
따라서, 나는 지금 의욕제로의 자기비하로 충만한 구제불능의 사람이다.
가만히 앉아서 침묵속에 자기비하를 늘어놓는데
문득, 선풍기 돌아가는 소리가 들린다.
위잉~ 위잉~
나의 귓바퀴 바깥은 이토록 고요한데,
마음 속과 머리속은 전쟁 후의 폐허촌 같다.
고요한데 아수라장인 느낌이다.
갑자기 선풍기가 꺼졌다.
말썽을 부리는 선풍기라, 저절로 꺼진 것이다.
말썽을 부리는 선풍기라, 날개바퀴는 멈춰도 맞춰놓은 타이머는 돌아간다.
위잉~위잉~ 회전소리가 드르륵...드르륵... 타이머 돌아가는 소리로 바뀌었다.
격렬하게 자기비하를 하는중인데, 산통을깨는 선풍기가 밉다.
"이런 구제불능의 선풍기!"
그렇게 귀에 거슬리는 소리를 내며 타이머는 계속 돌아간다.
너무 격렬하게 자기비하를 한 나는, 타이머를 끌 힘조차 남아있지 않다.
그냥 덥고 짜증이 쓰나미가 몰려오듯 넘쳐난다.
...
위잉~ 위잉~
타이머의 시간이 어느정도 지나자 선풍기가 다시 회전하기 시작한다.
!!!
"시..시원해!!!"
덥다가 시원해지니 마음이 조금 진정이 된다.
생각할수록 난 정말 단순한 것 같다.
또 다시 생각이 옮겨간다.
말썽을 부리는 내 삶도, 타이머가 돌다보면 다시 회전을 할 수 있겠지라는 생각이 든다.
이것은 마치 아르키메데스의 깨달음과 같은 신선한 충격이다.
유레카!!!
갑자기 기분이 좋아진다.
말썽을 부리던 선풍기가 삶의 의욕을 샘솟게 하고 있다.
시원한 바람뿐만 아니라 삶의 의욕도 뿜어져 나오게 하는 선풍기네.
"고맙다. 선풍기야."
아까도 말했듯이 삶의 목표와 삶의 의욕은 둘도 없는 친구이다.
또 다른 삶의 목표가 따라붙겠지.
어떤 삶의 목표가 따라붙을지는 모르겠지만 빨리 찾았으면 좋겠다.
"다시한번, 선풍기야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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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아직 세월호를 잊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