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구역에 있는 길냥이들과 친해서
이 두 모녀고양이들 밥 주는 게 하나의 기쁨이시죠.
그런데 그거까진 좋은데, 점점 더 자극적인 먹이들을 주려고 하십니다.
처음에는 생선가게에서 찌꺼기를 얻어와서 생선죽을 계속 주는데
이를 잘 안 먹으니까 통닭을 주고, 오리를 주고, 뭐 이것저것 다 주시기 시작합니다.
오늘은 이거저거 안 먹는다고 계란 후라이도 주셨고, 어제 저녁에는 미숫가루도 시도해 보시더군요.
물론 안 먹더군요.
사실, 저는 그 고양이들에게 고맙기는 해도 그렇게 헌신적으로 노력을 할 필요도 못 느끼고 그 정도의 애정도 없는 사람이라 큰 신경을 안 썼습니다.
뭐, 계란 후라이 갖다주고 미숫가루 갖다주고, 통닭을 갖다주니(최대한 간을 빼서) 얼마나 웃기겠습니까마는 그걸로 부모님이 만족을 느끼신다면 그것도 좋다고 느꼈지요.
그런데 오늘 보니, 고양이 모녀중 새끼가 하수구에 고개를 틀어박고 날름날름 거리고 있더군요. 뭘 핥고 있나 봤더니, 그냥 음식 찌꺼기도 아닌 오물 찌꺼기로 보이는 것들을 핥고 있더군요.
이쯤에서 혹시 불현듯 생각이 드는 게,
그 동안 사람들이 주는 음식에 점차 익숙해지면서(사실 우리집 말고도 더 있습니다. 참치니 사료니 뭐..다 갖다주죠) '간이 센' 음식 아니면 못먹게 되는 건 아닌지, 그리고 '맛이 강한' 오물이라도 먹게 되는 건 아닌지.
이건 좀 걱정이 되더군요. 이런 부분에 대해서 조언해 주실 분이 있나요.